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시물을 받아쓰는 과보
故曰
要識披毛戴角底麽아.
卽今虛受信施者是니라.
有人 未飢而食하고 未寒而衣하니 是誠何心哉이리오.
都不思로다.
目前之樂이 便是身後之苦也라.
그러므로 말한다.
“털을 덮어쓰고 머리에 뿔이 있는 축생에 대해 알고 싶은가?
지금 헛되이 시물을 받아쓰는 수행자의 뒷날 모습이다.”
어떤 수행자는
배고프지 않아도 음식을 먹고
춥지 않아도 옷을 껴입기만 하니
안타깝다, 어떤 마음으로 이러한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구나.
눈앞의 쾌락이 바로 뒷날의 괴로임인줄.
《註解》
智論에
一道人이 五粒粟으로 受牛身하여 生償筋骨하고 死還皮肉이니라. 虛受信施는 報應如響하니라.
주해
『지도론』에서 “옛날 어떤 수행자는 곡식 다섯 알을 무심코 버린 과보로 소의 몸을 받아 살아서 뼈 빠지게 일하고 죽어서는 가죽과 살로 그 빚을 갚았다.”고 하였으니,
헛되이 신도의 시물을 받아쓰는 그 과보는
메아리처럼 분명한 것이다.
주1 지론(智論)
『지론』은 인도의 용수보살이 지은 『대지도론』의 준말이다. 『대품반야경』을 해석한 것인데 구마라집이 번역하였다. 『중론』등 용수의 논저가 대부분 ‘공空’의 입장에서 정리된 것인데 반하여 이 저서는 ‘제법실상’의 긍정적인 측면을 중시하여 보살이 갖추어야 할 실천적인 덕목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화엄종과 천태종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대지도론』에서 나오는 교범발제 비구의 이야기를 서산스님은 하고 있다. 부처님의 제자 교범발제는 비구로서 아주 오랜 과거세에 남의 밭에 있는 곡식을 몇 알 따서 잘 익었는가를 알아보고는 그냥 땅에 버린 적이 있었다. 그 과보로 전생에 소로 태어나 밭의 주인인 농부의 집에서 살아서는 일을 하고 죽어서는 고기로 그 빚을 갚았다. 교범발제는 전생에 소로 살아서 전생의 버릇이 많이 남아 있었으므로 소처럼 항상 먹은 음식을 토해 올려 되새김질을 하였다고 한다. 작은 일의 인과응보도 이처럼 어김이 없으니, 신도들의 정성스러운 시물을 수행자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헛되이 받아쓰는 일은 뒷날 참으로 무서운 과보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출처: 선가귀감, 서산대사 지음, 원순 역해, 도서출판 법공양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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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보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12 형제들이 모여 식사를 하면서
어릴 때 어머니께서
"밥 버리면 죽어서 소가 된다." 라는 하도 많이 들어서 음식을 안버린다는 언니 오빠들입니다.
밥솥의 밥을 퍼고 나면 쌀 한 톨 없이 깨끗하니 시댁의 조카랑 형님이 신기해 하십니다. 쌀 한 톨에도 인과응보가 있음을 오늘 새삼 배웁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
답댓글 작성자普賢. 작성시간 23.12.13 옛날 분들은 쌀 한 톨도 귀히 여기셨지요.
그 귀한 마음들은 어디로 갔는지.. -
작성자연무심 작성시간 23.12.13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
작성자법혜 작성시간 23.12.15 보문님, 오늘도 정성어린 공양 고맙습니다.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