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삶의 이야기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작성자이젤|작성시간24.06.13|조회수304 목록 댓글 8

60 년동안 한번도 투닥거려 본적도
말대꾸 한번 해본적 없이 살아온 엄마와 딸

60나이 되었을때
상속 이야기가 나오면서
딸은 남의 식구
아들은 오직 자식 이라는
엄마의 강력한 주장에
충격받아
심한 실망과 우울증으로
만나기만 하면 싸우게 되던 엄마와 딸

누가 뭐라해도
엄마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시며
주변 누구의 설득도 소용없이
엄마 역시도 우울증으로 힘들어 했었지요

그리고
2년 가까이
저는 최고는 아니라도
최선을 다해
부모님 섬기기를 하고 있습니다

면장님을 만나도
군수님을 만나도
읍내에 보는 사람 마다
요즘 세상에 이런 자식이 어디 있나며
고생많다는 인사를 수없이 받으며
부모님 모시고 다니곤 했더니

요즘 저희 엄니가 많이 달라지셨어요
우울증도 사라지고
그렇게 가기싫어하던 교회며 복지관도
너무 재미있어 하더니

금년 봄부터
500평 마당에 꽃밭 만든다며
모종들 사다 나르니
볼때마다 불만이며
싫은 내색 하시더니

이제는 앞서서
장미덩쿨 올리게 집주변에 울타리를 만들자며
제안을 하시고
오직 들깨와 참깨만 들여다 보시더니
사들인 꽃들이 하나 둘 꽃을 피우자
적극적으로 물도주고
정성을 들입니다

이제 예전의 엄마와 딸로 돌아온거 같아요
그렇게 잘났다고 생각하던 아들
겨우 무슨날 가족들 데려와
밥한끼 사먹으면 가버리고
몇일에 한번 전화만 하는 아들과
몇일에 한번 달려와
늙어가는 부모님들 산책길 하라고
새벽부터 밤까지 흙을 파며 일하는 딸이
이제야 제대로 눈에 들어 오시나 봅니다

요즘은
더 없이 살갑게
하나라도 더 딸에게 주려하는 엄니를 보며
이제야 조금 딸 노릇 한다 싶어
마음이 편해지네요

아버지 꼬드겨 돈 빼 간다던 엄니가
오늘은 5만권 20 장을 챙겨 주시며

"먹고싶은거 있으때 먹고 다녀라
늙으니 먹고 싶은것도 없다"

하신다
돈을 주어서가 아니라
이제서야 멀리있는 아들보다
손발이 되어 챙기는 딸이
진짜 자식이라는것을
인정 하시는것 같아


지인이 몇년간 혼자 꾸민 정원이라고
사진을 보여 주어서
부모님께
우리도 이렇게 만들어
부모님이 더 늙어 외출 못하면
이 정원이라도 보고 살아야 한다는 말씀 드리니

부모님이
나보다 더 앞서
꽃나무를 심으시는 마음이신거 같아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박민순 | 작성시간 24.06.14 세월따라 환경따라 사람의 마음도 변합니다.
    어머니와 딸의 살가운 면면을 보니 흐뭇합니다.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4.06.14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부모 자식간에도 존재하나봅니다
    아무리 잘해도 아들 아들 하시는 우리의 어머니들 ㅎㅎ 이젤님 어머님도 그 범주에서 못 벗어 나신 그래도 자랑스런 아들임에랴 ㅎㅎ 이제는 부모라는 관계를 넘어 친구처럼 농익어 삐지고 투닥거리고 그런 세월만 남았습니다 언제나 잘하시는 따님 이젤님 저기 저 정원처럼 되려면 외부의 힘도 투입하셔야 할 듯 진짜 그림같습니다 저 해남 만년 소년같은 토말촌장네 정원처럼 되길 기다려 보겠습니다 아니 더 멋있는 흐 그런데 조금 빨리 보고 싶어요 꽃은 내년이면 다 볼 수있겠죠? 보고 싶다~
  • 작성자달항아리 | 작성시간 24.06.14 아들 아들, 그 중에도 장남 장남,
    제 남편은 아들만 둘 중 차남인데
    시부모님이 아주버님에게만 유산을 몰아서 주셨어요.
    우린 차남인데다 둘이 번다고 불이익 당했어요ㅎㅎ
    아주버님이 평생을 자영업 여러 가지 업종 바꾸며 실패를 하셔서
    지금 큰 재산 물려받은 거 다 날아가고 노후 자금 좀 남은 게 다이니,
    덜 받았다고 배 아파할 수도 없네요.
    이젤님 부모님은 딸의 진면목을 보셨으니 합리적인 결단을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파란여우 | 작성시간 24.06.14 어머니와 오래 오래
    행복한 시간 누리세요.^^
  • 작성자조 요한 | 작성시간 24.06.14 나이가 드신분들의 특징이 남아선호 사상 입니다 ㅎ
    대접은 딸들한테 받으시고,
    아들만 특히 큰아들만 편애를 하셨던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