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봄날은 갔다는 생각에
마음 허전해져 그런지
이제는
흘러간 노래만 들어도..
잠시 스쳐 가는 어떤 상황만 바라봐도..
그것이 지난날 내 경험과 바로 연결 되고
센티해 진다.
오늘 우리 지역에
건강검진 차량이 들어왔다.
흰옷 입은 의료진들 이른 아침에
이리 저리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갑자기 지난날 좋았던 경험들이 불꽃놀이 섬광처럼 쏟아져 내린다.
30여년전..
지난 세기 90년대 초...
그러니까 지금 내 나이 절반이었던 어느 봄날의 일인데
색감이 아지랑이 피어 오를 초봄이라 그랬는지
마치 파스텔 톤으로 그림을 그리듯 지나간다.
90년대 초 이른 봄
경기도 화성의 어느 마을이었다.
초봄이라 세찬 바람에 날씨는 제법 쌀쌀..
허나 그곳에도 봄 기운은 어김 없이 찾아들어
마을회관 주변 밭둑길이나 논둑길에 여인들이 옹기종기 모이고
냉이 달래등 봄나물을 캐고 있을 즈음..
30대 전후 젊은 의료진이 주축인
농어촌 의료봉사 차량 1대 마을회관 앞마당에 도착한다.
당시
대학생 농어촌 봉사활동은 많았어도
의료봉사라는 말은 생소했던 시절이라
실력있는 의료진과 좋은 의료장비를 장착한 차량이 마을에 도착하니
동네 꼬마들도 달려 나오고 지역사회 호응도 꽤 높았던 걸로 기억된다.
의사,약사,간호사,임상병리사,방사선사,행정요원 등등..
그중에는 나도 의료봉사요원 인솔자로 명 받아 섞여 있었는데
조직에서 부속기관이었던 병원 파견근무를 명 받은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다.
그러다보니 말이 인솔자지 병원업무에 경험도 없고 아는 것도 별무 신통이고..
그런 자가 어느 봄날 갑자기 의료봉사단 인솔자 되니 마음에 부담은 백배요..
그날따라 세찬바람에 초봄의 찬공기가 더 춥게 다가오는 형국..
다행히 내 또래 경험 많은 약사 한분이 내 기를 많이 살려주어
나도 점점 자신감을 회복한다.
아무튼
시골마을에 임하니
경험 없고 아는 것도 별로 없고..ㅎ
하지만..전문 의료 인력이 마음 편하고 성실히 친절하게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줘
떠날 때는 보람,성취감으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일념에 백방으로 부지런히 움직였던 기억 있고..
다행히 시골출신 나의 촌스러움에 친화력,유머가 그런대로 먹혀들어
마을 주민들과 의료진이 하루종일 화기애애하게 지내면서
동네분들 정성으로 준비한 점심,간식도 맛 있게 나눠 먹으며 하루 일과를 대과없이 마친 일들이
오늘 건강검진 인력들을 보며 새삼 추억되었다.
*
그날 하루종일
찬 바람에 모두가 고생하였지만
일과 후 저녁시간..피곤했음에도 2차 3차도 가고..
그 후..약사 간호사 몇분 제 주변 사내 녀석들에게 소개하여
좋은 일 있기를 기다렸는데..단 한건도 성사되지 못하는 미스 매칭이라
그점 오늘날까지 제 인생 오점으로 남아 있습니다..ㅋ
그런데 하나 특이한 점 있더군요.
제가 괜찮은 전공의 몇몇 명단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내 녀석들 하나같이 여자의사선생님은 피하고 ..약사나 간호사를 선호하더군요..
그래서 이른바 골드 미스는 외로운가 봅니다.
그시절이 그립다보니
우리카페에도 당시 약사 간호사등 의료진 몇분 회원으로 활동중일 수 있고..
그래 기회되면 제가 커밍아웃하고 불러볼까 합니다.
애들아~~나오너라~~~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지니 작성시간 26.05.25 글 내용으로 봐서는 님이 여자인지 확실치도 않고 혹시 의사쌤이세요?
잘 부탁드려요^^*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25 의사선생님,병원건물만 봐도 작아지는 사내입니다.
하지만 잘 부탁한다 하시니 그말씀 일단 접수하죠..ㅎ
-
답댓글 작성자지니 작성시간 26.05.25 가을이오면 넹 감사합니다
-
작성자시니 작성시간 26.05.25
과거회상은 역쉬 즐겁습니다.
동네에 들어오는 건강검진 차를 보면서
과거회상 잘 하셨습니다.
소개팅을 시켜준 친구들 여럿이지만
나도 한건도 성사 못시켰습니다.
한사람의 인생을 모두 거는 중대사니
쉽지않지요.
사람스러운 정겨운 이야기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가을이오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5.25 방장님은 서로를 연결시켜주는 일에 남다른 능력이 있겠다 했는데
의외입니다..하기사 혼사는 인륜지대사라 아무래도 쉽지는 않겠지요.
제가 병원근무 3년정도 경험했는데
병원이라는 곳이 인간의 생노병사를 다루는 곳이라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촌놈이 그곳에서 유익한 경험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