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당국에서 수시로 보내는 안전 안내문자가 아니더라도 밖에 나가기가 무서운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냅니다. 그러나 집도 덥기는 마찬가지여서 언젠가는 터질 전기료폭탄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예어컨으로 더위를 식히는 시간이 많은데요, 문제는 에어컨을 켜고 있으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 밖에 있는 실외기 돌아가는 소리가 마치 통장에 있는 돈이 빠져나가는 소리 같아서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에어컨을 끕니다. 그러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으면 다시 에어컨을 켜는데,
이렇게 수시로 에어컨을 켰다 껐다 하면 전기료가 더 나오기 때문에 차라리 적정온도인 26도 정도로
맞추어 놓고 장시간 켜는 게 전기료를 아끼는 방법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을 믿을 수 없어 나는 잠시 전까지
돌아가던 에어컨을 껐습니다. 차리리 좀 덥더라도 마음 편한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지만 이 생각은
이미 몸에 밴 습관이라 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가 보니 TV를 보는 시간이 덩달아 많아지는데, 요즘이 정보화시대라 그런지
TV만 켜면 각종 정보가 넘쳐납니다. 그중 가장 많은 게 건강정보인데 그런 정보 중에서도 노인의 건강과
관련한 정보가 가장 많았습니다. 비만, 고혈압, 당뇨, 관절, 시력, 청력 등의 노화와 관련한 전문가(의사) 들의
진단과 처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이런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시간에 해당 질환에 대한
약품이나 식품을 파는 홈쇼핑이 동시에 열리고 있었다는 것, 결국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이런 현상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겠지만 교묘히 시간대를 맞추어 프로그램을 편성한다는 건 속 보이는
짓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우리 집사람의 설합에는 먹지도 않는 약이 쌓여갑니다.
정보화시대에 사는 생활인으로서 정보를 외면하고 살 수는 없지만 특히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를
대하다 보면 내가 노인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대하여 모멸감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소위 시니어를 대상을 하는 노인카페의 회원은 법적으로 노인이 되었거나 대부분 예비 노인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카페의 게시판, 특히 문학작품의 창작을 기본으로 운영하는 수필방에까지 노인의 처세와 관련한
퍼 나르기식 글들이 올라오는 데 대하여 이게 과연 적절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노인십계명과 같은 류의 훈계식 글은 자칫 양식 있는 노인들의 자존심을 건드릴 수 있고 게시판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여 기존 회원의 이탈을 부추길 우려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동안 좋은 글을
올리던 회원의 상당수가 모습을 감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노인은 생각 없이 늙은 허수아비가 아닙니다. 70세면 70년 동안 터득한 삶의 지혜가 있고 80세면 80년 동안
저장한 막대한 량의 정보가 있습니다. 모두들 인생의 달인이라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 알면서도 안 하거나
못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지침이랍시고 떠벌리는 건 큰 실례가 아닐 수 없다는 점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향후 수필방의 지향점으로 양보다는 질에 치중하여 한 사람이 하루에 한 편만 올릴 수 있도록 회칙을
개정해 주실 것을 정중히 건의합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화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8.07 절기상으로 보아 8일이 입추, 10일이 말복이고 23일이 처서니
조금만 참으면 기온의 변화가 오리라 믿습니다. 귀신은 속여도 절기는 못인다는 속담이
맞는 것 같습니다. 수필방 분위기가 서먹하게 느껴집니다. 격의 없이 정담을 나누는 분위기가 아니라
무언가 경계심이나 악취 같은 기운이 감도는 것 같으니까요. 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시간 23.08.07 담이라는 글로 제 뜻을 한번 담아보기는 했는데 잘 전해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수필방을 아끼시는 분들의 마음이 한결 같으니 곧 바른 물결로 흘러가겠지요.
-
답댓글 작성자화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8.07 마음자리 님의 담을 늦게야 읽었습니다. 세상에는 자신 만의 담에 갇혀 더 넓은 곳을 못 보며 사는 사람들이 많지요.
아집으로 굳어 남과의 소통을 거부하는 부류들은 어디에도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머나 퍼나르는 기행을 거듭하는 사람에겐 담과 같은 은유는 통하지 않는가 봅니다. 더 두고 봐야 되겠습니다.
-
작성자조윤정 작성시간 23.08.07 70년 살았으니
그 지혜가 재산이 됩니다.
요즘은 유튜브에
모든것 나오고 있으니
퍼나르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조금만 견뎌내면
여름이 물러갈테니
가을이 오기를 기다려서
건강하게 지냅시다.
-
답댓글 작성자화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8.07 개선이 되리라 믿습니다,.
조윤정 님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역시 덥습니다만 서늘한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이 더위를 견디려고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