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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자식에게 가장 안타까운 것

작성자베리꽃|작성시간26.06.05|조회수441 목록 댓글 36

어릴 적 엄마 품에 안겨 듣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지금도 내 가슴에 살아 있다. 외할머니가 엄마 집에 다녀가셨는데, 따끈한 밥 한 술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고 보내드렸다는 이야기에 항상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리고 이어지던 엄마의 친정 이야기들. 한 번도 뵙지 못한 분들이지만 어떤 분들이었는지 눈에 선할 정도다.

​엄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착한 구렁이가 천 년을 묵어 용이 되어 승천했다는 이야기, 외할아버지가 장에서 사다 주신 고전소설을 줄줄 외웠다는 이야기. 엄마는 틈만 나면 들려주셨고, 나는 그 이야기를 외울 정도로 듣고 또 들었다.

​그렇게 자란 나는 두 딸들이 잘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다. 부모의 삶을 전혀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부모가 어떻게 자랐는지, 조상들은 어떤 분들이셨는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 어떤 노후를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하기는커녕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혈육이라는 관계가 이렇게 냉랭할 수도 있는 걸까.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알다가 그렇게 헤어지고 마는 것일까.

​꿀이장에게 서운한 마음을 털어놓으면 늘 같은 말을 한다.

​"저들도 저들 삶 살기 바쁜데 부모에게까지 마음 쓸 여유가 있겠나."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래도 더 나이가 들고, 부모를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졌을 때 문득 아쉬움이 남지 않을까 싶다. 엄마의 진짜 모습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 말이다. 무엇을 좋아했고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어떤 꿈을 품고 살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자식을 키웠는지.

​다른 것은 다 접어두더라도, 인간 대 인간으로 바라보면 그게 가장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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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제 자식들은 제 책도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을 것 같아요.
    글을 쓰고 댓글을 읽으면서 깨달아지네요.
    자식들과 내면의 소통은 쉽지 않을 거라는.
    그냥 하루하루 무탈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더 깊은 바램은 두지 않는 게 맞겠다는 생각요.
  • 작성자늘 평화 | 작성시간 26.06.06 이제 제 자식 남편 등 가족생기니 어미챙기는건 치레가 되어가고 긴병에 효자효녀없다는것도 서서히
    맞는듯요. 옛이야기뿐 아니라 현재의 부모의 삶도 저들의 삶의 일부가 아닌 생각나면 또는 의례적인 치레로 되어가는듯ㅡ 저도 어쩌면 성인이후 알게모르게 제 부모에게 서운함주고 하느님도 바라보지않고 제 삶에 몰두했던듯 반성이 드네요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결혼 전에는 다른 자식들 보다 다를 듯 살뜰하더니 가족이 생기니 역시나되더군요.
    제 바램이 너무 컷음을 반성하면서
    시대에 맞춰 운명에 맞춰 순응하며 살아야겠어요.
    그래서 인생은 반성의 연속인 듯 합니다.
  • 작성자정 아 | 작성시간 26.06.06 자식은 내의지로 낳았고
    내 책임으로 키웠지만
    자식은 부모한테 그렇지 않아요
    그저 잘살아주면
    그것만이 최고 효도죠

    우리가고 나서야
    치열한 삶에서 여유가 생기면
    부모마음 헤아리지 못했음을 후회하겠지만
    그것도 그들 몫이죠
    저는 연락없음 땡큐라 생각하는 어미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베리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6 가끔 연락오면 놀랩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요.
    부모는 영원한 겁쟁이가 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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