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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가까운 이 들의 죽음

작성자청솔.|작성시간24.07.02|조회수446 목록 댓글 26

가까운 이 들의 죽음

 

오늘 아침 일찍 사촌여동생으로 부터 전화를 받았다

우리 아버님의 남쪽으로 피난내려온 4남1녀 중

둘째 큰아버님의 2녀1남 중 둘째딸이다

 

벌써 오래 전 88올림픽때 쯤에 신랑을 여의고 

지금은 재혼해서 산다. 전 매제사이에 딸이 둘 있다

전하는 소식이 언니 형부가 돌아갔단다

 

그 언니인 사촌여동생도 이미 2006년도에 갔다

나보다 세살 아래 양띠였는데...

오늘 간 매제는 나와 동갑인 용띠다

 

막내였던 사촌동생도 2006년도 10월17일

누나보다 조금 더 일찍 갔다

그 날이 우리집사람 생일이어서 날짜를 기억한다

 

3남매 중 둘째 여동생과 막내남동생 부인만 남았다

둘째 여동생의 재혼한 매제랑...

 

지난 6월25일날엔 내 바로 아래 여동생이 갔다

오래 병을 앓았다. 신장투석도 하고 고생하다가

나중에 뇌종양이 와서 중환자실에서 갔다

나보다 세살 어린 양띠였는데...

문상간 자리에서 많이 울었다

 

지난 해 12월 16일에는 매제가 먼저 갔다

폐섬유화증을 앓으며 고생을 많이 했다

나이는 나보다 네살이나 위였다

아들 조카녀석 하나를 두었는데

뭐라고 위로할 말이 없었다

 

맨 위 큰아버님도 2녀 1남을 두셨는데

나보다 세살 아래 막내동생이 10년 전에 갔다

그러고 보니 양띠 사촌동생 들이 여럿 갔다

 

두 누님의 매부들도 벌써 오래 전에 돌아 가셨다

큰 누님은 올해 87세가 되셨다

작은 누님은 78세 돼지띠시다

 

막내 작은 아버지는 2남3녀를 두셨는데

아직 사촌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는 편이다

 

우리 아버님이 셋째신데 2남3녀

그 중에서 내 아래 여동생이 일주일 전 쯤 갔다

조금 더 살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크다

 

고모는 1남3녀들 두셨는데 모두 건강하다

 

아버님 세대 10분은 모두 다 돌아 가셨다

황해도에서 피난 내려오셔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그래도 자식들 다 키워 놓으시고 돌아 가셨으니

본인 들의 임무는 완수하신 셈이다

이북에 남은 세 고모님들 소식은 전혀 모른다

 

 

부모님 세대 10분이 가시고 난 후

우리 세대가 기다렸다는 듯이 가고 있다

2006년도에 둘쨋집 두 사촌동생들이 먼저 갔고

2014년도에 첫쨋집 사촌동생이 따라서 갔다

그리고 올해 2024년 내 여동생이 갔다

넷 중에 셋이 양띠 동갑내기 들이다

 

사촌들 모두 다 해서 16명인데 벌써 넷이나 갔다

다음 번 차례는 누가 될런지 모르겠지만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 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일주일 전에 간 여동생 바로 아래 남동생이

많이 아프다. 벌써 여러 해 병상에 누워있다

나보다 다섯살 아래인데 그렇다

 

오랜기간 대한항공 승무원을 하다가

정년퇴직 후에 대학교에서 강의도 했었는데...

일종의 직업병이라는 파킨슨증후군이 왔다

 

얼마 전에 문병을 다녀 왔는데...

겨우 날 알아보고 문자판에 손가락을 짚어가며

어렵사리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지고 울음이 터져 나왔다

 

요양병원으로 옮겨 투병한지 두어달 지났다

그렇게 잘 나고 당당하던 동생이었는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인물이 참 좋았다

조카딸은 경희대병원에서 의사노릇을 한다

 

누님은 79세 개띠신데 아직 건강하시다

83세인 매부도 당뇨만 빼면 건강하시다

두 조카도 사회생활을 잘 하는 중이다

동물약품회사 사장, 기아자동차 부장이다

 

아버님 세대가 가시고 나니

이제 우리 세대가 이가 빠지기 시작이다

16명 중에 벌써 4명이나 이가 빠졌다

배우자 들 중에서도 벌써 다섯명이나 갔다

 

조만간 언젠가는 내 차례도 올 것이다

그 날이 올 때까지 후회없는 삶을 살아야겠다

좀더 너그러워 지고, 좀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비도 내리고 아침에 받은 전화도 있고

오늘은 하루종일 마음이 울적하였다

두서없이 횡설수설 넋두리해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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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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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3 아끼시던 여동생을 일찍 보내셨네요
    19년 전이면 잊힐만도 한데
    아직 그립다고 하시는 걸 보니
    우애가 깊은 자매였으리라 짐작됩니다

    순서대로 할 수 없는 게 죽음이겠지요
    아직 며칠 지나지 않은 일이라
    너무 생생하고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동생이 며칠만이라도 살아 돌아 온다면
    맛있는 음식 맘껏 사주고 싶습니다

    위로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리진님
  • 작성자몸부림 | 작성시간 24.07.03 내용은 슬픈데 글을 너무 잘쓰셔서
    저는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그동네가는데는 순번이 없다고 하지요
    언제든 갈수있는 연식으로 접어들었어요

    저는 자기가 스스로 화장실갈수있을때까지만
    살았음 좋겠어요

    지금을 사랑하면서 살고자 합니다
    오늘도 좋은날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3 재미있게 보셨다니 감사합니다
    맞습니다. 가는데는 노소가 없지요
    이제 우리 세대가 갈 차례입니다

    맞습니다
    제 남동생이 지금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습니다
    본인의 머리는 살아있는데
    몸이 말을 안 들으니 답답하겠지요

    살아있는 오늘을 즐겁고 보람있게
    그리고 힘차게 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몸부림님
    좋은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 작성자자연이다2 | 작성시간 24.07.03 좋은 날 되세요
  • 답댓글 작성자청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3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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