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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남탕에서 보고 느낀점을 적어 봅니다.

작성자보슬비|작성시간24.06.18|조회수669 목록 댓글 14

토요일과 일요일

1박 2일 동안 많이도 돌아다녔다.

 

토요일 새벽 남양주를 출발하여

양산 지하방에 살고 계신 부모님 뵙고

40일 전 하늘나라 소풍 간 친구 보러 삼랑진에 가고

수영에 살고 있는 누나가 아프다 하여 얼굴 한번 보고

20여 년 만에 소식이 닿은 옛 동지를 대연동에서 만나고

밤 12시 사상터미널 맞은편 돼지국밥집에 들러 요기를 하였다.

 

일요일 새벽 1시 창원시 북면 온천에서 여장을 풀고

오전 8시 온천 대중탕에 가서 목욕을 하고

10시에 5060 카페에서 인연을 맺은 선배님 묘소에 가고

12시 진해에 들러 야인으로 살고 있는 친구 만나 점심 먹고

오후 5시 여수에서 출발한 자식들과 의령에서 만나 저녁 먹고

오후 8시 30분 의령을 출발하여 남양주에 오니 월요일 새벽 1시다.

 

찌뿌둥한 몸으로 출근을 하니

여독이 덜 풀려서인지 종일 하품만 하였다.

 

사무실 구석진 곳에서

할배가 지르는 하품 소리에 직원들이 놀라

"부산 가셔서 예쁜할매 만나 외박하셨어요" 농담을 건넨다.

 

예쁜할매는 커녕

못난할매 손이라도 한번 잡아봤으면.... 억울함은 없을 텐데

 

직원들이 건네는 농담이 

흔들고 피박에 광박 쓴 기분이라

 

어제는 무조건 결재가 올라오면

담당자를 불러서 요것 저것 따지며 심술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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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황토방이란 간판만 보고 숙박을 하였는데

체크인하면서 아가씨가 촌할배에게 건네는 말

 

"숙박 손님은 대중탕 이용 공짜"라는 말에 훅하여

아침 8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대중탕에 들어갔는데

 

목욕탕 내부와

샤워 시설들은 낡아 보이지만

 

온천수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열탕에서 목만 내어 놓고 10여분 앉아 있었더니

 

퍼석한 피부가 빤질빤질 해 져

덩치 큰 촌할매가 보슬비를 덮치려다가

미끄러져 골절상을 입고 낭패를 볼 것만 같다.ㅎㅎㅎ

 

온천수가 좋아 욕탕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

욕탕을 들락거리는 내 또래의 남자들을 관찰하니

 

대부분 옥상정원이 부실하거나 

율부린너 사촌쯤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보슬비도 정수리 부분에 축구장이 조성되어

타인의 머리카락 가지고 왈가왈부할 처지는 아니지만

 

가발협회 또는 탈모협회 등의 사주를 받지 않고

왜 60 넘은 남자들의 머리카락은 빠지는가? 고심을 해 보니

 

머리카락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모발을 지탱해주는 호르몬 부족현상이 아닐까?라는

 

궤변으로 엉터리 주장을 해 보는데

이러다가 무면허 의사 흉내 내다가 경찰서에 잡혀 갈 것 같다.

 

그런데

머리카락 빠지는 원인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남자의 몸 전체에 있는 모(털)와의 관계에 호기심이 발동된다.

 

일명 대머리라는 남자들의 가슴과 배에는

겨울의 섬나라에서 재배되는 겨울초나 섬초처럼 

모(털)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잡아 정글을 연상시킨다.

 

위에서 빠지면 아래도 빠져야 정상인데

윗부분(머리)은 살색하이바로 변신되어도

아랫부분(가슴, 배)은 명사십리 솔나무처럼 잎이 무성하다.

 

(물론 남자의 가슴과 배에 모가 없는 분들이 많지만)

특히 머리 부분의 머리카락들이

이분의 일 이상 가출한 분들은 가슴과 배가 시커멓다.

