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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스페인 여행 4 (2014.1.9 ~1.21) / 페스에서 세비야까지

작성자무명시대|작성시간14.02.06|조회수2,701 목록 댓글 20

 

 

 

모로코, 스페인 여행 4

2014년 1월 9일(목)~1월 21일(화)

 

 

2014년 1월 12일<일>, 세째날

모로코 탕헤르에서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 타리파를 거쳐 세비야로 간다   

 

 

 

 

 

오늘은 하루 종일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아침 6시 반, 모로코 페스의 호텔을 출발하여 항구도시 탕헤르에서 오후 2시 35분 발 페리를 타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스페인 타리파에 도착, 세비야로 이동하는 여정이다.

 

 

페스 TGHAT 호텔 출발, 탕헤르로 이동

 

 

 

TGHAT호텔, 근사한 호텔이다 ㅣ모로코 페스

 

 

 어떤 여행을 하든지 나름대로 여행을 즐기는 노하우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여행이 어떤 종류의 여행인지를 분명히 이해해두면 여행이 보다 즐거워진다. 이동하는 거리가 멀어 여행이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졌다면 출발 전에 이 점을 더욱 분명히 해두자.

 

 

이번 여행은 휴양지에서의 휴식을 위한 여행도 아니고,  한 도시에 머물면서 집중적으로 그 도시를 탐구하는 여행도 아니다. 나라와 도시를 이동하면서 주변의 다채로운 풍경을 감상하고 목적지의 유적과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장거리 버스여행이다.  그러기에 버스나 선박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들은 이번 여행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장거리 버스여행에서 이동하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여행의 흥이 달라진다. 편하게 머리 기대고 잠만 잔다면,,,, 지나온 도시의 풍경들이 너무나 아쉽지 않겠는가!

 

   

페스에서 탕헤르 가는 길은 멀리 산 아래로 길게 이어져 있다 

 

 

 

탕헤르 가는 길에 만난 부지런한 모로코 일꾼들

 

 

이른 시간에 호텔을 나선 까닭에 주변은 막 떠오르는 태양으로 서서히 밝아지기 시작했지만 해가 미쳐 들지 못 한 곳은 여전히 어두컴컴하다.

 

산을 따라 구불구불 넘어가는 탕헤르 가는 길가는 온통 올리브 농장이다. 버스가 오르막을 오르다가 앞서가는 작은 자동차를 만났다. 그런데 갑자기 이 자동차 뒷문 반쪽이 활짝 열린다. 안에는 인부들로 보이는 여성들이 가득 타고 있다.  여성들은 겸연쩍은 모습으로 웃음을 지으며 차 문을 닫으려 애써보지만 고장난 문은 코너를 돌거나 언덕을 오를 때면 여지 없이 다시 열리고 만다.  아마도 주변의 올리브 농장이나 야채밭에 일하러 가는 부지런한 사람들일게다.  

 

 

탕헤르 가는 길목. 푸른 초지가 잘  가꾸어진 구릉지대가 길게 이어진다. 

  

 

 

포장되지 않은 황토 갓길을 지닌 2차선 도로가 드넓은 채소밭 가운데를 시원하게 가로지르고 있다

 

 

  

도로변의 작은 마을 풍경

 

 

 

세탁기, 모니터, 전자렌지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가전 제품 수리점이겠다.   

 

 

 

음료, 과자, 프라스틱 물통 등을 파는 작은 마켓. 아마도 이곳 역시 주류는 없을 것이다. 

  

 

 

 오전 10시 휴게소. 뒤편에는 손발을 씻는 수도와 기도실이 있다. 신실한 이슬람의 도시임을 실감한다 ㅣ 모로코 페스

  

 

 

야채밭, 농부들이 채소를 수확하고 있는 모습이 활기차다

 

 

 

탕헤르 외곽에 들어서서 마주한 풍경

 

 

 

 

현지식 점심이 이색적인 탕헤르 외곽의 "오아시스 카페"

 

 

오전 11시 조금 넘은 시각, 교통이 원활해서 예정보다 일찍 탕헤르 도심 외곽에 있는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점심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오후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해안 도시인데다 햇살도 맑아서 그런지 도시 이미지가 대체로 깔끔하고 시원스럽다.  

 

 

레스토랑은 붐비지도 않고 쾌적하다. 단체 여행객은 우리 일행이 전부여서 모처럼 편하게 식사를 하고 잠시 주변을 돌아볼 시간도 가졌다.   

