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식물 이름은 산세베리아입니다.
제 아내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사는
크게 아름답지는 않지만 조용한 성품의
식물입니다.
공기 정화도 해준다는데... 부피로 보면
그 근방에나 조금 그런 효과가 있을 겁니다.
우리 집은 식물들이나 화초 돌보기엔
거의 빈 깡통 수준이라, 집에 들이면
죽어나가기 바빴습니다.
우리 집에 들어와 살아서 이별한 식물은
소철이 유일했습니다.
무관심에도 토라지지 않고
물이 부족해도 목마름을 이겨내고
베란다 추운 겨울에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해도 묵묵히 이겨내던 소철...
그래서 한때 우리 집 가훈이
[소철을 본받자]로 제가 정하기도 했어요.
그런 집이었는데 어느 날 저 산세베리아
화분 하나가 집으로 들어왔고,
혼자 너무 무럭무럭 잘 자라(가운데 화분)
균형 있고 아담하게 잘 자라는 친구 두 화분도
데려왔습니다.
아, 제가 아니고 제 아내가 말입니다. ㅎ
그 후 아내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생명들입니다.
지난주 집에 들어갔더니 저 식물 옆에
은은한 조명등이 하나 서있었습니다.
'이제는 식물 정서에까지 신경을 쓰나?'
고개를 갸웃하는데 기다렸다는 듯 설명을 해줍니다.
(광합성 등)이라고 하네요.
빛을 보라고 창가에 이리저리 옮겨도
간접 조명이 되어 광합성이 원활하지
못하다며, 실내에서도 광합성을 도와주는
신기술 등이라네요.
다 아신다고요?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저 산세베리아들에게 그런 정을 쏟는 아내를
보며 드는 생각은... 참 다행이다입니다.
미국 와서 십수 년을 고생 많이 시켰는데,
그래서 원망할 사람 원망할 일도 많이 생겼을 텐데..
이제 여러모로 생활이 안정되니 원망과 서운한
일들은 가슴에 깊이 묻고, 저런 말 못 하는 생명들을
살피고 돌볼 여유가 생겼구나 싶어서 말입니다.
지금 사는 일에 웃음이 있고 사랑과 관심을 쏟을
대상이 있다면, 지나온 많은 어려움들이
다 지금을 위해 준비된 것들이었나 보다고
대화를 나누며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저 식물이 왜 좋아?"
"그냥 좋아. 애써 뻐기지 않고 조용하게
열심히 살잖아."
아내는 제가 길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산세베리아를 보며 집에서 배우나 봅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8 산세비리아가 등이 있는 쪽으로
잎 넓은 면을 조금 돌렀다더군요.
관심을 가지니 그런 것도 보이나
봅니다. 그 말 듣고 저도 자연의
힘에 놀라며 새로 배웠습니다. -
작성자탁구시인 작성시간 26.06.08 산세베리아를 바라보는 아내분의 마음이
글 속에서 조용히 전해집니다.
“애써 뻐기지 않고 조용하게 열심히 살잖아”라는 말이
식물을 향한 말이면서도
어쩌면 지난 세월을 견뎌 온 사람의 마음처럼 느껴집니다.
말 못 하는 생명을 돌볼 여유가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삶이 조금은 편안해졌다는 뜻이겠지요.
산세베리아보다
그 곁을 살피는 아내분의 마음이 더 오래 남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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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9 그래서 참 다행이고 고마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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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녜스 작성시간 26.06.09 산세베리아는 아주 생명력이 강한 화초이지요.
전자파도 잡아먹는 ~ ㅎㅎ
세 화분의 산세베리아를 보노라니
사랑받는 느낌이 전해집니다 .
애써 뻐기지 않고 조용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마음자리님 아내분과
닮은것이 아닐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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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마음자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0 아... 전자파도 잡아 먹군요. ㅎ
오손도손 삼형제가 그렇게 함께
자라게 만들어 두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