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참석하신 분은 제가 앉은 자리의 우측부터 강빈님, 좋은사람님, 바신님, 세잎님, 폴바님, 프란체스카님, 이동환님,
보보스님, 해피데이님등 이었습니다. 평소보다 약간 적은 인원이 모였지만, 저의 예상보다는 훨씬 많은 인원이었습니다.
토론한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라는 책이 그렇게 쉽고 간단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모두 다 열심히 준비해 오셨기에 열띤 토론을 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참석하시지 못한 분들을 위해, 배포한 프린트물의 소감 부분을 언급하고, 그다음으로 여러분의 의견을 간략하게 기록하겠습니다. 그리고 빠지거나 미진한 내용이 있다면 각자 댓글 형식으로 보충해 주시면 효과적이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1. 저의 소감
줄거리는 어떻게 보면 간단할 수 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군에 갔다가 오니, 그 여인은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수단과 방법을 가지지 않고 부를 축적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되찾으려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 결과는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파국으로 끝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과 물질, 도덕과 탐욕 등, 다른 가치관들이 서로 충돌하고 대립하면서 소설을 탄탄하게 이끌고 반듯하게 떠받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에는 저자인 스콧. 피츠제럴드의 힘들었던 성장기와 방황하고 고단했던 인생여정이 그대로 투영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성적 불량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돈이 없어 군에 입대할 수밖에 없었고, 제대 후 뉴욕의 광고회사에 다녔으나, 장래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약혼을 파기 당하는 등 힘든 상황을 맞이하기도 하였다.
개츠비는 자신의 집 마당에서 이스트에그 저 멀리 조그맣게 반짝이는 초록색 불빛을 응시하면서 언젠가 데이지를 찾겠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을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던 파티가 끝난 뒤, 뒷문에 오렌지와 레몬의 껍질이 수북이 쌓이듯이, 재의 골짜기에 쓰레기 더미가 쌓이고 쌓여서 무너지듯이 허망한 것이었다.
그 후, “낙원의 이쪽”이 성공한 다음에야 젤다와 결혼하게 된다. 소설 속에서 개츠비가 데이지를 되찾으려는 것은, 마치 자신보다 화려한 신여성, 젤다를 찾으려는 것과 유사하고, 반짝이는 초록빛을 응시하면서 꿈꾸는 것은 언젠가 위대한 걸작을 쓰고 생활의 안정을 찾으려는 희망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불빛에 이끌려 모여든 부나비같이, 파티가 있을 때 수많은 사람이 몰려와 춤추고, 노래하고, 먹고, 마시고 하였으나, 정작 개츠비가 싸늘한 시체로 변했을 때는 아무도 나서거나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 그토록 사랑하고 되찾고자 노력한 대상 데이지도 그들과 마찬가지로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는 결국 처음부터 잘못된 환상을 좇은 개츠비 자신도 불을 찾아서 모여든 하루살이같이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활동적이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젤다와의 그레이트 넥에서의 신혼 기간은 화려한 파티를 즐기는 생활이 나날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완전히 무익한 소모는 아니었고, 훗날 이 소설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그리고 유럽에서의 젤다가 프랑스 장교와의 사랑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였다.
결국, T.J 에클버그 의사의 두 눈은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듯이, 단단한 대지위에 발을 디디고 서 있었던 사람은 닉 게러웨이라는 것을, 나머지 데이지, 톰 뷰케년, 조던 베이커, 머틀 등은 도덕적 타락이나 물질적 향락에 물들어 땅에서 적어도 20∼30㎝ 정도 붕 떠 있는 사람처럼 불안정하다는 것을. 그들은 언젠가 그 조건들이 사라지거나 자신이 술에서 깬 것처럼 정신을 차린다면 자신들이 얼마나 헛된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결국은 넘어지고, 쓰러진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을 발표했을 당시, 기대한 만큼의 책은 팔리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당시의 독자들 보다 너무 앞서간 것이었다. 어쨌든 그 뒤 자신의 알코올 중독에다 아내 젤다의 정신병 등으로 혼란하고 힘든 생활을 하다 44세의 짧은 인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 후 이 책은 책의 제목처럼 위대한 대접을 받으며 엄청나게 팔리게 된다. 위대한 것은 그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는 법인가?
당시 28세의 스콧 피츠제럴드가 이런 섬세한 소설을 썼다는 자체가 대단히 경이롭게 보인다. 그렇게 긴 소설은 아니지만, 소설의 구성 자체가 견고하고, 전해주는 메시지의 울림이 크고 분명하다. 1차 세계대전 후의 미국사회에 만연된 가치관의 혼란, 기존의 윤리 도덕과 가치체계의 와해 등, 그 당시의 사회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가 서정적이고 시적이며 아름답다.
