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팝 힐 동호회

노래 잘하는 여자를 아는데 자랑할 데가 없다

작성자유현덕|작성시간26.06.16|조회수454 목록 댓글 23

 

요즘 월드컵 축구 열기로 뜨겁다.

축구의 발상지이자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를 가진 나라 영국과 한국의 축구 열기를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월드컵이 열리고 있는 동안이기에 축구 소식은 당분간 뉴스에 자주 나올 것이다.

 

오전부터 직장 후배들이 축구 이야기를 했다. 열성팬인 한 친구는 새벽까지 축구를 본 모양이다.

그중 오늘 새벽에 열린 경기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이 비겼다고 한다. 축구 강국인 스페인과 붙어 무승부를 한 상대국은 카보베르데,,

 

오잉? 카보베르데? 이런 나라도 있었나? 대부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사회과부도 책을 펴놓고 세계 지도를 보며 나라 위치와 수도를 익혔다.

이디오피아 수도는 아디스 아바바, 아르젠티나 수도는 부에노스 아이레스 등등, 나의 이런 대책 없는 호기심에도 불구하고 카보베르데란 나라는 몰랐다.

 

카보베르데는 아프리카 먼 바다 대서양에 있는 섬나라로 이번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한 나라다.

인구가 제주도보다 적은 53만 명에 불과한 소국이다. 14억 인구대국 중국도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대단한 경사다.

팝힐방에서 웬 월드컵 이야기를? 할 것이다.

 

오늘 나는 축구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카보베르데 하니까 문득 한 가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바로 세자리아 에보라Cesaria Evora다.

이 가수는 카보베르데와 동격이다. 한국을 BTS나 조용필과 동격이라 하면 오바라고 여길 테지만 이 나라에서는 비약이 아니다.

 

우리나라 세종대왕처럼 카보레르데 지폐에는 세자리아 에보라 초상이 들어가 있을 정도니까.

내가 이 가수를 언제 알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빌리 헐리데이와 아말리아 로드리게스보다는 훨씬 늦게 알았을 것이다.

어느 날 을지로 지하상가를 걷던 중 음반점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에보라 곡이었다.

 

나는 문을 열고 지금 나오는 가수와 곡을 물었다. 주인이 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줬다.

이후 나는 세자리아 에보라의 팬이 되었다. 곡도 좋았지만 그녀의 인생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서사가 있는 사람에게 끌림이 가는 것일까.

 

한때 광화문에서 인사동까지, 그리고 종로가 나의 나와바리였다. 책벌레여서 교보문고와 종로서적에 있는 시집 코너가 언제나 약속 장소였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 일행이 조금 늦더라도 서로 애를 태울 필요가 없었다. 시를 읽으며 30분 정도는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었으니까.

 

책을 읽고 나면 음악이 고팠다. 종로서적 앞에는 리어카 행상이 있었다. 우스개 소리로 길보드 차트란 말이 있을 정도로 고객이 많았다.

이곳은 주로 야매 테잎을 팔았고 가난한 나는 여기 단골이었다.

 

세자리아 에보라 테잎을 찾으니 없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근처 뮤직랜드를 갔다.

종로서적처럼 예매처이기도 했던 곳인데 카라얀의 사진이 걸려 있던 음악인의 성지였다. 그곳에서 처음 그녀의 씨디를 샀다. 들을수록 너무 좋았다.

 

노래도 제대로 알면 세상이 보인다.

가방 끈 짧은 내가 포르투갈어 가사를 제대로 알아듣기야 했겠느냐만 묘한 슬픔이 묻어나는 그녀의 음성에서 흐르는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다.

 

대서양의 섬나라 카보베르데는 노예 무역선의 중간 기착지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 후손인 세자리아 에보라 노래에는 노예들의 애환이 서린 듯한 느낌을 풍긴다.

세상을 사랑하면 노래가 들리고 노래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이다. 입점 기념으로 그녀의 대표곡 하나 올린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샤론 . | 작성시간 26.06.18 오늘 밤에도 들어봅니다..
    쏘다~~쏘다...
    에스까미뇨 파싸꼬네~~
    고혹적인 목소리에 흠뻑 취해봅니다...

    타악기 반주가 아주 매력적입 니다.
  • 답댓글 작성자유현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8 와우~ 또 들으셨나 보군요.
    노래 취향을 보면 대충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던데 댓글만으로도 샤론님 성품을 짐작할 때가 있답니다.

    뒷배경에 나오는 타악기 매력까지 잡아내는 걸 보면 음악을 제대로 아는 분이시구요. 악기 연주를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영상 하나 첨부합니다.
    선물이여요.^^
    https://youtu.be/dNVrdYGiULM?si=MlGY2ajGv0kE0-Pk
    첨부된 유튜브 동영상 동영상
  • 답댓글 작성자샤론 . | 작성시간 26.06.18 유현덕 세자리아 에보라..가수는
    마치 우리네 어머님 같은 외모에
    목소리도 허스키 하고.
    상상한것과 다른 외모네요..ㅎㅎ

    기타리스트나 뮤지션들이 모두 개성있고 다들 멋지네요..
    타악기와 기타..
    허스키 보이스..
    대서양에서 들려오는 귀한 음악 접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올랜도 | 작성시간 26.06.19 new 이 가수 좋아하는데 반갑네요
    tiempoY silencio 즐겨 듣는 노래네요
  • 답댓글 작성자유현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new 아하~ 올랜도님께서 세자리아 에보라 노래를 좋아하신다니 무지 반갑습니다.
    Tiempo y Silencio 는 파두 냄새를 풍기면서도 에보라 특유의 음색이 잘 나타난 노래이기도 하지요.
    저도 올랜도님처럼 이 노래를 가끔 들었는데 오늘도 함 들어 봐야겠습니다. ㅎ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