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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상

설날

작성자아녜스|작성시간25.01.31|조회수245 목록 댓글 20

작은 딸은  퇴근길에 전화를  자주  한다.

어제  온 전화 목소리로  뉴욕의 추위를 가늠해 보며 

종종걸음으로  집을 향해 걷고 있을 그 애가 안쓰럽게

생각이 되며 보고 싶었다 .

 

"엄마 오늘이  설날 이라며?" 

"그렇긴 한데  음력설은  여기서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

내 생각을  말했다.

보통의 날처럼 출근해야 하고 학교도 가고 하니 

식구들이 모이는 게 쉽지는 않기에 우리는 1월 1일을

설날로 하고 있다.

 

설 명절이라고 둘째 사위가  건강식품을 보냈다고 했다.

부모님이 한국에 계신 사위는 음력설을 명절로 

생각하고 있는가 보다.

 

1월 1일에 새해 인사도 없어서  마음속으로 조금 

섭섭함이  있긴 했다.

사위의 성품을 잘 알기에  요즘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라고 이해를 하고 싶었다 .

딸은  1월 1일에   "MOM , Happy New Year"

문자도 보내오고  통화도 했던 것 같다.

내가 낳은 자식과는 맘이 통하니  연락이  안 와도

받은 것처럼 생각이 되는데   사위들은 다른 것 같다.

 

내 맘이 그랬었다는 말을  하면서  고맙다고 했다. 

딸에게 집에 가서   한국에 계신 시부모님께  전화해서

명절 인사를 드리라고 했다.

그래야 하는 것이라고....

말끝에   1월 1일에   언니네 식구들이 와서 떡국 먹고

올해도 세배를  안 해서 준비해 놓은 세뱃돈이
그대로 있다고 했다 .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딸이 웃으면서  그래서 서운했냐고  물었다.

서운했다기보다는  가르침이 필요한 것 같아서 

알려 주고 싶은데  이미 지났으니 내년 설이 오기 전에

앞으로 설날 세배를  하라는 말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야 될 것 같다고....

작은 딸은 동의 하는 듯했다.

 

사위가 출장을 가면 큰 손자 학교 데려다주고 집으로

데려 오는 일 그리고 집안일도 좀 도와주고  손자들이 

자는 것을  보고  집으로 온다.

사위의 출장은 곧 나의 딸 집 출근이기도 하다.

 

사흘동안 큰 사위가 타주로 출장을 갔다.

매주 수요일은 딸이 손자 학급에  봉사를 하는 날이어서 

작은 손자  유치원을   내가 데려다줬다.

저녁에 딸 집에서 만났다.

 설날이어서 그랬는지 어떤 한국애가 한복을 입고 왔더란다.

그 애가 앞에 나가서  " 설"에 대해   설명을 하니 

선생님이 칭찬도 해주고 보기가 좋았다며 내년설에는 

손자도 한복을 입혀서 보내야겠다는 말을 했다.

애들 한테도 한국의 풍습도  제대로 알려 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길래   아주 좋은 생각이라 했다 .

 

너희 부부 그리고 손자들도 내년 설 부터는 나한테

세배를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력으로 할까 음력으로 할까  물었더니

딸이  두 개 다 하겠다고 해서  둘이 한참  웃었다.

그래서 내가  1월 1일로 하자고 했다.

 

언제 기회 봐서 하려던 말을   하고 나니 

숙제를 마친 기분이다.

세뱃돈 나가는 것이 좀  아깝긴 해도  

세배도 받으면서 덕담도 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사실 내 속마음은 무엇보다도 손자들에게   

우리의 고유명절의 의미를  알게 해 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깊은 뜻이다.

 

내년 설에는 부모님들이 하시던 모습으로  

나도 세배를 받고   봉투 하나씩 주면서 

덕담을 나누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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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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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아녜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2.02 이베리아님 손자 너무 귀여워요 .
    우리 손자는 절 하는것 한번도 못 보았어요.
    아마 내년부터는 보게 될것 같아요 .

    이베리아님께서 명절 음식 차리시느라 많이
    힘드셨을것 짐작이 됩니다 .
    저도 반찬 몇가지 하는것도 이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더라고요 ,
    다른날은 나가서 먹는데 명절에는 제가 간단히
    차려 주고 있어요 .
    추위에 건강 잘 지키시고 겨울 무탈하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 작성자커쇼 | 작성시간 25.02.01 대단하시고 멋지시네요.
    고국에서도 잊혀져 가는 듯,
    예전과다른 설명절 풍경인데,
    꼭 가르치시려는 마음이 멋져보입니다.

    아버지 퇴직 전 까진 제가 시집을 갔었는데도 새배돈 주셨어요.
    기억에 많이 남아요.
    요즘 애들은 설 연휴엔 여행가기 바빠요.

    1월1일이든 음력 설 이든 먼곳에 계시면서도 그 고운 풍습을 아이들에게 알리시려는 마음에 제가 왜 감사하죠?
    늘 건강하시구요.~~*
  • 답댓글 작성자아녜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2.02 커쇼님의 칭찬에 제가 너무 과장된 표현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저는 세배를 하지 않는 우리 애들을 어떻게 가르치나 하는 고민이
    해결되었다는게 글의 요지였답니다 .
    1월 1일이나 음력설 두번을 다 하자는 딸의 농담도 세뱃돈의
    의미가 들어 있을테죠 ?
    그래서 웃었답니다 .

    커쇼님이나 저나 자식이 장성했어도
    우리들의 부모님을 그리워 하는 맘은 한결 같지요 .

    켜쇼님이 올리시는 글을 늘 반가운 마음으로 읽고 있습니다 .
  • 작성자고든 | 작성시간 25.02.04 잘 하셨습니다. 보기 좋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아녜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2.06 감사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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