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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세상

[[중국]]琵琶行 (1)

작성자墨湖|작성시간06.04.05|조회수404 목록 댓글 13
 

비파행(琵琶行) 


--- 비파행은 長恨歌와 쌍벽을 이루는 백낙천의 대표적인 長篇詩이다.  白樂天(772-846)이 황제에게 바른 소리 하다가 양자강 중류의 머나먼 시골 江州로 좌천되어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전직 妓女를 만나 그 여인의 사연과 비파소리 들으며 함께 울면서 지은 장편의 서정적 서사시 ---

 

中唐시절 비교적 장수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백거이(白居易,772-846)의 생애를 제대로 소개하자면 너무 장황하게 될 것이므로, 琵琶行이 쓰여진 배경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시골 하급관료 집안 출신인 백거이(白居易)가 과거시험에 합격, 35세 때 수도인 長安 인근의 주지현위(周至縣尉)로 임명되면서, 자신의 考試 同期生이자 절친한 친구인 원진(元稹)이 황제를 곁에서 보필하는 간관(諫官)인 좌습유(左拾遺)에 임명된 것을 몹시 부러워했었다.

   그런데 비교적 한직(閒職)인 그 周至縣尉로 근무하며 관내인 마외파(馬嵬坡)에서 50년전 양귀비가 죽어간 이야기를 듣고 저 유명한 장한가(長恨歌)를 지어내서 이름을 天下에 떨치게 되어, 한직에 임명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었었다.

   그 후 그가 바라던 左拾遺에 임명되고 翰林學士 등도 겸임하게 되어 세상 젊은 文人들의 선망(羨望)의 대상이 되었는데, 그 자리에 있으면서 그가 평소 指向하던 문학을 통한 사회정의 구현운동인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주도하면서 賣炭翁, 杜陵叟 등 新樂府 50首와, 秦中吟 10首 등 諷諭詩 180여편을 발표하는 왕성한 創作活動을 하였는데, 모두가 당시의 탐관오리 등 부패한 사회상을 통렬히 비판하는 내용의 社會詩였다. 

  左拾遺가 된지 2년 후에 母親喪을 당하여 벼슬을 내놓고 고향(下邽:하규)에 내려가 3년상을 치르고, 다시 長安으로 돌아와, 황세자의 스승격인 太子左贊善大夫라는 자리에 복직했었다.

  그 무렵 집권층의 암투로 宰相 武元衡 암살사건이 일어났는데,  이미 諫官 자리를 떠난 백거이가 정의감을 못 이겨 사건의 신속하고 올바른 처리를 황제에게 간하다가,  집권세력에게 미움을 사게 되어 머나먼 江州司馬로 폄적(貶謫) 당하게 된다.  그가 44세 때의 일이다.

   표면상으로는 諫官이 아니면서 월권행위를 한 것이 문제였지만, 이전부터 신악부운동 등으로 권력층의 비위를 건드려서 괘씸죄에 걸린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좌천인 江州刺史로 발령된 것인데, 이에 항의(?)라도 하다가 더욱 미운털이 박힌 듯,  다시 그 하위직인 司馬로 강등되어 쫓겨 간 것이다.

   그런데 그 左遷이 백낙천을 더욱 빛나게 한 사건이 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長安에서 4천여리 멀리 떨어진 양자강 중류의 江州(現 江西省 九江市) 시골구석의 한직(閒職)으로 쫓겨나 심한 좌절감 속에 살면서,  가끔 위로하러 찾아오는 옛 지인과 술로 한을 달래며 1년여의 세월을 보내던 중,  그와 비슷한 처지의 퇴락기녀(退落妓女)를 만나게 된다.


   한때 長安에서 미모와 琵琶 솜씨로 이름을 날리며 잘 나가던 그녀가 나이 들어 얼굴에 주름살 생기고,  찾아오는 사람도 의지할 곳도 없게 되자, 이곳 江州 장사꾼의 아내가 되었다.   찬바람 불어오는 강물 속에서 혼자 빈 배 지키며(獨守空船) 외롭게 살고 있는 그녀의 애달픈 사연과, 그 사연을 나타내는 슬픈 곡조의 비파소리를 들고,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쓴 작품이 88句, 616字에 달하는 抒情的인 敍事詩 [琵琶行]인 것이다. 


