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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와 함께하는 성화 감상 (2) 렘브란트의 <성 가족>

작성자하늬바람|작성시간12.12.30|조회수730 목록 댓글 8

 

 

                                                                                                                               렘브란트 < 가족>

                                                                                       크기: 46.5x69cm, 제작년도: 1646. 소장처:카셀 국립미술관

 

 

퀴즈 1) <성 가족> 인데 요셉은 어디에 있을까요?

 

퀴즈 2) 액자 틀과 커튼은 진짜일까요? 그림일까요?

 

퀴즈 3) 성 가족 그림에 고양이가 왜 나올까요? 

          성 가족이 고양이를 키웠을까요?

 

흔히들 렘브란트를 '빛의 화가'라 한다고 합니다. '빛'을 잘 쓰기 때문인지, '빛'에 특별히 관심을 가졌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 유난히 '빛'이 돋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렘브란트에게 '빛'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잠시 묵상해봅니다. '빛'은 비추는 것입니다. 어둠 속에 묻혀 있는 것을 하나 둘 꺼내 줍니다. 몰랐던 것을 깨우쳐줍니다. '빛'이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히 '밝히는 데' 있는 게 아니라 그 밝힘으로 무언가를 '드러나게 하는 데'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빛'이 '진리'를 드러나게 하는 존재라 믿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앞이 캄캄할 때, 어디로 가는 게 맞는지 도저히 알 수 없을 때 '빛'은 그가 비추는 '진리' 앞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는 존재라 믿고 싶습니다. 어쩌면 렘브란트는 그 '빛'으로 그 '진리'를 밝히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순전히 제 생각으로 렘브란트의 생각을 우겨보는 것입니다.

 

아무튼 렘브란트는 이 그림에서 '빛'을 아기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그림 중앙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고양이에게로 비추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어떻게 마리아와 요셉이 맡은 바 소임을 잘하고 있는지 마리아 뒤에서 살짝 엿보시고 계신 '눈빛'이 이렇게 이 집을 비추는 '빛'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빛 가운데서 방금까지도 요람에서 칭얼대고 있었을지 모르는 아기 예수님을 안고 달래는 성모님의 모습이 포근합니다. 엄마 성모님의 목덜미를 꼭 붙잡고 계신 아기 예수님의 모습도 정겹습니다. 이렇게 단란한 가정을 잘 건사하고 지키기 위해선 요셉은 열심히 일을 하셔야 했겠죠? 집 한 켠에 마련된 작업실에서 사랑하는 부인 성모님과 사랑하는 아들 예수님을 위해 무아지경의 모습으로 무언가를 다듬고 계십니다. 어쩌면 집을 따뜻하게 데워줄 장작을 패고 있는 모습일 수도 있겠네요..

 

렘브란트는 예수님과 성모님, 그리고 요셉 성인 즉 성가족이 살고 있는 모습을 이렇듯 평범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당시의 여느 가정의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 않게 말입니다. 아빠는 아빠의 일을 하고 엄마는 엄마의 일을 하고 아기는 아기의 일을 할 뿐입니다. 어떠한 치장도 어떠한 가식도 없습니다. 이전의 성가족 그림이 황금빛에 온갖 장식을 동원한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왜 그랬을까? 렘브란트는 왜 이렇게 불손하게 성가족의 모습을 비루(?)하게만 그렸을까? 제가 찾은 답은 우리 안에 오신 성가족의 모습으로 그리려 했다는 것입니다. 저기에 있는 성가족이 아니라, 우리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모습의 성가족이 아니라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으로서의 성가족 말입니다. 그러자 우리도 희망이 생깁니다. 이렇게 보잘 것 없고 다툼이 잦고 부족함 가득한 우리 가족도 '성가족'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깁니다. 예수님의 성가족도 그랬으니까요. 다만 그속에서 저는 성가족 한 명 한 명의 충실한 모습에 주목합니다. 아빠는 아빠의 일에, 엄마는 엄마의 일에, 아기는 아기의 일에 충실할 때 그 가족이 '성가족'임을 어렴풋이 느낍니다.

