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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황당했던 일

작성자다애|작성시간24.06.06|조회수443 목록 댓글 30

호르몬 약과 골다공증약이 떨어져 강사로 근무했던 학교에서 퇴근 후, 집에 가려다 곧장 여성병원으로 향했다. 3개월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약을 타오는데 별 이상이 없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진찰 끝나고 약 처방전을 갖고 병원 앞에 위치한 늘 이용했던 약국으로 갔다.

약사는 두가지 약을 알 크기가 작지만 구분하기 쉽게 항상 각각 다른 종이봉투에 넣어 담아주곤 했다. 그날도 두가지약이 알맞게 담겨있으려니 하고 약값은 신용카드로 결재하고 싸인한 후에 약을 백에 집어넣었다는 사실 확인을 미처 못한 채 약국을 나왔다. 

 

집에 오면 다른 일 하기 전에 늘 사온 물건을 먼저 체크하고 제자리에 넣어둔다. 그런데 이게 원일이지? 찬거리도, 호르몬약 봉투는 있는데 골다공증약 3개월분 봉투만 보이지 않았다. 그 골다공증약은 복용한지 1년 지나면 보험적용이 안되어 비싸고 3개월분(약은 세 알뿐)이 75,000원이었다. 큰 돈이 없어졌다. 대체 내약이 어디로 증발되었나? 돈은 신용카드로 정확히 지불했던 것 같은데 영수증도 확실히 받았고 한가지 약만 분명히 없단 말이다.

 

갑자기 당황을 한 나머지 곧바로 약국에 전화를 걸어 흥분된 목소리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런데 내 얘기는 자세히 듣지도 않고 약사는 내가 실수로 어디 흘려버렸을거라고 자기 주장만 계속했다. 난 몹시 분한 마음에 콜택시를 타고 병원 앞의 그 약국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약사님이 실수로 제게 골다공증약은 빠트리고 안 주셨어요. 조제실안에 있는지 찾아보세요.”약사님 실수이니 약봉투를 찾아보고 없으면 다시 달라고 했다.

“ 집에와서 아무리 뒤져도 골다공증약 봉투가 없어요.”

몇 년을 거래해도 늘 같은 방법으로 항상 두가지 봉투를 핸드백에 넣어서 얌전히 가져왔었다. 그리고 가방 안에 약봉투를 넣고 가는데 그 약이 가방안에 그대로 있지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갈리가 없지 않은가.

약사는 두 번 다시 약을 못준다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자기는 분명히 나에게 약을 주었다는 것이다.

"난 약을 줬어! 주었다구! 난 다시 못 줘!!"

 

바로 이때~~순간적으로 경찰을 떠올렸다. 해결방법은 경찰을 부르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럼~~ 경찰서에 신고해야지~~~. 경찰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청하자.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중얼거리다 나도 모르게 흥분해서 큰 소리로 외쳤다.

경찰!! 경찰을 불러!!

112 번호를 핸드폰으로 누르는 순간, 그 약사는 골다공증약 3개월분을 얼른 새 봉투에 담아 내 앞에 내놓는 것이 아닌가.

"앞으로 다시는 우리 약국과 거래하지 마세요." 약사는 나를 보고 소리쳤다.

“흥, 쳇! "나도 다시는 이 약국과 거래 안 해! . 나도 다시는 안 와!"  소리지르며 버스를 타고 천천히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니 기분이 묘하고 허탈감도 생겨~~ ‘혹시 내가 건망증이 있어 실수한 것인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다시 기억을 더듬으며 책상과 화장대 서랍을 열어보았다. 몇 시간 전에 사온 찬거리봉투에라도 겹쳐서 들어갔나 싶어 시장용 검정비닐 봉투속도 다시 점검했다. 또한 쓰레기 담는  흰색 비닐통투에서 종이쓰레기를 모조리 다 꺼내어 한참동안 뒤졌다.

그러나 아무리 뒤져도 골다공증약 봉투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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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다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7 손님이 약국에서 떠드는 꼴 보기싫어 빨리 해결하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 작성자피어나리 | 작성시간 24.06.07 저도 몇달전에 그런일이~
    동네약국에서 혈압약 고지혈약 골다공증약등 5가지약을 2개월치씩 받아오는데
    집에와서보니 1가지약이없어 즉시 약국에전화하니
    cctv 돌려보고 전화준다더니
    금방 전화와서 1가지 빼고준게 맞으니 시간될때와서 가져가라고 ㅎ
    담날갔더니 미안하다며 드링크까지 담아주데요.
    요즘은 병원이고 약국이고 불친절하면 발 뚝 합니다.
    약사의 불친절에 기분상하셨겠어요.
  • 답댓글 작성자다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7 그렇군요.
    요즘은 CCTV가 설치되어 있네요.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4.06.07 참으로 황당한 일이였군요
    잘 받아 오셨어요 한 두 푼도 아닌데 다음엔 잘 살펴서 ㅎㅎ
  • 답댓글 작성자다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07 황당했지요.
    편안한 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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