  

 

 

스페인으로 가는 길목, 탕헤르 항

 

 

 

새로 세운 깔끔한 모습의 경기장 ㅣ 모로코 탕헤르

  

 

점심식사를 마치고 버스로 약 20여분 이동을 하자 낭만 넘치는 하얀색의 도시가 눈앞에 펼쳐진다. 도시는 활기차고 생동감 넘친다. 곳곳에는 눈부신 흰색 빌딩들과 대규모 아파트들이 건설 중이고 거리를 오가는 차량이나 사람들도 기운차 보인다. 가로는 잘 정비되어 있고 새로 세운 산뜻한 경기장은 이 도시가 내뿜는 힘찬 기운의 원천이다.

 

 빨간색과 파란색 건물들이 간간히 눈에 띄기는 하지만 도시 전체의 분위기는 밝고 희다.  그 하얀색 건물들이 지중해의 오후 햇살을 받아 더욱 희게 빛나고 있다.

 

 이곳은 아프리카의 오지가 아니다. 모든 것이 이미 유럽의 이미지다.  

 

 

탕헤르 항구 ㅣ 모로코 탕헤르

 

 

 번화한 도심을 벗어나자 이내 탁트인 지중해가 반긴다. 모로코에서 지내는 동안 가이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여러 차례 "간절한 기도"를 부탁했었다. 무사히 지브롤터 해협을 건널 수 있도록 해달라고,

 

얼마 전 우리 나라의 한 여행팀이 태풍 때문에 페리를 타지 못해 여행이 송두리채 무너졌다고 한다.   

얼마나 애가 탔으면 그런 부탁을 다 했을까!

 

 다행히 바다는 잔 물결 하나 일지 않고 잔잔하다. 잘 닦인 해안도로를 타고 잠시 바다 풍경을 감상하는 사이 이내 탕헤르 항구에 이른다.  그동안 우리의 모로코 여행을 도와준 버스와 기사는 여기까지, 수고를 치하하고 헤어졌다.

 

 

탕헤르 항구

 

  

 

탕헤르 항구의 페리. 우리가 타고 갈 페리는 아니다

 

 

 

탕헤르항 배후도시. 하얀색 건물들이 눈부시다

 

 

 

탕헤르 - 타리파를 오가는 국제선 페리, 앞에 있는 페리를 탈 예정이다  

 

 

 

탕헤르 출입국관리소에서 출국심사 대기 중

 

 

페리를 타고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기만 간단히 스페인 땅에 이르는 짧은 거리이기는 하지만 이곳은 엄연히 국경이다.

공항에서 거치는 출입국심사나 보안검색 등의 절차는 똑 같다. 다만,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시각이기에 시간이 덜 걸리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도 공항에서와 마찬가지로 항구를 향하여 사진을 찍는 행위는 금지된다. 보안검색을 마치고 게이트에서 대기를 하면서 항구의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던 모든 여행자들의 행위는 엄한 표정의 모로코 관리에 의해 저지된다.

 

항구도 보안구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자가 여행지에서 만난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지 않을 수는 없는 일, 게이트를 나와 페리를 타러 가는 도중에 사진 찍을 시간이 많다. 그곳에서는 아무도 통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행 사진만 담아야지 다른 불손한 의도를 지녀서는 안될 일이다.     

 

 

선창에 정박한 페리를 타기 위해 항구를 가로질러 난 통로를 이동하고 있다.

 

 

 

선창에 이르는 가드레일도 파란 바다색이다

 

 

 

페리 탑승 대기

  

 

 

 저 승용차들이 배에 다 실리면 출항을 하게 된다 ㅣ 모로코 탕헤르 항

 

 

 모로코를 비롯한 북부 아프라카 지역 청소년들의 유럽을 향한 집념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단체여행을 하는 장거리 이동버스 바닥에 몰래 숨어들어 밀항을 하려다 발각되는 일은 그나마 다행이다. 버스 밑에서 긴 시간을 버티다가 뜨거운 열기와 탈수 등으로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되는 어린 청소년들이 간간히 있다는 얘기는 가슴이 메어지는 일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타고 내리는 버스나 승용차 등에 대한 검문검색은 매우 엄격하다.  

 

 

출항 직전, 페리의 스크루가 만들어낸 물결이 역광 속에 일렁인다

 

 

 

오후의 강렬한 햇살을 등뒤로 하고 탕헤르 항구를 벋어나고 있는 페리

 

 

  

지브롤터 해협을 운행하는 국제선 페리는 일반석과 비즈니스석이 구분되어 있다

 

 

지브롤터 해협을 오가는 페리에는 웬만한 편의시설은 다 준비되어 있다.  간단한 음료와 주류를 마실 수 있는 편의점은 물론 간단한 오락기를 비롯하여 심지어는 면세점까지 있다. 일반석 승객이 비지니스석으로 오가기는 자유롭지 않지만 밖으로 나가 갑판에서 시원한 지중해를 즐기는 데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그러나 아무리 잔잔하다해도 뜨거운 지중해의 햇살과 거센 지브롤터 해협의 바람을 오래 견디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잠시 오가며 풍경을 감상하다 맥주 한 잔 마시는 사이 스페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북아프리카를 잇는 스페인의 항구도시 타리파

 

 

항만의 입구를 알려주는 흰색 등대 ㅣ 스페인 타리파

 

 

 

 

타리파 항구의 요새.  지브롤터 해협은 일찍부터 유럽 각국이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축을 벌이던 곳이다.

