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바람으로 밀려서 가고
인생은 세월에 떠밀려 가는 것 같습니다.
꽃은 피어날 때 향기를 토하고
물은 흐를 때 소리를 내지요.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간다는 계절에,
구름, 바람, 꽃, 물처럼, 내 사연도 흘러 갑니다.
녹색 짙은 담장의 넝쿨이 위를 향해 뻗어 갑니다.
위로 더 더 하늘로 향하겠지만, 나중엔 옆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짐 없이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난도 짐이고 부유한 것도 짐이지요.
천석군은 천가지 걱정...
만석군은 만가지 걱정....
주어진 삶을 헤쳐나가는
힘든 짐을 감당하다가
절룩거리기도 하고...
한 숨을 쉬기도 하고..
짐의 무게 만큼 보람과 행복을 얻게 된다고 믿으면서,
또 모든 것에 감사하라는 말도 잊지 않습니다.
그런데, 깃발 펄럭이던 청춘은 추억속에 있을 뿐,
남은 황혼 마저도, 스스로 알아서 찾아 살아야 한답니다.
삼삼오오 허물없이 모인 자리에서의 화제는 단연 건강이 제일 먼저 입니다.
큰 아파트 몇 채도 아니고, 자식 자랑도 아니고,
쓸모가 없어진 명함도... 값져 보이는 문패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남의 일에 시시콜콜 하지도 않습니다.
늙은 둥지의 나무가 마을 입구에 자리하고,
무더운 여름을 식히며 서로가 시원한 그늘이 되어 줍니다.
꿈꾸던 젊음을 바탕으로, 황혼에 멋진 시니어가 될 것을 기도 합니다.
포도 영그는 향기가 바람에 묻혀 오듯이, 좋은 친구와 묻혀도 갑니다.
고목에 피는 꽃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모르고 태어 난 이 세상이지만요~
내가 선택해서 가는 길은 아름답도록 내가 만들어야 합니다.
흔들리면서 피는 꽃이 더 아름답다 하듯이...
** 흔들리면서 피는 꽃 **
- 도 종 환 -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며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었나니
젖지 않고 가는 꽃이 어디 있으랴.
2025. 7. 27.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화암 작성시간 25.07.31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무게와 깊이를 느낍니다.
고목에서 피는 꽃이 아름답다는 사실 역시 스스로 고목이 되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사실이지요.
콩꽃님의 글을 읽으면서 사진을 찍는 내가 왜 굳이 고목의 밑둥에서 핀 꽃송이에 집착하는지를 알겠습니다.
저 여린 꽃을 피워내기 위하여 고목은 얼마나 큰 힘을 쏟았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느냐는 탄식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좋은 글을 쓰기 위하여 콩꽃님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셨을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구절 하나하나 모두 공감합니다. 스스로 고목의 꽃이 되지 않고서는 결코 쓸 수 없는 글 진지하게 읽었습니다.
지금은 심신이 평안하지 못하여 절필을 하며 삽니다만 안정이 되면 사는 모습을 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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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콩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7.31
화암님, 글을 너무 잘 쓰셨어요.
반가운 화암님에게 인사부터 해야 하는데,
댓글이 넘 멋있어, 감동입니다.
그래서,
근접한 나이 또래에 있음이 공감이 잘 가고
의사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화암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고목에도 꽃을 피우는,
함께 수필방 글벗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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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단석 작성시간 25.12.09 고목에 피는 꽃이 아름답다는 말씀,
읽는 순간 마음이 조용히 떨렸습니다.
세월의 바람을 정면으로 견디고
비와 눈을 온몸으로 받아낸 가지 끝에서
다시 한 번 피어나는 꽃 한 송이.
그것은 봄보다도, 청춘보다도
더 깊고 눈부신 기적이겠지요.
삶이 우리를 깎아내고
세월이 우리를 흔들어도
쓰러지지 않은 마음 한 조각이 남아 있을 때
그곳에 다시 꽃이 피는 것
그것이 인생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그 말씀을 통해
저의 마음에도 늦은 봄빛 한 줌이 스며듭니다.
고운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꽃으로 다시 피어나는 날들 되시기를요.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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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콩꽃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12.09
단석님의 고운 댓글로,
오늘 아침이 더 밝고 새로움으로 열어갑니다.
지난 글을 들여다 보심은
관심이지요.^^
수필방에 잘 적응하시고, 글 또한
행간 행간이 소담스레 이어감을 봅니다.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필하시기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인애6 작성시간 26.01.08 맞습니다 좋은글을 대하면 마음의 울림 으로 다가 오지요
언제나 푸근한
글로 위로 해주시고
서로의 배려함에 고개가 수그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