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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사랑방

참 알뜰하게도 썼다

작성자부천이선생|작성시간26.06.10|조회수119 목록 댓글 4

참 알뜰하게도 썼다

 

 

만 65세가 넘으면서 나라로부터 기초노령연금이란 것을 받게 되었다.

그때 문득 든 생각.

내가 나라를 위해 뭔 일을 한 것일까.

내가 뭘 했다고 나라에서 돈을 주는 것일까.

 

겸손이 아니라 그냥 공돈을 받는 것이 영 찜찜했다.

물론 양심적(?)인 사람이라고 찬사를 보낼지 모르나

국가의 복지정책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오만일 수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그런 오만은 좀 사그라들었는데.

 

코로나 때에 또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지원금이 여러 차례 나왔는데

일반 국민들 대상으로 나온 것 외에,

도서관에서 창작 강의를 할 때였기에

코로나로 인한 집합 금지로 강의가 지속되지 못하자 지원금이 나왔고

문학인들을 위한 창작 지원금까지 나왔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나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

그런데 그런 혜택을 받을 만큼,

내가 나라를 위해 뭐라도 한 일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나의 사회활동 그리고 경제 활동이 이 사회와 국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나 먹고 살자고 한 짓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그것을 나라를 위해 일을 하며 나이 들었다고,

흔히 말하는 어르신 소리 듣게 되었다고 돈을 준다?

글쎄, 나이가 뭔 벼슬이라고.

 

이번에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라는 것이 나왔다.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벌인 전쟁 탓에

원유 공급에 지장을 받으며 유가가 올랐다고

그 피해 지원금이란 것이다.

 

유가가 오른 것하고 나하고 뭔 관계가 있을까.

차를 가지고 있지 않으니 휘발유 값이 아무리 올라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것.

유가가 오르며 각종 소비재까지 영향을 받으니

국민들 모두 피해를 입은 것.

그래서 지원금을 준다는 것인데,

그것도 빚을 내서 주는 게 아니라

이재명 정부 들어 코스피가 오른 것에 발맞춰

여러 분야에서 세금 수입이 늘었기에

나라 살림에 큰 부담 없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준다는 것이다.

 

대통령 하나 잘 뽑았다는, 효능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서 내가 뭘 했다고? 하며 또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직도 나라의 거시적인 복지정책을 이해하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공돈을 받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그렇다.

하긴 돈 준다는데 싫어할 이유는 없지만,

과연 내가 그 돈을 받을 만한 일을 했는가, 하는 책임감이다.

 

주민등록상 생년을 따져 요일별로 지정을 했으니

제 요일에 맞춰 신청을 했고, 이튿날 입금이 되었다.

 

어떤 녀석은 담배 두 보루를 샀다고 하고

어떤 녀석은 소주를 한 박스 사뒀다고 자랑을 하는데

나는 그저 부천 시내, 사용 가능한 용처에서 자질구레한 것을 소비하는 데에 썼다.

 

그리고 오늘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바닥이 났다.

 

통장에 있는 돈 중에 피해지원금이 먼저 사용되었는데,

사용처가 아닌 곳에서 카드를 내면 내 돈이 나가고

가능한 곳에서는 지원금이 우선 지불되었다.

그러나 보니 이제서야 바닥을 드러냈는데

남은 금액이 0원이란다.

참 알뜰하게도 썼다.

 

나라 살림에 문제가 없다면

이런 지원금은 자주 줄수록 좋은 게 아닌가.

하긴 돈 몇 푼 받았다고 일하지 않는 것들도 있다고 하니

그런 것들이야 그렇게 살라 하고

우리 같은 일반 시민들이야 일 제대로 하면서

외식도 하고 평소 갖고픈 것을 살 수도 있으니

이 아니 고마운가.

 

그래서, 그 고마운 마음에 더 알뜰하게 썼는지도 모른다.

혹시 아는가, 알뜰하게 썼다고 더 줄지~~~!

(웃자고 한 소리에 태클 걸기 없기.)

 

안내문자에 뜬 '남은 금액 0원'을 보면서

솔직히 조금은 아쉬웠고 허탈했다.

겉으로는 의연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더 안주는가 하는 욕심?

그러니 나는 지금도 벤뎅이 속알딱지인게다.

 

— 6월 9일의 궁시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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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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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우정이 | 작성시간 26.06.10 난 아직 이번에 나온거 신청 안했는데 해야겠어요
    잘한것도 없는데 창작 지원금 두번이나 받아 모아둔 글 몽땅 내 놨기에 흐믓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일반 서민이라 후딱 신청해서 잘 썼씁니다.
    ㅎㅎㅎㅎㅎ
  • 작성자나 이화 | 작성시간 26.06.10 우리 국민들은
    너무 착해요.

    늘 당하고만 살아온 국민이라서 당연한것도 당당하게 받질 못해요. ㅎㅎ

    기득권 층은
    너무나 당연하게 어마무시
    가져 가고 뻔뻔스러울정도 인데 ㅋㅋ

    당연히 당당하게
    더 가져가도 되는
    자기 몫도 주춤하고 미안해하고 받아도 되는가 합니다.

    그돈 받아도
    기간내에 써야하고
    자기 지역에서 써야합니다.

    이란전쟁으로
    하수도가 슬슬 막힙니다

    정부는
    하수도 막히지 마라고 순환 되라고
    물코 틀라고
    주는 겁니다.
  • 답댓글 작성자부천이선생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1 오호^^ 그런 생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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