 

그러면

가슴과 배에 무성한 모들은 언제쯤 빠질까?

또 한 번의 의구심이 생겨 통박을 굴려 보는데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 때

신체의 중심부에서 먼 곳부터 모를 배치를 하였으니

 

당연히 먼저 난 곳부터

모가 빠지는 게 정상이라고 예견하지만

 

(남자의 경우)

모발이 탈출을 하여도 너무 빨리 탈출을 하여

초보 노인으로 입성한 후부터는 신경이 많이 쓰인다.

 

머리, 가슴, 배, 중심부의 모들이

비슷한 시기에 빠지면 서러움이 덜 한 텐데

 

윗쪽은 시베리아 벌판이요

아랫쪽은 인도네시아 밀림이니

 

벌거벗은 모습으로 목욕탕에 나타나면

뭇 남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불편한 관계가 조성된다.

 

보슬비의 경우

업무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옥상정원이 부실하게 관리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모발이 빠지는 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게 모발 염색이다.

 

자연스럽게 백발의 모습을 보이고자 하니

나이가 10살 정도 더 들어 보이는 형색이라

 

억지 춘향이를 구할 때까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염색을 하고자 하니 귀찮기도 하고

시력이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 염색을 그만둘까? 고민 중이다.

 

한 때는

고 신성일의 백발 퍼마 한 모습에 매료되어 따라 해 보았더니

 

신성일이 아닌

히죽히죽 웃으며 개다리 춤추는 배삼룡이 되어 망신을 샀다.

 

며칠 전 서울 식당에서 

뜨거운 안녕을 부른 가수 쟈니 리를 뵙고선

 

쟈니 리의 꽁지머리가 멋지게 보여

따라 해 보려고 하니

몇 가닥 밖에 안 되는 머리숱 때문에 즉시 포기를 하였다.

 

초짜 늙은이로 살아가면서

멋은 내고 싶으나 이것저것 받쳐 주는 것이 부실하니

 

그냥 이대로 폼 내지 말고

생긴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가리느까 깨우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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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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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보슬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9 오래전
    부산에서 근무하셨죠?

    지금의 부산은
    너무 많이 변해
    종종 고향을 찾지만 낯설기만 합니다.

    모발 관리를
    멋지게 하고 계시며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시는
    님의 자신감이 많이 부럽습니다.

    님의 희망
    조만간에 꼭 이루어 지시길 바랍니다.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시는
    님의 일상생활에
    행복이 넘쳐 나시길 기원합니다.


  • 작성자제인1 | 작성시간 24.06.19 '옥상정원'에 빵 터졌습니다. ㅎ
    글을 쉬지않고 단숨에 다 읽게 하시는 마력에 ~~
    재미있는 글 계속 부탁드려요.ㅎ
    ㅡ 글 잘 못쓰는,독자1명ㅡ
  • 답댓글 작성자보슬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6.19 정기 산행방을
    똑소리 나게 운영하시는 총무님

    이곳에서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자주 오셔서
    많이 웃으시길 바랩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아침구름 | 작성시간 24.06.19 남탕에서 드라이기로 아랫동네 숲 말리다가 싸움나서 경찰서까지 갔다는얘길 들은적있는데
    님의 글을 읽으니 그생각이 납니다
    어디든 무성 한게 좋은거죠?
    나이듦 엉성한게 많습니다 어디든~에구 쩝 ㅎ
  • 작성자리즈향 | 작성시간 24.06.26 이 글을 읽으면서 옥상 정원 의 고운표현에
    뿜었습니다 ㅎㅎㅎ
    축구장은 또 어쩔~[[

    쟈니 리 ,신성일 두분 모두 개성대로
    나름 멋진 모습 인건 맞아요

    그런데 저도 나이가 드니 옥상정원은
    황폐해도 인격만 잘 조성이 되어있다면
    큰 점수 드릴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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