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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가벼워지자~~~!

작성자부천이선생|작성시간26.06.11|조회수99 목록 댓글 10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가벼워지자~~~!

 

 

네이버에서 운영하는 내 블로그에 방문객이 하루 평균 1,000 명 정도이다.

대부분이 중고생 그리고 대학생들이다.

그들이 와서 보고 가는 것은 주로 학습자료들이다.

 

고교 교사 시절, 그리고 대학에서 문학 강의를 하면서

정리해 놓은 것을 보고 가는 것이다.

그러니 중고생들의 수행 평가라든가, 대입 수험생들의 문학 과목 수업 자료

그리고 대학생들의 교양으로서의 문학과목 자료 등이 주된 관심사가 된다.

 

2008년에 파워블로그(Power Blog)로 선정되어 각종 기념품도 받았고,

현재에도 내 블로그에는 포스팅 내용에 따라 관련 광고가 붙고 있다.

 

지난 주 어느 날 점심을 먹고는, 방문객 숫자가 2000을 넘은 것을 보고 화면을 저장해뒀는데

30,000 명을 넘은 때도 있었다.

(※요기 참조 → https://blog.naver.com/lby56/150091069307)

하기야 누적 방문객이 600만을 돌파한 지 꽤 되었으니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런데 궁금했다.

하루에 기껏해야 500 명 정도이던 방문객이

뭐 볼 게 있다고 갑자기 1,000명, 2,000명이 되는 것인가.

 

통계를 들여다 봤더니 4월 첫 주와 둘째 주에 하루 평균 근 2,000 명이 다녀갔다.

이들은 무엇을 보고 갔을까.

 

유입 유형을 보니 93.2%가 검색 유입이다.

그러니 뭔 단어를 검색했을 때 구글, 네이버 그리고 다음에서

그 내용이 내 블로그에 있다고 알려준 것이다.

 

무엇을 검색했을까.

위 표에서 보면 검색한 사람들의 80% 정도가 영산홍, 철쭉과 관련된 것들이다.

 

아하^^

때는 바야흐로 4월.

한창 피어나는 철쭉과 영산홍을 보며 궁금했던 모양이구나~~!

 

아니나 다를까, <진달래-철쭉-영산홍 구분하기>란 포스팅에

댓글이 스무개 이상이나 달렸다.

(스무 개 정도면 내 블로그 포스팅 중에서는, 학습자료를 제외하면, 손가락 안에 드는 댓글 수이다)

 

사실 그 글은 여행 모임 회원 중 한 분이 트레킹 중에 묻기에 설명을 해 준 것을

다시 모임 카페에 간단하게 설명한 글을 올렸고,

그것을 그대로 블로그에 다시 정리해 두었던 것이다.

(※ 요기에 있다 → https://blog.naver.com/lby56/220314090274 )

 

따지고 보면 내 얇팍한 상식으로 가볍게 쓴 글이다.

그런데 그렇게 가볍게 쓴 글이 네티즌들에게 읽힌다.

 

사실 내 블로그에는 정치, 사회, 역사, 문화와 관련된 사색의 글들이 많다.

공감이 가는 남의 글을 그대로 포스팅하기도 했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들을 정리해 놓기도 했다.

 

년 전에는, 문학과 관련하여 문득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 두었다가

그것을 본 출판사의 제의에 <강의실 밖 문학수업>이란 책까지 출간했다.

 

그런데 내가 깊이 생각하며 밤을 새우고 쓴 글들,

담배를 태워가며 고민 고민하며 쓴 글들은 네티즌들이 읽지 않는다.

즉, 이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야 할 문제들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가볍게 읽고 흘려버릴 것들이 판을 친다.

 

TV프로그램들과 관련하여 너무들 가볍다고

조금만, 아주 조금만 진지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러다가는 뉴스까지도 개그맨들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했었다.

.

.

.

그러던 어느 날.

딸내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오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 도중에, 의미는 다르지만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 제목을 빌려

요즘 세대들이, 요즘 사회가 너무 가볍지 않냐는 말을 하기에 이르렀다.

 

딸내미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세상이, 사회가, 요즈음 세대들이 조금만 더 진지해지기를 바라는 것보다

아버지가 조금만 더 가벼워지는 것이 쉬울 텐데요.>

 

뭔가 뒤통수를 때리는 것 같았다.