소설 속에서의 개츠비의 삶이든, 작가 스콧 피츠제럴드의 인생이든, 아니면 현재 이 소설을 읽고 있는 우리 자신도, 옛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사람은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라는 말에서 빠져 나갈 수 없습니다. 사람은 지금도 변하고 있고,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도 잠시도 그대로 있지 않고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 가에 따라 게츠비처럼 허무하게 사라질 수도 있고, 닉 게러웨이와 같이 단단한 대지위에 굳건히 발을 디디고 서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여러분들의 소감
1) 강빈님
- 소설의 앞부분에는 별 감흥이 없었으나, 중반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감동이 몰려왔다. 그 분위기가 나를 지상에서
몇 센티를 두둥실 떠 있는 기분이 들게 하였다. 메말라 버리고 사라졌을 것 같은 감성이 몸에서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위대한"의 의미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초지일관하며 그 과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정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설 속에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인종 차별적 발언, 동성애적인 요소도 있었습니다.
2) 바신님
- 가볍게 읽었다. 연애소설이라서 그런지 문장이 시적이고, 색이 살아나 있었습니다.
3) 세잎님
- 처음부터 읽기가 어려웠다. 마치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오페라를 본듯하다. 뭔가 수준이 높고 화려한 것 같은데
깊이 있게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도 아니고 1920년대의 미국인들의 사고에는 우리의 그것보다 훨씬
개방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선과 악, 도덕적인 측면에서 도저히 그럴 수 없다는 것도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
하는것은 남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밀어붙이는 정신이 강한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도전정신이 되고 추진
력이 되어 미국을 강국으로 이끈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4) 폴바님
-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크게 다가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5) 프란체스카님
- 처음 책을 손에 잡았을 때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았고,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DVD를 빌려서 보고
난 뒤에는 훨씬 이해가 잘 되었다. 톰부케년과 데이지에게 분노가 생겼다. 결혼한 유부녀를 끝까지 사랑하는
개츠비를 보니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았다.
6) 이동환님
- 전체적으로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7) 보보스님
- 개츠비의 목표가 데이지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 목표가 이루어지면 행복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돈을
모았다. 그러나 자신이 생각한 목표가 아무리 확고하다 할지라도 그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츠비는 부정한 방법, 밀수, 밀정, 그리고 어둠의 세계에 있는 울프심과의 협력 등으로 부를 이루었다.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아메리칸드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를 이루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밀고 나아가는 그 의지는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8) 해피데이님
- 허망하였다. 개츠비가 그토록 집착하고 사랑했던 사람, 데이지에게 처절한 배신을 당한 결말이 허무하였다.
그런 사랑은 해서 뭐하나, 처음부터 개츠비가 데이지를 선택한 것 자체가 파멸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부나비가 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 같았다. 결국, 주위의 아무것도 바라보지 못하고 화려한 불만 쫓아
가다가 그 불 속에서 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 끝 -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보보스 작성시간 13.09.28 다시한번 도서내용을 읽는 것 같이 내용을 잘 정리해 주시고 깔끔한 진행과 꼼꼼함에 감사드립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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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doing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09.29 여러 가지로 바쁜 가운데서도 독서회를 위하여 희생과 열정을 다하는 모습에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소설에서도 잘 나타나 있듯이 우리들은 혼란 속에 살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개츠비가 데이지에게로
도달하기 위한 목적이 순수하다 할지라도 그 과정에는 타인과 사회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했습니다. 그와 같이 -
답댓글 작성자doing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09.29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점에도 목적 자체가 올바르지 않은 것도 많고, 목적이 바르다 하더라도 목적에 이르는 방법이
잘못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자신이 지향하는 곳이 바른 곳인지, 그리고 그곳에 이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떳떳한지를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요. 그렇게 한다면 이 책 "위대한 개츠비"를 읽은 효과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
작성자프렌체스카 작성시간 13.10.12 doing님의 후기 너무 감사합니다. 정모에 불참하신 분들도 이글을 읽으시면 참석한듯한 느낌이 들듯한데요.
덕분에 평소 읽기 어려운 책을 잘읽었습니다. 오랫동안 "위대한 개츠비"가 생각날듯합니다.
감사하고 수고많았습니다. *^^* -
답댓글 작성자doing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10.12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환히 웃는 모습에서 밝은 느낌을 받습니다.
몸이 완전치 않지만, 꾸준히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봄부터 오른쪽
어깨가 좋지 않아서 병원에도 가고, 한의원에서 침도 맞았습니다. 오랫동안 잘
낳지 않던 것이 이제야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몸조리 잘하셔서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해 졌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밝고 환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