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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호메로스작품

오뒷세이아 9,10,11,12권 토론후기

작성자좀머|작성시간07.01.07|조회수901 목록 댓글 7
 

정해년 새 해 첫 모임이었습니다.

여전히 같은 시간에 미리부터 와 계시는 회원님들과 반가움을 나누었습니다.

방학이 시작된 터라 주차문제가 해결되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회원님들은 맘껏 떠들고 웃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시더군요.

서로들 연말 보낸 이야기, 새 해 맞은 이야기, 이런 저런 모임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조금(?) 가벼운 숙제를 드렸습니다.

자녀들에게 칼럼일기를 쓰게 하라는 것이었죠.

엄마와 함께 배경지식 공부는 물론 시사에 밝아지고, 쓰기 능력까지 키워지는 공부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또 회장과 총무님이 바뀌었습니다.

박근자 회장님 임은숙 총무님, 한 해 살림 잘 사시길 바랍니다^^



9권 - 박근자

드디어 오뒷세우스의 이야기는  시작되고 지중해의 아름다운 섬들이 아무리 빼어나다해도 이타케의 바위투성이 섬보다는 못하다는 말을 한다. 키르케와 퀴를롭스 족 이야기, 퀴클롭스의 동굴에서 올리브나무를 달궈 그를 물리친 이야기, 결국엔 포세이돈의 아들인 퀴클롭스를 죽인대가로 혹독한 모험을 치러야 하는 계기를 만들지만 퀴클롭스의 섬을 탈출하면서도 스릴을 즐기는 여유를 보인다.


이 장에서는 특히 새벽이 오는 모습을 너무 아름답게 묘사했다. 새 해 일출을 보기 위해 해운대에 갔었는데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장관이었다. 그냥 멋지다 정말 대단해만 연발했는데 호메로스는 이렇듯 아름답고 눈에 그려지는 언어들로 묘사를 했으니 과연 시인답다.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이 아닌 것 맞나보다.


지난주에 남산동(?) 쪽을 지나다가 우연히 거리의 간판을 봤다. ‘넥타르’ 카페이름이다. 신들이 먹는 음료를 마시는 곳인가? 그 이름을 쓴 주인이 갑자기 멋있게 보였다. 아마도 주인은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읽었거나 적어도 어떤 내용인지를 아는 사람일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참 많이 실감하면서 살게 되는 요즘이다.

이 말에 박애림 회원님은 인터넷 아이디로 '나우시카아'같은 고상한 이름들을 쓸랬는데 대부분 등록이 다 되어 있는 것에 놀랐다고 하면서 교양인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또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우아하고 괜찮은 고전 속의 인물들은 현대에 와서도 그 이름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살아 움직이고 있기에 그 가치가 더 한 것일테고, 또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모두들 이 말에 공감하면서 지금이라도 참여하고 있음에 안도(?)를... 


연이어 느끼지만 정말 오뒷세우스는 여복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으로도 모자라 요정이나 신들까지 동침을 호소하니 복도복도...^^


그리스 남자들은 울고플 때 마음껏 울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 잇는 듯이 보인다. 여자처럼 저렇게 통곡을 할 수 있는 우리나라 남자들은 몇 명이나 되겠는가? 역시 문화나 관습이라는 게 사람의 감성까지도 많이 지배하는 것이다. 지금도 그리스 남자들은 오뒷세우스 처럼 울고플 때 맘껏 울까?


9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름’이다. 셸리가 쓴 공상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빅토르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몬스터’의 비극은 프랑켄슈타인이 그 이름을 붙여주지도 않고 실험실을 뛰쳐나가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해석하는 철학자가 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상대를 함부로 대하거나 잊지 않겠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김춘수의 시처럼 우리는 모두 우리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이름을 누군가로부터 부여받기를 원한다. 그건 어쩌면 소외와 왕따와 고독이 만발한 우리세대에 가장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아니겠는가.


*무명(無名)에 대한 별도의 해석이 있을 것 같다는 임은숙 회원님의 질문이 있었지만 내가 모르는 상황이라 찾아보겠다고 했으나 아직 찾아보질 못했다. 서창호 선생님이나 신 교수님께 여쭤보고 다시 올리겠습니다.



10권 - 김상희

아이올리에 섬에 닿은 오뒷세우스 일행은 아이롤로스의 호의로 가죽부대에 바람들을 묶어 반 배 안에다 묶어줬지만 전우들이 푸는 바람에 또 다시 고난이 시작된다. 식인 거인족 라이스트뤼고네스족에게 전우들을 잃고 키르케를 만나 동침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희망에 도전한다.


