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자유 게시판

비오는 날에 그녀

작성자시골바다|작성시간24.07.02|조회수116 목록 댓글 15

제가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좋아하는 여자애가 생겼습니다

그 애만 보면

그 애만 생각하면 절로 기뻤습니다

장미꽃 주렁 달린 봄날

그 애가 교회에 다니는 것을 알았습니다

단정한 차림에 공손히 성경책을 들고

가는 그 애를 뒤따라갔습니다

그때부터 제가 기다리는 날은 일요일이었습니다

그 애를 따라간 교회

처음엔 서먹하고 머쓱 했지만

모르는 찬송을 열심히 따라 불렀습니다

어쩌다 그 애가 교회에 안 오는 날에는

교회 앞 큰길에서 마냥 기다리곤 했습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오직 그 애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나~

그 애가 좋아하는 남자는 내가 아닌 학교 선배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선배가  좋아하는  또 다른 여자애였습니다

어느 장맛비 내리든 날
그 애가 좋아하는  선배가가 울었습니다
그 애가 따라 울고

나도 울었습니다


그  선배가 고향을 떠났습니다

울며 그 애도 떠났습니다

또 다른 아이도 따라 떠났습니다
하지만 나는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로 많은 세월이 흘렀건만 그 애 소식을 아는 이 없습니다

 

내게 사랑을 가르쳐주고 아픔을  알게 한 그 애

인젠 할머니가 되어

어디에 선가

나 처럼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보겠지요

                                                     

                                                   글. 시골바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3 떠어내지도 지워지지도 않는 그리움
    힘들어도
    그 그리움으로 오늘의 우리가 존재 하는지도 모릅니다
  • 작성자리야 | 작성시간 24.07.03 어린시절 의 짝사랑
    이뿌네요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3 누구의 가슴을 열어도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긴 있겠지요~
  • 작성자해피선 | 작성시간 24.07.03 예전에 순수한 사랑 .마음속 기다링.저도 시골고향. 여름방학때. 서울 아이들이 와서 할머니.큰집등 에 와서 한달간 시골동네 냇가가 시끌벅적 했는데 그중 한소녀가 엄쩡예쁘고 마음에 들었지만 한달뒤 서울로 올라가고 . 동네는 조용하죠. 그땐 왜 가서 맗한마디 못븥이고 옆에서 물놀이만 했을까.지금 어느 하늘 아래서 잘살고 있겠지요.
  • 답댓글 작성자시골바다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7.03 어렸기에
    좀더 생각을 안한거죠
    저도 용기없어 사라진 인연 많습니다
    그때 그 시냇가 에서 물장구 치며
    시골아이들 가슴에 잔잔한 그리움을 놓고 떠난 그 소녀도
    이젠 중후한 모습으로 늙어 가고 있겠죠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