고희를 넘긴 아버지가 딸에게 배운다.

 

스무살 시절부터 가르치는 일을 했다.

군에서도 교관을 했고, 고교 교사, 학원 강사를 거쳐 지금까지

대학에서 혹은 일반 대중을 상대로 강연을 하며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으리라.

 

매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공부하듯이

모든 것을 연구하고 깊이 사색하는 습성.

그런 것들이 내 얼굴까지도 근엄하게,

좋게 표현하여 중후하게 만들었으리라.

 

많은 사람들이 내 첫인상이 무섭다, 무겁다,

근엄하다 혹은 가까이 접근하기 어렵다~~고들 했다.

그나마 년 전에 골수염 대수술을 한 후에 인생관이 달라졌고

(검진을 한 의사가, '아직 죽을 운명은 아니군요'라 하며 곧바로 수술을 했으니까)

 

내 얼굴에 웃음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오랜 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나를 보고 얼굴이 참 편안해졌다고들 한다.

 

사실 지나간 시절 사진과 요즘 사진들을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젊은 시절부터 얼마 전까지 사진 속 내 얼굴은 경직되어 있었다.

늘 고민하고 사색하는 얼굴.

마치 반만 년 대한민국의 고민을 혼자 짊어지고 있는 듯한 얼굴.

 

그러나 근년에 들어 찍은 사진 속 내 얼굴은 항상 웃고 있다.

빙그시 웃는 그 표정이 나도 참 보기가 좋다.

그래서 나는 내 젊은 시절 사진보다 근래의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든다.

 

그런데 여기서 더 가벼워지라고?

딸내미가 웃었다.

 

<너무 가벼워지시지는 말구요.

그러면 아버지가 아니잖아요.

그 정체성을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가벼워지시면 되요.>

 

노력해 보자고 했다.

그래, 블로그에 내 고민과 연구와 사색과 가르칠 것들을 정리하자.

그리고 틈틈이 요즈음 세대들이 원하는 아주 가벼운 글도 쓰자.

내가 먼저 가벼워져서 저들이 그저 즐겁게 읽을, 가볍게 읽고 갈 글을 쓰자.

 

이런 생각을 했다가도,

이내 하루 500명이 아니 1,000명, 3,000 명이 아니어도 좋다.

단 한 명의 독자라도 내 뜻을 알아주는 사람과

함께 고민할 글을 쓰자로, 시나브로 바뀌고 만다.

 

하긴 모임 카페에 게시한 내 글의 조회수 그리고 댓글 수만 봐도 안다.

내 글이 얼마나 무거운지를~~~!

 

친하게 된 어느 회원이 그랬다.

 

<이선생님 글에는 댓글 달기가 겁나요. 내 무식이 탄로날까봐서요.>

 

그런가?

몇 년 전에 비해 무진장 가벼워진 것인데

다른 사람이 볼 때에는 아직도 무거운 모양이다.

 

그래도 어쩌랴.

생긴 대로 놀아야지.

ㅎㅎㅎㅎ

 

딸내미가 한 말을 다시 한 번 새긴다.

세상이 진지해지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조금 더 가벼워지자.

 

그래 글은 모르지만, 내 머릿속 사고는 모르지만

말과 행동에서 그리고 얼굴 표정에서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가벼워지자.

 

....그런데,

그런데,

이 글은 무거운 글일까 가벼운 글일까.

내가 어찌 아누, 읽은 사람이 알아내겠지~~!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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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늘 긍정적 관심.
    고맙습니다.
    ^(^
  • 작성자흰구름도사 | 작성시간 26.06.11 다른 사람들한테 언제나 늘 존경받기를 원하는 마음이 무거운 글을 쓰도록 이끌어겠지요.
    존경 받는다는 의미는 기쁜 삶으로 가는 동기부여가 되기에 충분하지요.
    딸의 입장에서는 조금만 가볍게 마음을 동여 매라고 한 건, 아마도 격의 없는 아빠에 더 충실하라는 뜻이겠지요.
    혹시 제 댓글이 마음에 안 드시면 회초리를 들어주세요.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회초리라니요.
    진솔한 느낌, 고맙습니다.
    ^(^
  • 작성자시니 | 작성시간 26.06.11
    이선생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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