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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 NO.18 헝가리 부다페스트-비오는 날의 치한 (삽질의 강도 : ★☆☆☆☆)
헝가리에서 첫날 맑은 날씨에 시내구경 한바퀴 한거 말곤 3일째 방콕입니다. 이틀 내리 비가 추적추적 오더니 온몸이 으슬으슬 춥고 피곤하고 아무래도 좀 쉬어야 할 듯 해서 이틀은 주변 산책이나 하고 쇼핑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물론 낮잠은 필수죠 ㅎㅎㅎ 왤케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한지... 과연 이게 여행객의 자세라고 할 수 있나요?
아무튼 저는 내일 터키로 떠납니다. 1박2일 기차를 타고 말이죠~ 유후~ 그래서 헝가리 마지막날인데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룸메이트들과 저녁약속을 잡았습니다. 민속공연을 보러 간다길래 재미있겠다 싶어 따라가려고 했던거죠. 저는 5시 반쯤 숙소에서 나갔습니다. 시간이 좀 남길래 국회의사당에서 사진이나 좀 찍다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메트로로 향합니다.
비가 오는탓에 다소 눅눅한 지하철역에는 오늘도 일상을 보내는 바쁜 사람들이 많이 있네요 저도 그들 옆에 서서 잠시나마 그 일상을 즐겨보려는데......왠 남자가 웃으며 다가옵니다. (여행하는 동안 저는 참 인기도 많았지요... ㅎㅎ -_-;;;) 뭔가 말을 하는데 뭐라는지 하나도 못알아 듣겠어요. 근데 저 남자는 다소 부담스럽게 너~~무 친한척을 막 하는 겁니다. 저는 점점 뒤로, 그는 점점 앞으로......헉...벽이다.
‘이거 뭐야 치한인가?’ 라는 뒷북스러운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있을때쯤 반대편에서 한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나타나 그 남자에게 호통을 칩니다. “야! 여자애가 싫다자나~ 어딜 껄떡거려! 저리 꺼지지 못해!” 아마 뭐 이런 말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그분은 헝가리어를 하는듯해서 전 하나도 못 알아 들었지만 말투만큼은 그랬으니까요. 하하하 ;; 하지만 그 남자도 만만치 않네요. 어디 젊은놈이 나이드신 아주머니께 버럭버럭 대들지 않겠어여? 여하튼 아주 정말 얼빠진 표정으로 전 아주머니를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는 놀랬겠다며 여자 혼자 다닐때는 조심해라, 미친놈이니까 상대하지마라는 둥 걱정의 말을 해주십니다. 아주 서툰 영어로 말이죠.. ^^
그분은 조카들과 함께 어딜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전 한국에서 왔고 국회의사당 가는 길이라고 했죠. 아주 서툰 영어로여.. 그러자 대뜸 “together~"를 외치는 아주머니. 조카들과 몇마디 대화를 나누시더니 나를보면 환하게 웃으십니다. 조카들중 16살 여자아이가 조금 잘하는 영어로 (앞으로 이어지는 모든 대화는 다~아니타의 입을 거친 대화입니다. ^^) “우리 고모가 거기까지 같이 가자고 해요” 헉~아니..전 괜찮아요~ 제가 그렇게 어리버리하고 불안해 보여서 일까요. 선뜻 국회의사당까지 데려다 주시겠다고 하니 정말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분들도 일이 있으실텐데 말입니다. 몇 번 사양하지만 “우린 시간 많아~괜찮아~”라며 절 끌고 갑니다. 와우~역시 화끈하셔~ 암튼 황송한 마음으로 동행을 시작합니다. 국회의사당이면 가까우니까 걸어가자며 지하철에서 내렸습니다. 사실 전 경황이 없어서 어디서 내렸는지 기억도 안나요. 암튼 다행히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아서 걸어 갈만하긴 합니다. 가면서 중간중간 나오는 건물들, 동상들에 대해 자세하게 역사와 함께 이야기 해주시네요. 음......전 반만 알아 들었어요 ^^;; 아니타가 영어를 참~잘해요. 창피하게....ㅜ.ㅡ
결국 전 민속공연을 보지 못했습니다. 비가 오는데 절 안내해준 아니타와 아주머니를 그냥 보낼 수 없어서요. 대단하진 않지만 따뜻한 커피한잔과 작은 선물정도는 드려야 했지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늦어버렸지 뭡니까. 전 그냥 다시 숙소로 돌아갔답니다. 에고고~ 그래도 전 오늘이 너무 감사합니다. 치한으로부터 지켜주신 아주머니와 아니타를 만나서.... 그리고 전 계획보다는 우연을 좋아하거든요....^^ 룸메들에겐 미안했지만...다행이 용서해주었습니다. ㅎㅎ
헝가리를 떠올리면 항상 떠오르는 그 아주머니... 저도 누군가에게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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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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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say!!!!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7.04 아~미모라.....그당시 전 집시와도 비슷한 외모를하고 있었다죠...ㅋㅋㅋ 내가 쉬워보였던게죠,,,,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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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바보바보바보바보 작성시간 09.08.07 전아마저아주머니도못쫓아갓을거같아요..겁이많아서요...이탈리아피사찾아가는데동네주민들같은분들중한분에게피사가는거묻는게죄다달려들어알려주려고하는바람에뒷걸음질만살살..ㅋ 친절이부담스러운순간이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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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say!!!!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9.08.09 맞아요,,,,친절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건....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죠,,,저도 그런 순간 정말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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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truth1972 작성시간 09.08.09 저도 헝가리에서 공연 못 본게 좀 아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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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자유로운 영혼] 작성시간 10.05.28 비오는 날의 치한... 부제만 보고서도 뭔가 지레짐작은 했지만... 그래도 정의의 사도(?) 덕분에 어찌됐든 치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네요. 앞으로는 또 무슨일이 벌어질지... 좋은 일만 있으셔야 할텐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