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유월에 돌아가셨습니다.
병원 한 번 안 다닌 건강한 분이었는데
갑자기 대장암 선고를 받고
6개월 만에 돌아가셨습니다.
86세의 연세로 하늘나라로 가셨지만
전 여전히 아쉽고
잘해 드리지 못한 게 후회됩니다.
6월이면 더욱 아버지가 그립고 보고싶습니다.
외동딸인 절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셨던 아버지...
울아버지는 원래도 시력이 좋지 않았는데
연세가 드셔서는 백내장수술 후유증으로
거의 사물이 안 보였습니다.
그런 아버지가 늘 안쓰럽고 아프게
가슴을 후볐습니다.
평생 자식들 위해 일 하셨던 아버지.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최고였지요.
노년에 여행도 다니고 즐기셔야 하는데
눈이 잘 안보여 고생을 하셨지만
한번도 불편함을 내색하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의 독서',
이 詩는 아버지를 위해 쓴 시입니다.
두 번째 시집인 <서랍 속에 눕다> 에
수록되어 있는 시이죠.
시집출간은 2017년 10월에 했는데
아버지는 그해 6월에 돌아가셨습니다.
제 시를 참 좋아하셨는데
출간을 앞두고 떠나 가셨습니다.
아동문학가인 동료 문인이 얼마전
<아버지의 독서>를 낭독했다며
보내 주었습니다.
요즘 유튜브를 시작했나 봅니다.
문득, 아버지가 보고픈 유월의 하루입니다.
https://m.youtube.com/shorts/C3D4-d82rvw
아버지의 독서 / 고경옥(섬아)
아버지는 만집니다
뽀송뽀송 돋은
쥐똥나무를 만집니다
담장도 손바닥을 펴고
주욱 만집니다
돌멩이나 꽃잎도
하물며 급하게 지나가는 바람도
하나하나 빠트리지 않고 만집니다
골방에 누워 구순의 컴컴한
겨울을 극진히 만집니다
모양이 궁금할 때
색깔이 알고 싶을 때
크기나 넓이에 대한 사유에 골몰할 때도
깊은 우물 속 같은 눈을 지그시 감고
가만히 짚어가며
애틋하게 만지는 줄만 알았는데
언제나 선명하게 읽고 계십니다
돌아가시기 일 년전쯤 제주도에서.
제주도 카페에서.
커피와 햄버거를 무척 좋아하셨지요.
돌아가시기 2년 전쯤 경주여행 중.
손 꼭 잡고 다니시던 아버지, 엄마...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보 라 작성시간 26.06.24 방장님의 글을 읽으며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 집니다..
기침때문에 감기인가 하고
동네 병원 같다 큰병원에 가서 검사 받아 보시라고 해 갔는데 검사결과 폐암말기
도저히 받아 드릴 수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옮기시고
다시 검사 받으려고 했더니
재검 의미가 없으니 마음의
준비 하라고..
그리고 한달 후 돌아가셨지요
그후 몇년은 돌아가신 걸
인정 못하고 어딘가에 계실거 같았고..
4기가 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죄책감에 힘들고..
돌아가신지 18년이 흐른
지금은 여행가면
부모님 모시고 왔었더라면..
맛있는거 먹으면
아버지도 같이 먹었으면..
맏딸이라 유독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그 사랑을 잊지 못하고 늘
가슴 한켠 그리움이 자리하고 있네요..
-
답댓글 작성자섬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4 아... 한달 만에 돌아가셨다구요...
얼마나 황망했을까?
더구나 18년전이면 젊으셨을텐데...
보라 친구야~~
그대가 이렇게 이쁘게
잘 살고 있으니
아버지는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실 거야.
좋은 곳에서 편하게 지내시리라.^^ -
답댓글 작성자보 라 작성시간 26.06.24 섬아
아버지가 늘
80세 까지만 살고 돌아 가는게
좋다고 입버릇 처럼 말씀 하시더니 정말 80세에 돌아가셨어요..
지금 살아 계셨으면 98세 신데.. -
작성자행복 작성시간 26.06.25 섬아 방장님의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글을 읽고 나는
계속 마음아파서 댓글 바로 못 달고 이제야 씁니다~^^
내 아버지는 "한량(閑良)" 으로 인생을 사시며
그 젊은 시절부터 돌아 가실때 까지 야구를 너무 좋아 하셨지요~^^
돌아실때는 암으로 고생을 하시다 가셨거든요.
돌아 가신지 어언 30년이 지나고 섬아 방장님 글을 보니 나도 친정 부모님이 얼마나 그립던지요.
가슴앓이를 몇일 했습니다~^^
부모님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련하고 하늘만 올려다 보면 얼굴이 그려지네요 .
이젠 나도 나이가 깊어가는거 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섬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25 아쿠... 행복언니...
언니도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깊어진 며칠이었군요.
슬퍼하진 마세요.
좋은 곳에 계실테니요...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요즘 여성방에서 언니가 안 보이니
무슨 일 있으신가 궁금했어욤.
자주자주 들러주이쏘~~
지가 목 빼고 기둘리고 있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