 

 

 

항구에 진입하는 페리에서 본 타리파 항구 전경

 

 

 

 

타리파 입항. 늦은 오후 지중해의 강한 햇빛이 푸른 바다를 검게 만들고 있다.

 

 

 

 

입국수속을 위해 타리타항 출입국관리소로 이동하고 있다 ㅣ 스페인 타리파

 

 

오후 2시 35분 모로코 탕헤르를 출항하여 스페인의 타리파에 도착,  입국수속을 마치고 버스에 오르니 어느새 오후 5시 10분이다. 모로코에서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스페인에 닿으면 시차로 인해 한 시간이 사라진다.   

 

 

새로운 기사 "싼티"를 만났다. 100kg이 넘는 풍채 당당한 스페인 기사다. "싼티"라는 단어의 어감이 다소 걸리기는 했지만 스페인 이름이니 편하게 부르란다. 

 

그동안 모로코 안내를 맡아 수고해 준 한국인 현지 가이드 미니씨(애칭)도 이제부터는 안내자의 짐을 벗고 여행자 신분에서 우리와 함께 스페인 지역을 여행하기로 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스페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새로운 안내자가 나와 우리의 여행을 도와 줄 것이다.

  

 

우리 일행이 타고 온 페리가 다시 모로코 탕헤르로 갈 승객들을 태우고 있다  ㅣ 스페인 타리파

 

 

 

세비야의 숙소에 도착하여 휴식

 

  

타리파에서 세비야로 가는 길 ㅣ 스페인

 

 

스페인의 도심은 모로코의 그것에 비해 다소 안정적이고 정돈이 잘 된 느낌이다. 건물은 모로코와 같이 하얗고 거리의 야자수 또한 다를 바 없으나 느낌만은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바다를 건너왔으니, 유럽과 아프리카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선입견도 작용했으리라,,,

 

 

주변은 우선 낮은 구릉보다는 높은 산들이 많이 보이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듯이 높은 키를 자랑하는 풍력발전시설이 두드러진다.

 

 

세비야의 도시 야경, 달리는 버스에서 찍은 것이라 어디쯤인지는 알 수가 없다 

 

 

타리파 항구에서 버스로 세 시간 여를 달려 세비야 ABADES호텔에 도착한 시각은 오후 8시, 늦은 시각 하루 종일 이동하느라 허리가 뻐근하다. 그러나 여행자에게는 피곤한 순간조차도 행복하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내일을 위한 휴식에 들었지만 호텔 야경이 눈에 아른거려 이내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와 기어코 한두 장 담는다. 여행에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풍경을 그 순간 카메라에 담지 못하면 영원히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아침이면 천지는 개벽을 하기 때문이다.

 

 

호텔 ABADES l 스페인 세비야

 

 

 

호텔 아바데스의 야경

 

 

저녁을 먹고 모두들 호텔 로비에 나와 인터넷 연결을 시도하느라 열중이다. 하지만 쉽지가 않은 듯 작은 모바일을 들고서 연신 이곳저곳을 이동하면서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일에서 한걸음 벗어나 있는 나 같은 사람들은 한결 여유롭다. 일단 여행을 떠나면 길든 짧든 모든 연락을 닫아두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이베리아반도의 이슬람 문화를 체험하는데 집중하자.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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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들꽃 1004 | 작성시간 14.02.19 여정에 따라 길거리 표정, 이동수단, 숙소등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신 글의 구성과 사진이 추억 되새김질에 최고네요.
    대단하심다~~~^^
  • 작성자무명시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2.20 추억 되새김질,,,,신선한 표현입니다. 자주 애용하겠습니다. ^^*
  • 작성자할리박 | 작성시간 14.02.23 배에서 마시던 맥주가 생각납니다. 맛이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되는데...ㅎㅎ
    자꾸 이런 것을 보고 해마를 자극해줘야 합니다. 치매예방..ㅎㅎ
  • 답댓글 작성자무명시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2.24 그렇군요. 건강한 자극은 삶에 도움이 된다더군요. ^^
  • 작성자주금산 | 작성시간 15.07.21 배낭길잡이 카페 여행으로 다녀오셨나요?
    사진은 완전 프로이신가봐요. 사진 전문기자이시것 같고,,, 여행을 많이 다닌 것이 묻어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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