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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힐 동호회

Today 와 옛사랑

작성자달항아리|작성시간26.06.12|조회수251 목록 댓글 19

안녕하세요? 팝힐방에 달항아리가 처음 인사드립니다. ^^
20일 토욜에 모임 첫 참석에 앞서서 먼저 글 한 편 들고 왔습니다.
동영상 곁들인 글 쓰고 싶어도 제가 주로 글 올리는 삶방에서는 동영상 금지라서 아쉽던 차에,
팝힐방에는 노래 영상과 함께 글을 쓸 수 있어서 좋네요.
오늘은 팝송 존 덴버의 Today와 가요 사월과 오월의 옛사랑, 두 곡에 관한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존 덴버의 투데이.
가사 첫 소절이, 꽃들이 넝쿨에 피어있는 동안 나는 당신과 딸기를 먹고 와인을 마실 것이다.
즉 나는 현실이 행복하고 현실에 충실할 거라는 내용이예요.
노래 가사는 동영상 버튼 누르시면 쭉 자막으로 뜹니다.

그리고 제가 쓰고픈 이야기는요.. ^^
이 곡을 들으면 제 첫사랑이 생각이 나요. ㅎㅎ
교회 오빠였던 제 첫사랑, 그 오빠가 최초로 익힌 팝송이 존 덴버의 투데이라고 말했었거든요.
45년 여가 지났어도 제가 그걸 기억을 하고요,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꼭 그 오빠가 생각이 납니다. ^^
그 투데이가 이젠 예스터데이가 되다 지쳐서 히스토리가 됐네요. ^^
달항아리가 스무 살 스물 한 살이던 시절이 있었다니 실화입니까? ㅎㅎ

두 번 째 곡 옛사랑.
당연히 옛사랑이 된 그 시절 그 오빠와의 인연.
이 곡에 얽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날이 언제였냐 하면, 1981년 이른 봄, 국회의원 선거일이었어요.
그날 그 오빠와 저는 휴일이니 서오릉으로 나들이를 갔어요.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서오릉을 즐겁게 돌아 다니다가,
버스 종점 부근 다방엘 들어갔지요.
디제이가 신청곡을 받던 시절, 저는 노래를 신청했는데, 신청곡은 듀엣 사월과 오월의 등불이었어요.
혹시 기억나시나요?
비오는~~ 저녁~~ 홀로 일어나~~
창~~밖을~~ 보~~니~~
구름 사~~이로 푸른 빛을 보이는~~ 내 하나 밖에 없는 등불을~~~
이런 가사로 시작되는 노래예요.
제가 그 노래를 좋아했었고,
넓고 외로운 세상에서 길고 어둔 여행길 너와 나누리, 이런 가사를 그 오빠랑 들으면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청했어요.
아 그런데.. 디제이가 신청한 곡 등불은 안 틀어주고,
마침 그 곡은 레코드가 없다며, 대신 사월과 오월의 다른 노래를 들려주겠다면서 옛사랑을 틀어주는 거예요! ㅠㅠ
가사 내용은 아시다시피 헤어진 옛님이 그리워 슬픔에 젖은 절규..
희망찬 사랑 노래를 청했다가 엉뚱한 실연가를 들으며 오빠와 나는 헛웃음을 웃고 말았지요. ^^
아 놔 진짜.. 그때 그 디제이가 오빠와 나의 사랑에 저렇게 초를 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ㅎㅎ

디제이가 옛사랑 노래로 초를 친 탓인지ㅎㅎ 넉 달 후 7월에 오빠와 저는 헤어지게 됩니다.
그 오빠는 홀어머니 슬하 7남매의 장남이고 나보다 나이가 꽤 많아서 대학 졸업 후 군대도 갔다왔고 2년차 회사원이었는데
오빠가 진지하게 결혼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니 제가 감당이 안 됐어요.
제가 교대 2학년 때였고 당시 교대는 2년제였는데
학교 졸업하고 바로 결혼하자는데.. 저는 결혼을 생각하기엔 너무 어렸고
결정적으로 무남독녀인 저는 병석에 계신 아버지와(그해 가을에 돌아가심) 경제력 없는 엄마를 책임져야 하니 그 집에 맏며느리로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우린 안 된다고, 나 말고 다른 여자 만나라고 이별을 말했고,
피차 눈물 줄줄 흘리며 아프게 헤어졌습니다.

그때 그 디제이가 옛사랑 노래로 초를 치지 않고 희망찬 등불 노래를 들려줬다면,
저는 그 오빠랑 맺어져서 오래 오래 잘 살았을까요? ㅎㅎ
제 오랜 친구들은 한결 같이 말합니다.
그때 그 장남에게 안 가고 착한 차남이었던 네 남편에게 간 것이 정말 잘한 결정이었다고요.
장모님의 여생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그는 지켜서 장모님 돌아가실 때까지 34년을 한집에서 살았고
이날 이때까지 가정과 자식에 대한 책임과 제게 대한 신의를 한 번도 저버린 적이 없습니다.
고마운 사람입니다.. ^^

팝힐방에 팝송 한 곡과 가요 한 곡에 얽힌 이야기를 올렸네요.
앞으로도 가끔 노래 곁들인 글을 써볼게요.
긴 글 읽어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아~~ 토욜 모임 기대돼요~~ 팝힐방 좋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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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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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달항아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4 ㅎㅎ 제가 삶방에 올렸던 AI 변조 사진을 가지고 오셨네요.
    팝힐방 좋은 방이라서 전부터 오고 싶었는데,
    작년 뇌수술 이후 노래 부르기를 계속 자제하던 터라 못 왔습니다.
    이제 맘껏 노래해도 아무 지장 없다는 집도의 교수님의 승인을 받았으므로 노래 부르기 취미를 살려볼까 합니다.
    반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 답댓글 작성자수지맨장호열 | 작성시간 26.06.14 달항아리 아우~
    박수 기립박수 딥따 보냅니다~^^~
  • 답댓글 작성자달항아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4 수지맨장호열 선불로 박수부터 쳐주시니 감사 감사합니다. ㅎㅎ
  • 작성자그리운 | 작성시간 26.06.14
    달항아리님,

    얼핏 둥그레 당실한 백옥 빛의 항아리, 어쩌면,
    화백의 손 기운이 느껴지는 철화의 난이 있을지도 모르는,,,

    신기하게도 닉이 주는 연상과 거의 흡사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존 덴버의 투데이는 중딩 때 기타 치며 마이 했었던 곡인데,
    시절인연이 닿으면 함 불러 보겠습니다~~

    정모 때 뵐게여~~,^^



  • 답댓글 작성자달항아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4 제가 항아리처럼 두리뭉실하긴 해요. ㅎㅎ
    달항아리의 맑음과 원만함을 닮고 싶은데 제 성품도 모습도 그렇지 못하나,
    그리운 방장님께서 닉과 제가 흡사하다시니 매우 매우 감사합니다. ^^
    방장님께서 팝힐방에서 기타치며 투데이를 부르시게 되면 손바닥에서 불이나도록 박수를 쳐드리겠습니다. ^^
    좋은 방을 잘 이끌어주심 감사드립니다.
    토요일에 반갑게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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