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물리학자 미치오카쿠가 들려주는 우리 안에 있는 또 하나의 나에 대한 이야기다.
좌우 뇌는 완전히 같지는 않으며, 각기 다른 임무 수행을 한다는 사실을 캘리포니아공대 로저 스페리교수가 발견하자(이 공로로 1991년 노벨상). 이 사실은 일대 센세이션 일으킨다.
우리 머리 속에는 두 개의 의지가 육체를 지배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어서 가끔 왼쪽(우뇌 지배 받는 손)이 자신의 욕구와 상반되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뇌량 절단 환자 일부는 왼손으로 부인을 안으면서 오른손으로 부인 얼굴 타격한다. 아내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감정이 별개로 작용한 것이다.
어떤 여성은 옷 고를 때 다른 손은 완전히 다른 스타일 옷을 골라 결정 못하며, 한 남성 환자는 자신의 오른 손이 자기 목을 조를까 두려워 잠을 못잔다. 좌-우뇌가 분리된 환자 중에는 ‘한 손이 다른 손을 제어하려고 애쓰는’ 만화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이를 Dr. Strangelove syndrome이라 함. 인간의 부조리를 묘사한 스탠리 큐브 감독의 영화 ‘닥터 스레인지러브’에서 유래).
스페리박사는 좌우뇌가 분리된 환자들은 관찰한 끝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하나의 뇌 안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정신이 존재할 수 있다. 좌뇌와 우뇌는 그 자체로 의식을 가진 독립적 시스템으로 인지하고, 생각하고, 기억하고, 의지를 발휘하고, 감정도 있다... 또 좌뇌와 우뇌는 하나의 대상을 각기 다르게 인식할 수 있으며, 심하면 서로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 사례로 카쿠는 캘리포니아대학에서 분리된 뇌를 연구하는 마이클 가자니가교수와 나눈 대화를 들려준다. 가지니가교수가 우뇌 생각을 알아내기 위해 피험자가 쓴 글이나 낙서를 분석했는데, 어느 날 그가 한 환자의 좌뇌에 “학교 졸업 후 무슨 일 하고 싶나?”질문하자 환자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제도사가 되겠다고 답한다. 같은 질문을 우뇌에 물었더니 메모지에 ‘자동차 레이서’라 기술되었다. 바로 옆에 있는 좌뇌도 모르는 사이에 우뇌는 완전히 다른 욕구를 키우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우뇌는 자기만이 감정을 가진 것이 분명하다고 가자니가교수는 말한다.
또 카쿠는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우리 머릿속에는 고유한 인격과 욕망 그리고 자아인식이 있는 또 하나의 인격체가 존재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인격체는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인격체와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는 리타 카터의 말을 들려준다.
카쿠는 “당신의 내면에는 자유를 갈구하는 또 한 사람의 당신이 있다”는 말은 사실일지 모르고. 좌뇌와 우뇌는 완전히 다른 믿음을 가질 수도 있다며. 신경과학자 라마찬드란이 뇌량이 절단된 환자에게 종교가 뭐냐 물었을 때 그는 곧바로 무신론자라고 대답했는데 우뇌에 같은 질문을 하니 종교가 있다고 답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는 한 사람의 머릿속에 두 가지 종교에 대한 믿음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며 그는 말한다.
“그 환자가 사망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뇌의 반쪽은 천국에 가고, 다른 반쪽은 지옥으로 떨어질 것인가? 나로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다.” 미치오카쿠, 마음의 미래, 김영사, 2015, 67- 70쪽
https://youtu.be/aRiFY2Nm9Ng?si=0V4x3lySP1tF9yfq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5.27 법혜님 이런 얘기 신경과에 나오나요
-
작성자보문 작성시간 24.05.27 좌우가 분리되어 다르게 사고하고 행동한다니 참 생활이 다채롭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
작성자법혜 작성시간 24.05.28 맞습니다. 수십년전부터 신경과 교과서에 나오고 실제 임상에서도 드물지않게 볼 수 있습니다.
Alien hand syndrome 즉 외계인 손 증후군이라는 것이 대표적인데 뇌병변에 의해 한쪽 손이 다른 손을 자꾸 때리거나 건드리는 증상이 나타나지요.
그런데 위 사례를 보면 좌뇌와 우뇌에 각각 질문을 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어요.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개인적으로 인격이 각각 개별적으로 존재한다기 보다는 의식이 우리 뇌에 미만성으로 산재해 있기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게 더 불교적으로도 맞을 것 같고요.
산재해 있는 의식이 표현할 수 있는 도구(언어)를 만나면 표출되는 것이겠고요.
좌뇌에도 의식이 있으니 대답이 튀어나오고, 우뇌에도 의식이 있으니 대답이 튀어나올 수 있는데
정상 뇌에서는 여러 의식들이 전두엽에서 통합되어 이성적인 판단으로 필터링 되어 나올 것이고, 병변이 있는 뇌에서는 이것이 안되어 엉뚱한 대답들이 나올 것이고요.
여러가지 대답이란 것도 실은 우리 의식속 무수히 많은 망상의 반영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한가지 경계를 만났을때 수없이 명멸하는 번뇌들을 보면 당연히 그럴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