 

모르긴 해도 성모님은 예수님을 돌볼때 '하느님의 아들이니 내가 꼭 열심히 안 돌봐도 하느님이 알아서 해주시겠지'하고 허술하게 돌보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요셉 성인도 '하느님 아들인데 내가 열심히 일 안해도 알아서 먹여주시겠지'하고 설렁설렁 일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허술하게 하지 않고, 설렁 설렁 하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모습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가끔 너무나도 무책임하게 하느님께 모든 걸 떠넘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가 해야할 일이 분명히 있음에도 무턱대고 하느님께 다 떠넘깁니다. 그러고는 묵주만 붙들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다 해주셔야한다고 강요하면서 말입니다. 그럴 때 하는 기도는 기도가 아니라 한갓 도피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는 먼저 내가 할 일을 다하고 그 다음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하느님께서 해주실 것을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하느님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 신앙인으로서 취해야 할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이야기가 그림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버렸나요? 아무튼 렘브란트가 이렇듯이 평범한 가정의 풍경으로 성가족이란 제목의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저 나름의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습니다.

 

다시 그림과 제가 드린 퀴즈로 돌아와서, 이 그림은 액자틀, 커튼까지 모두 다 그림입니다. 이 그림을 액자틀에 넣게 되면 두 개의 액자틀이 생기게 된다는 거죠. 왜 그랬을까요? 제가 배우기로는 당시에 사람의 눈을 속이는 그림, 그림과 실제를 분간할 수 없게 하는 그림 기법(환영 그림, 착시 그림이라고 한답니다)이 알려지고 있어서 렘브란트도 그것에 대한 자신의 지식과 그림 솜씨를 뽐낸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 정확한 이유는 렘브란트에게 물어봐야 알수 있겠죠. 다만 제 마음대로 해석으로는 당시에는 그림 값 못지 않게 액자 값이 비쌌다고 하는데요, 그림을 사는 사람에게 그것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한 렘브란트의 배려가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해보고요, 다른 한 편으로는 내가 기껏 그린 그림에 전혀 맞지 않는 액자를 끼우는 게 싫어서 자신이 액자까지 다 결정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것도 무척 신경이 쓰이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건 좀 억측이긴한데요, 자신의 그림을 그림이 아니라 현실로 봐달라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평범한 가족들에게 당신의 가족이 이 성가족일 수 있다는 희망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림 속 고양이에 대한 답인데요, 고양이는 당시 수호천사의 상징으로 종종 쓰였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악을 상징하는 쥐를 잡아먹는 동물이었기 때문에 성화에 종종 하느님의 수호천사로 등장한다고 합니다. 저는 사실 고양이털에 알레르기가 있기도 하고 그리 좋아하는 동물도 아니고 해서 잘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데요, 그래도 이 성가족에게 하느님께서 나름 이들을 위해 나름 비밀리에 파견하신 고양이가 있듯이 우리 모두의 가정에도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수호천사가 분명히, 우리 눈에 당장 들어오지는 않아도 어딘가에 숨어 있지 있을 것만 같아서 다른 때와는 달리 좀 사랑스러워 보이기도 하네요. 

 

지금까지 렘브란트의 <성가족> 내 맘대로 감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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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콩깍지/한나 | 작성시간 13.01.02 잘 감상하고 잘 배웠습니다!
    너~무 좋네요 이 코너.^^ 감사합니다.
  • 작성자에폿/베로 | 작성시간 13.01.04 대단하신 감상이십니다 ^^
    감상이 아닌 묵상으로 읽고 또 읽고 읽을때 마다 느낌이 달라요...
    저는 기도와 믿음에서 빛을 보았어요.
    실낯같이 스며들어 오는 가는 빛줄기 하나 ..
    그 빛이 주님이시며 생명이며 승리란 것을 ..
    묵상 잘 했습니다^^
  • 작성자바다/허헬레나 | 작성시간 13.01.26 혼신을 다한 집중력으로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하시는 요셉을 캄캄하게 처리한 화가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드러나시도록 언제나 침묵으로 겸손을 사신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만고 제 생각이지만요
    피디님을 통해 성화감상에 눈을 뜨기 시작한 느낌입니다. 감사~^^
  • 작성자따라/최F-로마나 | 작성시간 13.02.23 커튼은? 마음의 커튼을 걷어야 비로소 보임을 뜻함이 아닐까요?
  • 작성자강안젤라 | 작성시간 13.08.13 복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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