163p 12행을 보면 일리아스와는 달리 여성의 위치가 상당히 올라간 느낌이 든다. 아레테의 경우에서도 보았듯이 여성이 남성 못지않은 존경과 찬사를 받는 걸로 봐서는 일리아스와의 시기가 어느 정도 있는 듯이 보인다. 또한 과연 오뒷세이아와 일리아스의 저자가 과연 호메로스 한 사람이 맞을까 하는 부분에 많은 의문을 가지고 문장과 서술, 구성들을 살펴봤다.


오뒷세우스 처럼 누구에게나 항상 사랑받고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을 봤을 때 어떤 마음이 드는가? 오뒷세우스는 한 편으로 보면 너무 얄밉다. 뻔히 그리될 줄 알면서도 우회하여 가 보고, 꼭 이루어질 것임에도 공연히 뻗대보고... 그건 지나친 자신감인가? 전우들의 경우 그에게 무조건 충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엔 항상 그를 따르고, 여성들이나 여신들 또한 마찬가지다. 지혜롭다는 이유로 이렇게 온갖 수혜를 입어도 되는가? 166p 95행의 경우 다른 전우들은 그냥 가는데 자신만 포구에 맨 끝 쪽에 배를 대는 바람에 무사히 탈출하는 등의 모습은 용의주도한 것인가 치사한 것인가?


171p 236행부터 40행까지의 내용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는 듯 생생하다. 그러고 보면 호메로스는 문학뿐 아니라, 철학, 예술분야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것 같다. 작품 속의 그릇이나 테이블 셋팅 묘사, 인테리어 묘사, 가구들의 모습 등은 너무나 생생하여 그대로 제작해서 팔아도 오늘날의 감각에 전혀 모자라지 않을 것 같은 센스가 있으니 말이다.


181p. 554행의 ‘술에 무거워져서 시원한 곳을 찾느라고 전우들과 떨어져서’란 표현이 너무 재미있어서 발제자는 이 대목을 가족들과 함께 나눴다고 한다. 위대한 책읽기를 하면서 본인만 읽지 않고 각 재미있는 대목을 꼭 들려준다는 김상희 회원님의 이야기가 고무적이라고 생각했다. 함께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첫 번째 조건이 흥미유발일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자제가 워낙 똘똘해서 항상 엄마가 먼저 알려주고 설명을 하긴 하지만 조금 지나다보면 오히려 아이의 설명을 듣고 있다는 약간의 자랑섞인(?) 말씀에 다들 부러움의 시선을 보냈다. 점심 식사 때 잠시 살펴본 부곡중의 교지 ‘가마골’에 실린 김상희 회원님의 아들은 글을 조직하는 솜씨가 뛰어나고, 어휘구사도 상당히 세련되어 있었다. 역시 독서회 모임하시는 어머니들의 자녀는 뭐가 달라도 다름을 느꼈다.


 

11권 - 김미애

키르케가 마련해 준 길을 따라 오뒷세우스는 테이레시아스를 만나러 저승으로 갔다. 어머니와 아킬레우스, 아가멤논 등 여러 사자들을 만나고 귀향하는 길에 테이레시아스는 헬리온의 소들을 건들지 말라고 했지만 운명은 여기서도 꼬인다.


187p. 120행의 내용은 소금이 들지 않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에게 도착할 때 까지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 책을 마치기 전까지 이 나라에 도착하는가? 먼저 읽어봤더니 그 곳은 없는 것 같다.(김종숙 회원님의 질문)


190p. 218행. 인간이 죽게 되면 맞는 상황에 대해 묘사해 둔 장면은 어디선가 많이 본 장면들이다. 이후의 문학작품들이 여기서 모티브를 얻은 것인가? 아마도...


199p. 488행의 내용이 이 권의 포인트인 것 같다. 아무리 비참하고 힘들어도 그래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는 얘기. 정말일지 실험도 못해보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페넬로페와 클뤼타임네스트라가 많이 비교되었다. 과연 누가 더 현명한 것일까? 클뤼타임네스트라는 왜 그렇게 아가멤논을 죽여야 했는지 또 죄 없는 카산드라까지 죽여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 그러나 결론은 아가멤논에게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김이애 회원님은 공교롭게도 매번 가장 긴 권을 담당한다. 이번 역시 가장 길고 그 내용 또한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계보들이 나열됐지만 짧은 시간 안에 명쾌하게 요약 발제 해 주셨다. 특히 앞 권에서 토론거리가 너무 많아 시간이 지연된 관계로 빨리 해야 한다면서도 시선주목을 위해 간간이 현재하고 있는 페이지까지 짚어주는 세심한 발표를 했다. 회원들이 너무 많이 웃었는데 그건 바쁘다면서도 할 말은 다 하고 체크할 것들은 다 체크하면서 끝까지 끌고 갔기 때문이다.  회원만장일치로 별명을 붙였다. ‘여자 오뒷세우스’  ^^*


 

12권 - 임은숙

오뒷세우스는 엘페노스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를 장사지내주고 귀향하는 길에 험난한 지역들을 통과한다. 특히 세이렌과의 한판승을 하게 된다. 테이레시아스의 예언대로 전우들은 헬레오스의 소를 잡아 잔치를 하고 일행들은 예언대로 고난을 당한다. 오뒷세우스는 아흐레 동안 떠밀려가 오귀기에 섬에 도착, 칼립소와 만난다.


