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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우리 집에 경사났나??

작성자의한 최승갑|작성시간24.05.08|조회수330 목록 댓글 18

초등 6학년 때로 기억된다

어느 날 아침  동네 까치가 모두 우리 집으로 모여 깍깍대고 난리가 났다

어찌나 시끄러웠던지 아버지가 밖에 나가보시더니

아니 우리집에 무슨 큰 경사라도 났나? 하고 혼잣말을 하신다

내심 가슴이 쿵쿵거린다

실은 내가 전날 밤에 동네 까치 둥우리를 몽땅 털어서 

새끼를 다 꺼내온 것이다

나뭇가지 끝 그 높은 곳에 달린 까치집엘 자루하나 가지고 올라가서

열개 정도를 다 털어왔으니 까치들이 난리 날 것은 뻔할 뻔

사과상자 서너개에 담아서 헛간 한쪽에 깊이 감추어 두었건만

결국 삐약삐약거리며 밥 달라는 이놈의 까치 새끼들 소리에

아버지에게 들키고 말았다

바구니 들고 논에 가서 새끼들에게 먹일 올챙이도 한 다라이 잡아 놨는데.....

얼른 다 가져다 어미들한데 돌려 주라는데. 

내가 어느 둥지에서 어느놈을 꺼냈는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실은

며칠전 뉴스에서 말하는 까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까치를 키워 말을 가르치겠다는 내 의도였으나

아버지한테 들켰으니 말짱 꽝이 된게다 ㅎㅎㅎ

아버지한테 들켜서 키울 수가 없으니 어미들에게 돌려주기는 해야겠는데

번지수도 모르려니와 낮에 보니 내가 저길 어떻게 올라갔던가.하고

무서운 생각마저 드니 답답하기 이를데 없었다 ㅎㅎ

일단 넓직한 개울에 가서 한군데에 모아 놓고 어미들에게 운명을 맡기는 수 밖에.....

개나 고양이에게 해꼬지 당하지 않을 장소에 그렇게  풀어 놓고

학교에 다녀와보니 한마리도 없이 모두 없어졌고

어미들의 소란도 없다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동은 끝난것이다

 

난 어렸을 때 참으로 심한 개구쟁이였다

꿩 둥지 맡으면 어미 꿩을 잡겠다고 한밤중에  산에도 올라가서 시도해보고

지금은 보기 힘든 종달새나 매 종류의 새도 그 높은 산에서 새끼를 꺼내와서

길들여서 잘 키워보기도 했었다

아버지에게 눈치는 보였지만 얘들이 그러려니 하고 일 나가셨다가

개구리라도 한마리 잡으면 가져와서 새장 앞에 툭 던져 놓으신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모르게 느끼기도 했다

 

초딩때부터 두꺼운 동물 백과 사전을 들들들 외울 정도로 동물에 관심도 많았다

초 6때 혼자 토끼를 번식시켜 100 여마리를 키우기도 했었다

초 6이 방과 후 매일 지게를 지고 산에 가서 칡넝쿨을 걷어다가 100 여마리의 

토끼를 키웠다면 요즘 사람들이 믿을랑가??? 

우리 아버지가 아동 학대로 고소 당하실랑가? ㅎㅎㅎ

등교 전에도 소 두마리 고삐잡고 개울에 가서 풀 뜯어먹기 좋은 곳에 말짱 뚜드려 박아 묶어 놓고

하교 후에는 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가 저녁에 아버지 오시기 전엔 

집에 다 데려와서 외양간에 묶어 두어야 했었다

그 조그만 키의 초 6때의 일이다

 

어버이 날을 맞이해서 아버지와의 일화를 추억속에서 끄집어 내다보니 

까치 둥지 모조리 털어 와서 우리집에 경사났던? 일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지금도 꿈은 자연인이요

산에서 여러 동물들을 키우며 살고 싶은 것이 나의 소망이기도 하다

꿈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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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의한 최승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9 일반적으로 토끼는 겨울에 팔았어요
    여름엔 새끼를 아버지께서 박스에 담아 장마당에 내다 파시고
    겨울엔 당시 토끼 사러 다니는 개장수들에게 아버지가 몇마리씩 파신 기억이 있네요
    자습서라도 한권 사려면 아버지에게 용돈을 타서 썼네요
    토끼는 물론 저의 재산이었지만... ㅎ
    새벽으론 조간 신문인 조선일보 배달도 했었네요
    용돈 정도는 그때부터 내가 벌어서 썼기도 했네요 ^^*
  • 작성자경이씨 | 작성시간 24.05.09 나참 의한님 ㅎ돌것네ㅎ
    시상에나 까치들을 다 훔쳐와서
    것도 모자라 말을 가르키겠다고?ㅎ
    개구장이 맞아요ㅎ
    눈에 선하요ㅎ의한님은 가능했을겨ㅎ
    대박이 난책시켜 집에와 의한님 꼬리 잡았더니만ㅎㅎ
    하루 힘들었는데 피로회복제가 있었네요ㅎ
    웃으며 읽고가요
    덕분에 멋지게 하루아무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의한 최승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9 이놈은 내가 키우던 대박이
    용감무쌍했던 놈
    동물들은 쥔 닮는다는 못된 소리 듣게 한 놈 ㅋㅋ
    무적의 대박이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작성자향적 | 작성시간 24.05.09 보통 분 이 아니네요
    까치집 을 털다니...

    예전 시골 초가집 처마 짚 속에 손 넣으면
    참새들 생포하는거는 봤지만.

    그넘의 소
    어린 동생 말은 잘 듣는데
    나만 보면 뿔로 들이받으려고 ㅠ

    60년 도 더 된 남도 그 시절들
  • 답댓글 작성자의한 최승갑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09 대롱대롱 매달린 까치집까지 올라가면 나무가 휘청휘청
    그리고 또 입구를 더듬어 찾아서 겨우 손 집어 넣어 새끼 꺼냈던 일들이
    지금도 아련히 생각납니다
    초가집 추녀끝을 후레쉬로 비추면 참새가 있는 구명엔 눈이 반짝반짝 보입니다
    키가 작으니 자전거 가져가서 세워놓고 올라가서 잡은 적도 많네요
    그땐 그런게 놀이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나이 먹고 보니 그걸 포장마차에서 참새구이라고 팔더라구요 ㅎㅎ
    아마 당시엔 아버지가 막걸리 안주 하셨겠지. 싶습니다
    소들은 만만해 보이는 사람은 들이 받지만 어린아이라도 잘 해주면 말을 잘 들었지요
    저를 들이받은 소는 없지만
    아버지께서 소는 양쪽 뿔을 잡고 머리를 돌리면 절대 들이받지 못한다고 가르침을 주시더군요
    장난삼아 그렇게 해본적이 여러번인데
    처음엔 왕방울만한 눈만 봐도 무섭지만 나중엔 친구 같더라구요
    중학교 2학년때부터 집에서 목장을 했기에 그런 추억이 많네요
    덕분에 옛날 이야기를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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