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렸을 때...
아버지 따라 장에 가서 뜨끈한 순대국밥을 얻어 먹으면 더 이상 아무 욕심도 없이 행복하였었지요.
그 장은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의 백암장인데, 시장 동편에 양조장 북쪽에 백암순대 국밥집이 있었습니다.
그 집은 장날이면 발 다딜 틈이 없이 사람들이 북적였습니다. 그 순대국밥이 얼마나 맛이 있었던지....
게다가 그집 여주인은 인정이 많아 돼지머리 고기를 큰 그릇에 담아 들고 다니며 더 먹으라고 국에 넣어 주었습니다.
국밥도 맛이 있었지만 이 몇점의 추가 돼지머리 고기가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당시 모두가 배고프고 고기맛을 보기 힘든 때에 누가 추가로 더 먹으라고 고기를 한줌씩 집어 국밥에 넣어 줄까요..
그러면서 거의가 단골이 된 이들에게 일일이 왔느냐? 며 인사를 나누고 근황도 물어주는 재치도 있었습니다.
내가 본 그 여주인은 키가 훌쩍 크시고 용모도 좋으셨는데 말솜씨 또한 좋아 사람과 쉽게 친하셨습니다.
지금 백암순대의 정통에 대하여 의견이 분분하지만 오래전부터 백암에서 순대국밥을 한 이집을 이 지역사람들은
정통이라고 합니다. 당시 이렇게 문전성시를 이루며 맛을 낸 집은 이집뿐이였기 때문입니다.
이제 순대라면 전국에서 병천순대, 아바이순대, 백암순대로 꼽힌다고 하는데
언젠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에 백암순대가 있어 여행중 옛 생각을 하며 찿아가, 왜 백암이라는 명칭이 있는지?
물어 봤습니다. 그랬더니 백암순대 할머니에게서 제조법을 전수 받았다고...
그래서 그 할머니가 어떻게 생겼더냐? 하니까 뚱뚱하게 생겼다고... 속으로 가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유명세를 떨치니 가짜도 나올만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백암순대는 야채가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여서 다른 순대처럼 붉은색이 없습니다.
다음달에는 초등학교 동창회를 백암에서 할 건데 장소를 백암순대집으로 할까? 회장인 내가 생각을 해 봅니다.
뽀얀 국물에 김이 무럭무럭 나는 백암 순대국밥... 지금도 1,6일에 장이 서고 있는데 여름의 백중놀이도 볼만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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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들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5.02 ㅎㅎ 너무 착실하게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 집은 돈주고 한그릇 씩 사간 그 그릇에 별도로 다니면서 일일이 한웅쿰씩
고기를 더 넣어 주었습니다. 그때마다 사설을 붙이셨는데, 멀리왔으니 더 먹어라...
오랜만에 왔으,니 더 먹어라... 자주오는 단골이니 더 먹어라... 몸이 안 좋아 보이니 더 먹어라 하면서...
이렇게 덤으로 주는 한웅쿰의 고기가 사람들을 크게 감동시켜
무척 고맙게들 생각하였습니다. 또 그만큼 인정이 많으셨습니다.
좋아하시지 않더라도 한번 맛이나 보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야무지게 작성시간 23.05.02 순대국에 소주 찰떡궁합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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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들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5.02 그렇지요...
술 안주에 순대면 우리네는 그냥 최고로 보는거죠.
언제 잇기방 흰님들 모여 이렇게 한잔 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벼 리 작성시간 23.05.02 순대국밥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는 않지만...가끔 먹기는 합니다
맞아요
병천순대/아바이순대는 들어본 적이 있는데...백암순대는?
아무튼
들샘님의 추억이 깃든 음식이군요
저는
돼지국밥이 그립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들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5.02 국밥은 순대국밥, 소머리국밥, 돼지국밥, 따로국밥 등이 있는데
잡식성인 나는 아무거나 다~ 좋습니다. ㅎㅎ
그런데 잇기를 하다보니 어렸을때 장에 가서 먹던 백암순대가 생각이 나서
잇기를 했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