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김 난 석
어느새
어느새 오네
가고 오는 건 정한 이치지만
서러움이여 가고
반가움만 오너라
어느새
어느새 나네
날고 날고 날면
미명(未明) 뒤에 밤이 가고
여명(黎明)이면 동은 트려니
어느새
어느새 내리네
바람이여! 일어 일어
온기라면 더 오르고
냉기라면 가라앉아라.(졸 시 '새해' 전문)
새해가 지난 지 사흘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의례히 이런저런 마음을 다지지만
단단히 먹은 마음이라도 오래가는 건 아니어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말을 남기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마음먹은 게 있기라도 한가?
있다, 마음의 평온이다.
*그대는 어떤 희곡 작품에서
작가가 그대를 등장시켜서 연출하려고 하는
일정한 역할을 맡는 인물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역할이 짧으면 짧은 역할을,
그 역할이 길다면 긴 역할을 그대가 연기해야만 되는 것이다.
작가가 그대에게 가난한 자의 역할을 연기시키려고 한다면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야 된다.
그대를 학대하는 것은
그대를 욕하고 구타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일을 굴욕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그대의 관념이다.
누군가가 그대를 화나게 했다면
그것은 다만 그대 자신의 관념이 그대를 자극한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사건이 일어난 순간
그 관념 때문에 정신적 혼란을 가져오게 해서는 안 된다.
나중에 깊이 생각할 여유가 생겼을 때
그대는 반드시 자기 자신을 억누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떤 일이 그대 신변에 일어날 때는 반드시 그렇게 타일러 주라.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그대에게 장애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테니까.*
(에픽테투스의 *제요* 에서)
스토아학파의 철인 에픽테토스의
’제요(提要)‘의 한 구절이다.
스토아학파의 사상은 자칫 운명론에 빠질 우려도 있다.
그러나 사상적 지주 없이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있어선
영혼의 평정을 찾기 위해서라도
가슴에 새겨야 할 경구라 하겠다.
아파테이아(apatheia),
영혼의 평정은 그리 쉬 이루어지는 건 아닐 게다.
그러나 육신을 관념이나 의지로부터 떼어내는 연습을
부단히 함으로써
우리는 육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영혼의 평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게다.
칭송이나 인기는 타인의 평가에 터 잡는다.
그런 고로 자신의 관념과는 무관한 것이요
그런 고로 자신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하루아침에 유명해졌다가도
하루아침에 허물어지기도 하는 것이리라.
그러기에 인기는 덧없는 것이라고도 하고
허망한 것이라고도 하는 것 일게다.
저주나 학대도 타인의 평가에 터 잡는 것이어서
자신의 관념과는 상관없는 것이요
고로 이로 인해 괴로워하거나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을 게다.
모쪼록 평온을 유지할 일이리라.
육신에 탈이 났다 하여
영혼에 탈이 난 것은 아니다.
다만 동병상련(同病相憐)으로 아파할 뿐이요
의지의 장애를 일으킬 이유는 없을 게다.
모쪼록 평온을 유지할 일이리라.
아파테이아(apatheia)
이 아침, 영혼의 평정을 생각해 본다.
영혼의 평정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석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4 그러시군요.
그말은 *제요*에 있는 글을 그대로 따서 옮겼는데 읽기에 거슬렸나보네요.
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네요.
오늘은 날이 많이 풀렸는데
가벼운 하루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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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산애 작성시간 26.01.04 석촌
거슬렸다고 하기 보다는
그냥 저 개인적인 심정을 표현 한 것인데
그런 이야기로 선배님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한 모양입니다.
단어가 주는 이미지가 조롱을 하거나 비하하는 의미로 보일 수 있어서
그냥 불편한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는 했었는데 그런 것이 글의 내용을 바뀌게 했습니다.
아무튼 마음 편치 않게 해 드려 송구스럽습니다. 오늘은 오래간 만에 집에서 푹 쉬고 있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석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4 산애 새해를 맞아서 마음의 평정을 찾자는 취지의 글이니
몇자나 몇줄 줄이는거야 아무상관 없지요. -
작성자그리운 작성시간 26.01.04
아마도 범종에 부조 되어 있는 것 같은데,
비천상의 신비로운 모습이
마음의 평온을 갖다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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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석촌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1.04 그렇습니다.
소리의 파장이 마치
비상 비비상처를 향하는 것 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