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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상

키르기스스탄- 12. 송쿨 호수의 저녁 노을

작성자푸른비3|작성시간25.07.25|조회수86 목록 댓글 10
2025. 6. 21. 토.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다시 송쿨 호수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 마을의 과일 가게에 들러 수박. 체리 등 과일을 사기 위헤 멈추었다.
일행들이 시장을 보는 사이 나는 근처의 슈퍼와 일상용품을 파는 시장을 구경했다.
사람사는 곳은 지구촌 어디나 비슷비슷. 이곳은 간판 비용이 비싼지 대부분
프린트된 비닐이나 천을 건물 입구에 부착해 놓은 것이 우리와 달랐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독학한 러시아 알파벳으로 간판이나 표지판이라도
읽고 싶었지만 왜 그리 자꾸만 러시아 알파벳이 헷갈리는지....
A. E. K. M T.O 등은 영어의 알파벳과 비슷한 발음이었지만,
B. P. H. N. r. y 등은 전혀 다른 글자였고 영어에는 없는 글자도 많았다.


대부분 야생화를 찍는 일행들이라 초원에 핀 야생화 무리만 보이면
모두 우르르 내려가서 다양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나는 점점 외토리가 된 기분으로 멀찍기 떨어져 앉아 넓은 초원과
병풍처럼 빙 둘러싼 높은 산. 흐르는 구름만 바라보며 기다렸다.




점점 해발이 높아지는 듯 창으로 보이는 하늘의 구름이 가깝게 느껴졌다.
날카로운 사선의 산능선 뒤로 만년설을 머리에 인 하얀 설산도 보였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전신주도 보이지 않고 듬성듬성 광석을 채굴하는 
모습도 보였는데 우리는 그곳 광부들이 사용하는 간이 화장실을 사용하였다.


종일 달려 도착한 송쿨 호수는 저 멀리 떨어져 있었고 하얀 유르트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서 있었고 주변에는 풀을 뜯는 소와 말이 보였다.
하얀 비닐로 둥글게 감싼 4인실 유르트를 배정 받고 나서야
이곳에는 전기는 물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몇 년 전 몽골 초원에서 게르에서 투숙한 경험이 있어 열악한 환경을
체험하였지만, 그동안  몽골은 게르도 현대식으로 바뀌었다고 하였다.
과거는 화장을 하고 나타난다는 말처럼 고생한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아름다운 추억만 남아 있었기에 다시 부딪힌 상황 앞에서 당황하였다.


오늘 아침 아라에게 며칠동안 카톡을 할 수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아라는 내 연락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다.
여기서는 문자도 전화 통화도 할 수 없고, 단지 몇 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테슬라 기업의 스카이라인이 있는데 서너시간 사용료가 10$라고 하였다.


우리는 유르트에서 운영하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민속 음악을 들었다.
하얀 원피스에 붉은 조끼를 받쳐 입은 가수는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였는데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선률이 아름답고 목소리도 좋았다.
연주가 끝나고 우리는 가수에게 팁도 주고 기념사진도 같이 찍었다.


넓은 초원 위에 길게 처놓은 빨래줄에 하얀 시트가 바람에 펄럭이며
마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나도 빨래를 하여 햇빛에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나 이곳은 호수가 근처에 있지만 빨래를 할 장소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공동 샤워실은 있었지만 수량도 적고 불안하여 세수만 하고 들어 왔다.


송쿨호수는 유르트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고 습지가 놓여 있었다.
내일도 송쿨 호수를 걷는다고 하니 호숫가 산책을 포기하고
저녁 늦게까지 풀을 뜯는 말과 소 너머로 펼쳐지는 붉은 하늘을 바라 보았다.
노을에 저물어 가는 송쿨 호수는 정희성 시인의 시를 생각나게 하였다.


    *       *       *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 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펀 글)

마을의 야채 시장.

 

선명한 색상의 과일들.

 

이곳의 주민들.

 

시장 입구의 간판. 차엨?

간판은 대부분 천을 걸쳐 놓은 상태였다.

 

시장 안이 일용품 가게들.

 

차창으로 바라본 공동묘지

 

차창으로 바라본 들판과 마을.

 

날카로운 산봉우리 능선

 

채광을 하는 곳.

 

탄광촌의 광부 숙소.

 

해발이 점점 높아지자 나무는 보이지 않았다.

 

멀리 만년설을 머리에 인 설산이 보였다.

 

소변도 할겸 잠시 멈춘 곳.

 

일행들은 야생화를 찍으려 흩어지고.

 

솜다리를 찍는 일행들.

 

나는 돌위에 앉아 주변의 높은 산과 구름을 바라보았다.

 

나는 돌 위에 앉아 평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우리가 도착한 송쿨 호수 남쪽의 유르트.

 

오른쪽 유르트는 식당.

 

하얀 시트를 널어놓은 모습을 보니 나도 빨래를 하여 널고 싶었지만 물이 없었다.

 

유르트에서 멀리 떨어진 공동 화장실.

 

송쿨 호수는 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유르트 배정.

 

호수 가까이 산책을 포기하고.

 

세팅된 식탁.

 

민속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가수.

 

노래를 한 후 포즈를 취해주는 가수.

 

정희승의 시. <저문 강에 삽을 씻고 >시가 생각나는 장면.

호수가의 성냥개비처럼 보이는 사람들.

 

줄지어 서있는 유르트.

 

해가 저물도록 풀을 뜯는 말과 소.

 

화염처럼 피어오르는 저녁 노을.

 

노을을 배경으로 서있는 말.

 

난로에 불을 피워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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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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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푸른비3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7.27 어제. 뒤풀이 했는데 ᆢ모두 그곳이 그립다고 하더군요. 내년에는 파미르 고원을 계획하고 있더군요.
  • 작성자마음자리 | 작성시간 25.07.27 걸림 없는 하늘
    걸림 없는 초원으로
    해가 지고 뜨네요.
    그 땅에
    사람들이 살고
    동물들이 살고
    풀이 살고
    야생화가 피네요.
    그런 별에 살아서
    참 행복합니다. ㅎ
  • 답댓글 작성자푸른비3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7.27 남자들은 대부분 유목생활을 그리워하는군요
  • 작성자아녜스 | 작성시간 25.07.27 삶이 다양하지만 제게는 많이 낯설은
    삶의 모습을 보게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저는 푸른비님의 여행기로 만족하렵니다 ㅎㅎ
  • 답댓글 작성자푸른비3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07.27 ㅎ 저도 이제 사진으로 대신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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