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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황홀한 착각, 아! 이럴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

작성자삶의지혜|작성시간25.06.02|조회수587 목록 댓글 34

 



오래전의 일이다
지하철에서 엄청 세련되고 멋진 여자를 보았다
조각품처럼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세련되어서
나도 모르게 계속 쳐다보았다
내가 어지간해서는 모르는 사람 잘 안 쳐다보는데
 
흔히 말하는 단순히 예쁜 여자가 아니라
럭셔리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이 좔좔 풍기면서도
 
사슴처럼 그렁그렁한 눈이
한눈에 봐도 빼어난 미인이다
 
거기다 보석처럼 빛나는 하얀 피부가
눈꽃처럼 청초해 보였다
성형이나 화장으로 예쁜 얼굴이 아니라
순수 자연 미인인 것 같았다
같은 여자지만 솔직히 샘날정도로 예뻤다
 
나이는 이십 대 초반 정도로 보였는데
내가 계속 쳐다보니까
 
반말로 왜? 자꾸 쳐다봐? 이러는 것이 아닌가...
 
속으로 나이도 어린것이 어따대구 반말을!!
이런 버르장머리 없는 것 같으니라고!!
 
"자꾸 쳐다봐서 미안한데 하두 예뻐서 쳐다봤다."
 
했더니, 이것이 하는 말이
 
"차암나, 기가 막혀서...사돈 남 말하네."
이러는 것이 아닌가!
 
이거 화를 내야 돼?...웃어야 돼?...
진짜 표정 관리 하기 힘들었던 때가 생각난다

아! 이렇게 건방진 무례함과 기쁨을 동시에 주면
나더러 어쩌란 말인가!
정말 어쩌란 말인가!

같은 말이면
살벌한 분위기로 말하지 말고
좀 부드럽게 말해주지

그 당시 이 얘기를 직장동료한테 했더니
그 젊은것이 눈이 삐었거나
혹시 잘못들은 거 아니냐고 한다

아무리 샘이나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예쁜 게 죄는 아니잖아?

설령 그 젊은것이 잘못 말했다 하더라도
이 글을 읽은 독자들이 자뻑이라고 돌을 던져도
'황홀한 착각' 속에서 이대로 쭈욱 가는 거야

비록 말본새는 별로였지만
내용은 기분 좋은 말임에 틀림없다

그때만 해도 참 괜찮았었는데...
거울을 보니
격무와 스트레스로 몰골이 말이 아니네

그 젊은것도 나이 들어가고
나도 나이 들어가고
우리 모두 나이 들어간다
그래도 우리는 모두 한때 꽃이었다
바람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눈부셨던 젊음과 아름다움을...

주어진 아름다움보다 만들어가는 아름다움이
더 소중한 아름다움이라는 걸
마음 깊이 느끼는 요즘이다

외모가 부모가 준 선물이라면
성격과 인격은 신이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여자' 의 기준은
죽는 날까지
직립보행, 화장실 혼자가기와
명철한 의식과 기억력을 유지하는 여자이다

요즘 꾸준히 운동하고, 책 읽고, 악기 배우고
아무거나 막 먹지 않고
몸과 마음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모처럼 과감하게 냉장고 정리를 잽싸게 했다
몸에 해로운 것은 미련 없이 패대기를 쳐버리고
가구위치도 바꾸고 심플하게 집안 정리를 했더니
리모델링한 것처럼 집안이 빛이 나고 훤하다

몸을 다이어트하듯이 우리네 인생도 집안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쓸모없는 것을 버리고, 정리하고 나서 느끼는
뿌듯함과 행복은
내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의미 있고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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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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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삶의지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2 맞습니다~
    무서운 세상인지라~~
    그래도 매일 치우신다니
    부지런하시네요
    남은 시간, 알차게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작성자둥근해 | 작성시간 25.06.03 나이가 들어가는지 ...
    건강이 최고
    혼자 잘 걷다가 스스로 챙겨먹고 치매없이 살다가면 최고지여
    좋은글에 공감
    감사합니당 지혜님 해피저녁되이소
  • 답댓글 작성자삶의지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3 걸을 수 있다는 게
    참으로 큰 행복이라는 걸
    요즘들어 더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끝까지 내 힘으로 잘 걷고
    누구한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서도 잘 놀고
    둘이서도 잘 놀고
    셋이서도 잘 놀고
    모든 사람들과도 잘 노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남한테 피해 안주고
    인생을 재미있게 살 수 있다면
    잘 살아온 인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뜻한 공감의 댓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뭇별 | 작성시간 25.06.09
    ㅎㅎ~
    역시 님의 글에서
    삶의지혜를 얻습니다

    잘 읽었어요
  • 답댓글 작성자삶의지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6.09 부족한 글에서
    삶의 지혜를 얻으셨다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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