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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나의 스승님

작성자시골바다|작성시간24.05.10|조회수104 목록 댓글 9

"우리 신랑은 아무리 봐도 멋지단 말이야"

출근하는 나를 배웅하는 아내의 인사다
"당신은 더 예뻐요" 속에 없는 말을 하곤 바쁜 듯 뛰어가지만.

회식 장소에서 술주정하는 사장 조카 뺨을 때린 뒤

사표를 내 던지고 출근한 곳이 헌책방이다
결혼 전엔 꿈 많았던 문학도.

마음속 이야기 세상 밖 이야기를

시로. 소설로 표현해보고 싶었건만 고독한 현실은 늘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
길을 가다가 걸음이 빨라진다
연 꼬리처럼 꼬리를 물고 있는 헌책방
난 그 책 냄새가 좋다.

세계적인 작가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인. 소설가 등

그곳 헌책방 헌책 속에 모두 모여 계시었다
배고픔도 잊고 종일 책 속에 묻혀 있을 때

안 살 것을 알면서 책방 사장님은 자릴 잡고 앉는
나를 보며 빙그레 웃고 계셨다

책 한 권을 손에 잡으면 시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헌책방으로 출근을 하고 있었지만
결국 아내에게 사실을 말한 뒤 지방으로 이사하게 된다.
 봄부터 겨울까지 그 유명하신 분들의 헌책 속에 묻혀
시와 소설을 흉내 냈다
그 후 멀지도 않은 그곳. 바로 가면  두세 시간 이면 갈 곳을
30년 지난 후에 찾아왔다
건물은 새 건물로 바뀌었지만 수천 권의 헌책들은 예전처럼 쌓여있다

여전히 가슴이 설렌다
책을 한 권을 펼치며 인사한다
"스승님 저 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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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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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요석 | 작성시간 24.05.11 지금도 헌 책방이
    남아 있던가요?

    청계천 헌 책방..
    저에게도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해
    준 곳이지요..

    철지난 창착과비평..
    무더기로 사다가
    쌓아놓고
    씨름하던
    한 순간이 생각납니다..ㅎ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1 지금은 헌 책방 스승님들이
    자리를 옮겨 앉으셨어요
    지층으로요
    하지만 신권은 아직 건재하시죠
    저도 책방에 들어서면 기분이 매우 좋아요
    이젠 몸은 늙었지만
    마음만은 선생님을 기다리며 교실에 앉아있는 학생이 되곤 합니다
    감사드려요 요석님
    저는 요석이란 닉이 너무 좋아요
    바둑 한판을 두면 절대 없어서는 안 될 돌이 요석이지요
    스승의 날 엔
    스승님에게 편지라도 보낼까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 작성자하경 | 작성시간 24.05.11 예전에
    저도 누구보다 책을 많이 읽었고
    독후감 상으로 책도 많이
    선물 받았답니다
    이제 일터에. 책들이 장식품이 되어
    나보란듯 줄서 있네요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5.11 독후감을 써 상을 받으셨다면
    감수성이 풍부하신 문학소녀이시네요
    만나 뵈어 기쁩니다
    요즘은 책은 관상용이 아닌데
    장식용으로 진열한 곳을 가끔 보곤 합니다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저의 글을 올려 보았네요
    감사드려요 하경님
    일교차가 큰 오월
    더 건강하시어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답댓글 작성자하경 | 작성시간 24.05.11 시골바다 네
    즐거운 주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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