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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상

아버지의 눈에 비친 딸의 흰머리

작성자심해|작성시간26.06.12|조회수217 목록 댓글 7

 

며칠 전 딸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딸의 머리카락 사이로 흰머리가 보였습니다.

 

어릴 적 까만 머리를 양 갈래로 땋고 학교에 가던 아이였는데,

어느새 머리에 흰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순간 가슴 한켠이 먹먹해졌습니다.

"아니, 너도 흰머리가 생겼구나."

 

웃으며 한 말이었지만 마음은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세월은 참 공평한가 봅니다.

 

내 머리에 흰머리가 하나둘 늘어날 때만 해도

딸은 젊음이 한창이었는데,

 

이제는 그 딸도 중년의 나이를 지나며

세월의 흔적을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딸의 흰머리 하나하나에는

가족을 위해 애쓴 시간들이 담겨 있을 것입니다.

 

직장에서의 고민도 있었을 것이고,

자녀를 키우며 밤잠을 설친 날도 있었을 것입니다.

 

아버지인 나는 그저 늙어가는 줄만 알았는데,

딸 또한 자신의 자리에서 인생을 살아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흰머리는 늙음의 상징만은 아닙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책임지며 성실하게 살아온 훈장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딸의 흰머리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70대 후반의 아버지가 되어 돌아보니

세월은 참 빠릅니다.

 

품에 안고 다니던 딸이 어느새 자신의 자녀를 키우고,

나를 걱정해 주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딸을 돌보기보다 딸이 나를 챙겨주는 날이 더 많아졌습니다.

흰머리 몇 가닥이 알려준 것은 늙음이 아니라 세월의 소중함이었습니다.

 

오늘도 딸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아버지의 눈에는 딸의 흰머리마저도 아름답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흰머리는 세월이 남긴 흔적이지만, 사랑은 세월도 이기며 함께 늙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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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푸른비3 | 작성시간 26.06.12 딸의 흰머리카락으로 세월의 소중함을 느껴셨군요.
    김현승의 시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시가 생각납니다.
  • 작성자마음자리 | 작성시간 26.06.12 딸이 저를 챙겨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 때, 아... 세월이
    정말 흐르는구나 싶습니다.
  • 작성자지언 | 작성시간 26.06.12 딸을 향한 측은지심이
    깊으십니다.
    딸을 두고 글로 푸신
    지기님의 마음이 애틋하고 섬세해
    모성같습니다.
    따님이 복이 많으시네요.
  • 작성자부천이선생 | 작성시간 26.06.15 와우, 글도 멋지고 글 속 마음도 참 아름답습니다.

    딸의 흰머리~~~ 참 많은 것을 생각케 하지요.
    저는 본디 초등시절부터 세치가 심해 흰머리에 대한 감각이 무뎠는데
    글을 읽다 보니 내 딸 머리카락도 좀 살펴봐야겠습니다.
    ^(^
  • 작성자고든 | 작성시간 26.06.17 10년 후를 생각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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