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늦게쓰는 심사평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6.06.20|조회수62 목록 댓글 1

 

 

 

늦게쓰는 심사평

 

 

 

 

 

모 청소년 백일장 심사 볼 때다

대상을 두고 심사자들끼리 서로 날 세우는데

답 없는 삶처럼 답 없는 시(詩)

그 와중에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날의 시제 중 하나였던 기술이라는 제목으로

“나는 나를 두들기는 대장장이”

라고 첫 줄을 일갈하고

문장은 덜 영글었지만

자신을 정련해가는 이야기를 쓴 아이가

눈에 띄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늦게나마 그 아이를

무명의 내 시詩에 불러내는 것은

K 선생님이 내 일기장에 써놓은 한 줄,

그 붉은 주문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부디, 시(詩) 때문에 아프지 말고

시(詩) 안에, 시인(詩人) 안에, 시집(詩集) 안에 갇히지 말며

행과 행 사이, 연과 연 사이에 생의 고랑을 파는

시(詩)를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첫 줄에 좋은 시인이 될 자질을 내가 믿은 것처럼

산책길 팥배나무 잎에 초고 잡은 이 시(詩)를

어느 오지랖 넓은 새가 물어다

그 아이 창문 앞에서 명랑하게 읽어줄 것도 믿는다

 

 

 

- 장은숙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느림보 거북이 | 작성시간 26.06.22
    안녕하세요..
    뒤늦게라도 심사 평을 일기장에
    남겨 놓았으니 그 만도
    큰 행운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고심 끝에
    자신의 양심과 싸워
    관심있게
    적어 놓은 글이니까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PS~ 이와 같은 글이
    오늘 또 포시팅 되었기에
    오늘"늦게 쓰는 심사평" 글은
    운영자 방으로 이동하였음을 양해 바랍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