12권의 마지막 행에서 ‘재차 말하는 것은 내 성미에도 맞지 않소이다’란 말을 하는 오뒷세우스는 왜 그렇게 말이 많은가?  특히 인간의 유한성과 무한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권이었다. 인간이 무한하다면 목전의 현실에서 여유를 부릴 수 있지만 유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때문에 모든 것에 시간을 다투고 조바심을 내는 게 아닐까? 유한한 인간인 오뒷세우스의 선택은 그래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기도 하다.


더군다나 조난당한 오뒷세우스가 기회를 잡기 위해 끝까지 참고 기다리는 모습은 그의 현명함을 느끼게 해 주는 대목이다. 모든 것은 시간이다. ‘엘빈 토플러’도 <부의 미래>에서 미래 세상은 시간이 젤 중요하다고 했다. 그리스인들이 기원전에 이미 이 방법을 터득했던 것일까? 그래서 역사와 사회는 진화하기도 하지만 환원되는 부분도 있는 것일 수도 있겟다. 작품 속에서도 오뒷세우스 일행은 시간을 다투면서 끊임없이 순간순간 사건들을 맞이한다. 간발의 차이로 고통이 시작되거나 그 조짐을 안고 있으니 말이다.


초상집에서 먹고 마시는 관습은 동서양 어디에나 있는 풍경인 모양이다. 가급적이면 초상집에서 안 먹는 방향으로 하면 안 될까? 상주부터 그렇게 슬피 울다가도 “국은 드셨습니까?”라면서 문상객들을 챙기고 자신도 또 먹는다. 왠지 덜 슬퍼 보이는 건 나만 그런가. 절실하게 슬퍼한다면 먹을 사이가 있을까? 진심으로 슬플 땐 목으로 넘어가지 조차 않음을 느껴봤다. 고스톱을 치는 풍경은 많이 없어졌는데 먹는 건 아직도 여전하다. 이 점에서는 의견들이 많았다. 영락공원은 고스톱 안 친다는 얘기와, 상주도 문상객도 먹어야 곡을 하고 접대를 한다면서 많은 회원들이 먹는 것을 없앤다는 것은 불가함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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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권 - 성문예

14권 - 전미경

15권 - 김종숙

16권 - 김윤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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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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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종숙 | 작성시간 07.01.07 김미애씨의 별명 '여자 오뒷세우스' 선생님으로부터 그런 호칭을 부여받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참고로 총무는 임은숙씨이고, 나우시카아를 별명으로 시도한 회원은 박애림씨였지요.^^
  • 작성자좀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1.07 우짜지예, 헛갈립니다. 분명 얼굴을 떠올리면서 지난 해 총무님이라 생각하고 워딩했는데 오타였구요, 총무는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네요. 고마워요 김종숙 회원님. 이러니 메모를 했어야 하는데 변변치못한 기억에 자꾸 의존하다보니 실수가 생깁니다. 김미애 회원님의 별명은 모두들 함께 지어주셨으니 제가 붙인 건 아니죠. 저는 마치 오뒷세우스를 연상하게 했다면서 웃었던 것 뿐입니다^^
  • 작성자자유롭게 | 작성시간 07.01.10 다 맞게 -총무도,박애림도-알고계시구만...무에가 잘못되었다는지...암턴 김종숙 씨존경합니다. 항상열심히하시는 모습 .배울점이 많습니다. 원예공부도 열심히 하셔서 담에 예쁜꽃과 나무에대해갈켜주세요
  • 작성자김종숙 | 작성시간 07.01.11 선생님께서 얼른 수정하셨지요.^^ 이번주 목요일은 오투시네마 9시 30분까지 모여서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보기로 했지요. 선생님께서도 시간 되시면 같이 보면 좋을텐데... 그나저나 애림(자유롭게)씨가 들어오니 반갑네요.
  • 작성자좀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7.01.11 ㅎㅎ, 지도 가고싶지만 일이 있어 함께하지 못하겠네요. 따로 볼게요. 담주에 잠시 감상나누기로 하면 되잖아요^^ 비디오대여점 정리하는 곳에서 테잎과 디비디 100여개를 구입했습니다. 트렁크 가득이네요. 우찌 기쁜지... 구하기 어려운 것들도 제법 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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