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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현모양처

작성자둘째|작성시간26.06.10|조회수371 목록 댓글 31

결혼하면 여자는 죽어도 친정집보다는 시집 귀신이 되어야 하고 
일부종사를 해야 된다고 60~ 70년대 이 땅의 여인들은 믿었다. 
그리고 당시 여고생들의 장래 희망은 하나같이 현모양처였다.

현모양처 ㅡ 현명한 어머니 그리고 어진 아내. 
당시의 고등교육축에 드는 여고생들이 그럴 듯 해보이는 이런 말에 현혹되어 
현모양처가 자신의 희망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듯이 
이 말의 함의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지금도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70~80대 할머니들도 간혹 보인다. 

현모양처는 조선의 유교적 여성상의 전통이 아니다. 
조선총독부가 근대적 여성교육론에 전통의 외피를 덧씌워 포장한 개념이라고 한다.
남성은 밖에서 일하고, 여성은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국가 발전에 유리하다는 논리. 
그 논리가 전통이라는 이름을 입고 굳어졌다. 
해방 이후 신사임당이 현모양처의 상징이 된 것도 
1960~70년대 국가가 기획한 작업의 결과였다. 
오래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근대에 만들어낸 관제 전통이다. 

나이가 들면, 사람은 자신이 살아온 시대를 기준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 
그 시대가 옳아서가 아니라, 그 시대만이 자신이 알고 있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이념? 이념이라기 보다는 이같은 논리를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는 일부 노년층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정당화하는 기준으로 삼아 아래 세대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분들의 생각은 
“나는 이렇게 살아왔으니 너희도 그래야 한다.” 
‘내 고생에 비하면 너희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무의식이며 
이러한 고생을 미덕으로 삼는 행위는 다른 삶의 방식을 모두 잘못된 것으로 여긴다. 
잘못된 전통은 강요될 때 폭력이 된다. 


지금의 젊은 여성들이 현모양처에 공감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은 더 이상 누군가의 아내나 어머니로만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의 각 분야에서 주역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지성의 모습이다.
 

사족) 어느 게시판에 아직도 현모양처를 칭송하는 듯한 글과 댓글을 보았습니다.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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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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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둘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딸들한테 그렇게 하시는 말씀 ㅡ 나름의 진심에서 나온 것이겠지요.
    세상 험하니 기대어 살라는 뜻일 테고,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다만 요즘 딸들은 기댈 곳을 스스로 고르는 세대이기도 하니,
    그 선택을 믿어주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해요 ~~^^
  • 작성자운선 | 작성시간 26.06.10 저의 어린 시절은 불행했지요 가족이 해체 되어서 제대로
    어머니의 역할과 남편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보고 듣지 못하고
    자랐지요 자라면서 주위에서 보는 남편과 아내 아내의 몫 남편의 몫을
    보면서 속으로 아, 나는 좋은 남편을 만나 순종적인 아내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을 자주 했어요 아마 만화책이나 소설에서 읽은 화목한
    가정을 그리워 했나 봐요

    그런 저 또한 어미는 되었지만 자식에게 반쪽 부모의 가족 형태를
    보고 자라게 하였지요 많이 미안하지요 지금도
    그리고 제가 꿈꾸던 현모양처의 꿈은 그저 꿈으로 그쳤지요
    젊은 시절엔 안타깝기도 하였지만 이젠 잊어 버렸습니다
    ㅎㅎ 제 팔자고 남자에게 종속되어 살기에는 너무 억세져 버리기도 했고요
    이렇게 중성으로 사는 삶도 괘안타 여깁니다 다 살았는 걸요 뭐,
    둘째님 글 잘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둘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살아오신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화목한 가정을 그리며 현모양처를 꿈꾸셨다는 마음은 충분히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이예요.
    제 글은 그 꿈 자체를 부정적으로 이야기 한것은 아니었어요.
    사회가 강요하고 관습처럼 굳혀버린 현모양처라는 틀이, 지금 시대에는 맞지 않는 옷이 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스스로 억세어졌다고 하셨지만, 그렇게 버텨온 삶도 충분히 단단한 삶입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체리언덕 | 작성시간 26.06.11 가정에서 엄마의 희생을 자양분 삼아 남편도 자녀도 잘되는데 도움은 돼겠지만
    어느 한 사람의 희생을 강조하기엔 모두의 인생이 다 중요합니다.
    남편도 자녀들도 아내, 엄마를 위해 궁극적으로 서로를 위해 동등하게 서로 잘해야 하겠죠.
  • 답댓글 작성자둘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본문보다 더 정교하고 간략하게 핵심을 짚는 댓글을 대하면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체리언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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