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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토말이야기~

작성자토말촌장|작성시간24.07.07|조회수206 목록 댓글 9

그동안 벼르던 4 정원에 심긴
나무와 꽃들을 재 배치하고
나니 점심시간이 훌쩍이다.
 
머슴체질이다 보니
먹는 때가 지나면 온몸이
나른해지고 힘이 풀린다.

집에 와 냉장고를 열어보니
이것저것 잔뜩이지만
후덥지근한 날씨 탓인지
오늘따라 밥맛도 별로고 
입맛도 별로다.

짝이 심심할 때 꺼내 먹으라고
챙겨놓은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생각해 보지만 빈속에
찬 것 들어가면 죄 없는
배만 시달릴 것 같아 포기한다.

그럼 과일이라도 먹어볼까?
이것 또한 아직 꽃밭에서
작업 중인 짝을 두고 혼자
먹으려니 망설여진다.

내 생각을 눈치챈 주린배가
나를 째려보며 경고를 한다.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고~
제발 남의 형편도 좀 살피며
뭐라도 좀 먹으라고~
짝은 나중 알아서 먹을 건데
별꼴이야~라고 핀잔이다.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 겁니다~
내 고민을 해결해 주는
벨소리가 울린다.

동생~
뭐 하시는가?
 
네~ 형님~
농장 나무와 꽃을
재 배치 중입니다.

그래~
그럼 우리 집으로 오게나~
자네 부부랑 먹으려고 
삼겹살 사 왔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답을 드리고 나니
갑자기 조금 전 나를 째려본
배가 얄미워진다.
 
지금껏 내가 지놈 챙기려
내 이웃까지 멀리하고
나는 먹기 위해 살아갑니다
라고 당당하게 고백하며
살아온 세월이 얼마인데~
 
잠시만 참으면 내가 알아서
섭섭지 않게 챙길 건데~
 
오늘 끝까지 굶주려
쓰라리게 해 버리던지
아님 배 터지도록 먹어서
소화시키는데 고생하라고 해 버려?
 
이렇게 평생을 나에게 갑질만
하던 놈에게 내가 모처럼
갑질을 할 기회가 생겼는데~
 
어째 뒤가 켕기고 찝찔한
것이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다.
 
나는 언제쯤 당당하게
갑질 한번 해 보며 지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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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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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지 인 | 작성시간 24.07.08 이웃형님분의
    나눔의 행복의 글. 잼나게 읽고 갑니다
  • 답댓글 작성자토말촌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8 시골살이가 아무때나
    화덕에 솥뚜껑 올리면
    추렴이 됩니다.
    그래서 나는 시골이 좋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지 인 | 작성시간 24.07.08 토말촌장 시골
    인심좋고 공기좋고 좋지요
    저도 시골생활을 한달이면
    7~8일정도는 시골집에서 지내고 온답니다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4.07.08 장미 고혹적입니다
    이웃간 정이 먼 사촌보다 정겹지요
  • 답댓글 작성자토말촌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8 요즘은 우리집에 가꾼
    야채나 과일은 이웃과
    나눔합니다.
    사람들은 상당한 양이라고 팔라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하고
    나눔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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