   흔히 비파행을 長恨歌와 쌍벽을 이루는 백낙천의 대표적인 長篇詩 라고 간단히 소개되지만,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애절한 감정의 표현이나, 주변 경치를 그림보다 실감나고 멋지게 나타낸 것 등등,  한번 접해본 사람은 결국 수십 번이라도 읽으면서 음미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마력(魔力) 같은 게 있는 名詩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비파행을 장한가보다 더욱 애송하는 까닭은, 長恨歌는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어디까지나 남(他人)의 이야기임에 비하여, 비파행은 비록 琵琶女의 이야기를 빌은 형식이기는 하지만, 작가 자신의 당시 처지와 심경 그리고 주변 정경과 음악적인 표현 등을 교묘하게 어울려가며 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때 白樂天의 나이 45세였는데,  10년 전인 35세때 쓴 長恨歌 보다 원숙한 솜씨가 발휘되었음직도 하고.....

문학공부를 한 중국인들과 대화 도중에 비파행(琵琶行) 이야기를 꺼내면 예외 없이 외국인이 琵琶行을 알고 있는데 대해서 깜짝 놀라며, 그 시에 대한 찬사로 입에 침이 마를 지경이다.

  그 88句의 비파행(琵琶行)을 4 ~8구절씩 나누어 해설코자 하는데, 해설문 가운데 영문번역문은 中國 對外飜譯出版公司에서 발행한 [英譯 唐詩 300首]에 실린 北京大學 許淵沖( Xu Yuan-zhong, Peking University) 교수의 번역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필자의 번역이 어설프게 느껴질 때 참고가 될 것입니다. 


 

    琵琶行 (1) 


潯陽江頭夜送客  -- 심양강두야송객  

楓葉荻花秋瑟瑟  -- 풍엽적화추슬슬  

主人下馬客在船 -- 주인하마객재선  

擧酒欲飮無管弦 -- 거주욕음무관현  


-- 심양강 포구에서 밤에 손님을 배웅하는데

-- 단풍잎 억새꽃에 가을이 쓸쓸하네.

-- 나, 주인 말에서 내리니 손님은 배에 있었는데

-- 술잔 들어 마시려 하는데 풍악이 없었네.


     --  Song of Pipa Player --

-- One night by riverside I bade a friend goodbye,

-- In mapple leaves and rushes autumn seemed to sigh.

-- I, the host, dismounted and saw the guest in the boat,

-- We wished to drink but there was no music afloat.


** 潯陽江(심양강) : 양자강(楊子江:長江) 중류 옛 심양군(潯陽郡) 근처의 강을 潯陽江(심양강)이라 했었음.  심양군(潯陽郡)은 唐 나라 때에는 江州로 불렸으며, 현재의 강서성(江西省) 구강시(九江市) 일대임.

** 瑟瑟(슬슬, sese) : 쓸쓸하다는 뜻의 중국식 상성어(相聲語, 擬聲語).

         Text에 따라서는 [索索, suosuo ], 또는 [蕭索, xiaosuo ]으로 되어 있는 곳도 있음.    쓸쓸하다는 우리 말 어감과도 비슷한데, 그 어원인지도 모르겠다.

         明代 명필인 董其昌의 책 등에는‘秋瑟瑟’을 ‘鳴瑟瑟’로 표기한 곳도 있음. 

** 主人(주인) : 작가 백낙천(白樂天) 자신을 지칭한 것임.

** 管弦(관현) : 管樂器(관악기)와 絃樂器(현악기), 즉 악기에 의한 음악 반주를 말함.

* bade : bid의 과거형 --- bid :(古, 詩) 인사말을 하다.

* sigh : (동)바람이 살랑거리다. (명)탄식하는 소리.

* dismount : 말에서 내리다, 下馬하다.


*** 수도 장안에서  머나먼 양자강 중류의 江州로 좌천, 유배되어 쓸쓸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간혹 가까이 지내던 문우(文友)가 찾아와 위로하고 가곤 했는데, 마침 늦은 가을 에 강변에서 그런 친구를 배웅하던 쓸쓸한 분위기를 나타낸 구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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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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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예원 | 작성시간 06.04.05 묵호선생님 !! 저 또한 기대합니다. 좋은글 감상할 기회 자주 주세요. 늘 평안하시구요. ^^
  • 답댓글 작성자墨湖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4.06 사실은 이 글을 다른 카페에 올렸던 적이 있어서 망설였는데.. 예원님도 기대하신다니 힘이 생기네요. 감사 ~~~
  • 작성자신지성 | 작성시간 06.04.05 눈에 번쩍 트입니다.취중읍하 수최다, 강주사마 청삼습 이대목에서 눈시울을 무던히도 적셨지요. 새롭게 새겨 잘보겠습니다.墨湖선생님의 건승을 빕니다.
  • 답댓글 작성자墨湖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4.06 江州司馬靑衫濕 ! 이 시의 마지막 88번째 구절이죠? 우리나라엔 비파행에 빠져든 사람이 별로 없을줄 알았는데... 先學들이 많으시네요. 격려 고맙습니다.
  • 작성자신지성 | 작성시간 06.05.18 絃(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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