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전
나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군생활을 마감..
서울 강남의 어느 동사무소에 전역 신고를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예비군 담당 방위병에게 카운터 펀치 맞고 거의 실신..ㅎ
그때 그 생각하니 오늘도 실소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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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수자 신고소..
거수자란 거동수상자를 줄인 말로
한때 나는 거수자 신고소 무급 소장이었다.
1983년.........서울
군 전역하고 동생들과 잠시 잠실에 살았다.
나는 직장 다니고 여동생들은 대학생으로 한참 이쁠 때였는데..
휴일이던가?..외출에서 돌아오는 길.. 막 아파트 건물로 들어서는데
처음 보는 큼지막한 송판이 입구에 걸려 있다.
현판에는 "거수자 신고소..000동 000호"
가만보니 우리집 아닌가?..그런데 거수자 신고소라니?
예쁜 여학생 둘이나 있는 집에 이 해괴한 현판은 대체 뭐란 말인가?
수소문하여 알아보니 지역 예비군 중대에서 걸어 놓은 거란다.
다음날 시간내어 동사무소 예비군 중대 사무실을 찾아갔다.
두툼한 살집에 인상이 느끼해 보이는 예비군 중대장..
고물 쇼파에 삐딱하게 드러눕다시피 앉아있던 그 양반..
내가 따졌다.."아니~~이기 뭡네까?..우리집이 거수자 신고소라니~~"
"아..그기 뭐냐믄 여차여차 저차저차..한마디로 그대는 훌륭한 예비군 자원이라
유사시 거동수상자 발견될 경우 워쩌구저쩌구...... "
"아니 이러면 아니되죠..그 뭐시냐~이런일 하려면 최소한 사전 설명은 해주고
동의도 받고 그러구나서 추진해야지 일방적으로 이런 법이 세상에 어디 있습네까?
게다가 저는 일개 사병출신인데..이런 것은 장교출신 집앞에 걸어놓아야 마땅한거 아니오?"
젊은 녀석 기세가 등등해 아무래도 진정시킬 필요 있다 생각했는지 중대장 누구에게 뭘 시킨다..
"개똥아~~여기 커피 두잔만 맛있게 타서 가져와..얼릉~~"
그러면서 내게 이리 말한다.
"장교출신도 좋겠지만 당신 엠피출신 아니오..전시 보직을 보니 제3한강교 검문소 소장님이두만..
그 보직도 헌병장교 보직인데..아무튼 대단해..그러니 당신은 거수자 신고소 간판 걸 자격 충분하고
이래저래 우리도 심사숙고후 적격자라 판단했구만이라~~그리구 이거 다 형식적인거여~~
그러니 거수자 신고소 소장님은 부담 갖지말구 걍 넘어가두돼..따지지좀 마~~히히히.."
이런 젠장..저 얄미운 주둥아리..(내가 북에서 넘어온 공작원에게 표적 테러라두 당하면 당신 책임질껴?)
잠시후 커피 두잔을 쟁반위에 담아 가지고 들어오는 방위병..그런데 그가 왠지 낯익다..
"아~그래..저 친구구만.."..그 방위병을 보니 갑자기 울화가 치민다.
그러니까 몇달전..
병역의무 다하고 제대하던 날..
동사무소에 제대 신고하러 갔다가 담당 방위병 위세에 개망신 당한 일 있었다.
당시 업무담당이던 방위병의 부당한 억지요구에 내가 한마디했더니 이리 말하는거였다.
" 뭐요?..하라면 할것이지 뭔말이 그리 많소?..개구리복 신분으로 우리에게 이러면 곤란해요..
여기는 군대가 아니고 사회..사회생활 그런식으로 하면 힘들어지니 앞으로 명심하시고요..ㅎ"
이거야 내원참..내 비록 개구리복 예비역 하사지만 그래도 어제까지는 군사법 경찰관이었는데..
일개 방위병이 나하고 무슨 원한관계라도 있다고 이리 기고만장 굴종을 강요한단 말인가.....
그랬던 그 방위병이 커피잔 들고 내 앞에 나타난거다.
(짜식~~기고만장 끗발 휘날리던 세월 어디로 가고..
부랄 달린 녀석이 쟁반에 커피잔이라~~~ㅎ)
*
그때 그일로
나는 두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는
사회란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이 작동하니
일개 방위병이라도 방심 말고 늘 주의 하자~이며
둘째는 끗발로 까불다가는
언젠가 약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으니 늘 겸손하자...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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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7 명답입니다.
그리하는 모습이
사실 보통사람들모습이겠죠..ㅎ -
작성자시니 작성시간 26.01.06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한참을 깔깔깔 웃었습니다.
1983년이니까 이런 일이 있지
요즘 같아서는 명함도 못내밉니다.
그 중대장이 자기 자신 끝발이 대단하다 생각했나 봅니다.
그 밑에 방위병까지도...
"예비군 담당 방위병에게 카운터 펀치 맞고 거의 실신..ㅎ"
이것 보고 진짜 맞은 줄 알았잔아요.
아파트 건물에 들어가려면
젤 무서운 사람이 경비원입니다.
이것저것 묻고 겸손히 안하면
마냥 시간 끕니다.
내 친구 울집 경비원이 못됐다 소문났는데
차도 잘 봐주고 아주 친절하더군요.
저 경비가 너한테는 잘 한다?
내가 기름을 좀 쳤지. 난 남의 집 갈 때
경비에게 언제나 만원씩 줘
쥐약을 먹인 것입니다.
그후 나도 어디 가서 까다로운 분 만나면
슬쩍 만원 주머니에...
일 부드럽게 잘 돌아갑니다.
만원 값어치 충분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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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7 그런거 같습니다.
그건 뇌물이라기보다
팁에 가까운 삶의 윤활유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ㅎ -
작성자피터리 작성시간 26.01.06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혜은이의 히트곡이었던 '제3한강교' 검문소장이었군요. 반포대교인가요?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7 평시가 아니고
전시 동원예비군 보직이니까
전쟁 발발시 제3한강교 검문소장이라는 이야기인데
아마도 그지역에 장교자원이 없어 그리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