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에 양노원 입주한 선배언니
수냐/ 이선자
올 해 3월이면 75세가 되는 선배언니가 우리집 근처의 양노원에 살고있다.
평소에 선배언니는 자주 이렇게 말했다.
“그거 알아? 육신이 건강할 때 내 발로 양노원을 들어가야 나중에 치매나 중풍에
걸려도 그곳 간호사들에게 구박을 받지 않는 거라네.“
“왜 그렇지요?“ 하고 물으니,
“미리 일찍암치 그들과 사귀어 놓으면 나의 성품을 아는 지라,
이 다음에 침대에 똥을 싸도 옛정을 생각해서 야단치지는 않을 거아닌가.“ 라며
하하하 하고 크게 소리내어 웃었다.
“듣고보니 그말은 맞지만, 그게 어디 쉬운일이겠어요?“ 라고
내가 대수롭지 않게 그렇게 대답했었다.
그런데 정말로 선배언니가 3년 전에 그렇게 실행에 옮길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다.
그때 김광자언니는 겨우 72세였고, 지금도 계속해서 매일 아침 조깅은 물론이고,
매주 마다 골프, 수영, 사우나, 요가등, 열심히 건강을 챙기는 심신이 아주 건강한 분이다.
4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평수가 큰 아파트에서 혼자사는 게 무섭다는 말도 했다.
자녀가 없어서 만약에 집안에서 쓰러져도 그 어느 누구하나 알지 못할 것이라고..
사람의 생명은 또한 그 연수에 있지않고, 언제 어느 때, 홀연히 떠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며 오직 하나님만 아시는 일이라, 부르시는 그날까지 날마다 준비된
여생을 살아야 마음 편히 잠도 잘 수 있노라고 했다.
선배언니가 입주한 양노원은 우리집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지은지 얼마 안된
실버타운이다.
아직은 심신이 다 건강하니, 타인의 도움을 받지않고, 식사도 혼자서 해결한다.
여태까지 살던 살림살이와 가구일체와 의복들을 다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증해 버리고,
옷가지 몇개 들은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들고 입주한 성품이라니.
양노원의 작은 방 하나를 임대했기에 가전집기도 많은 의상들도 불필요했던 거였다.
지인과 인사차 들렸더니, 침대 하나, 작은 탁자 하나, 의자 2개, 너무도 작은 옷장 하나,
수저 2벌, 접시 2개, 잔 2개, 일반의 원룸과 다른게 있다면 장애자가 쓸 수 있도록
화장실에 보조대가 있는 것외에는 꼭 집 떠난 대학생의 자취방 같았다.
그런데도 걱정이 없으니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양노원의 규칙에 따라 아침에 일으나면 살아있다는 표적으로 꼭 프론트에 신고하는 것
외는 자유생활을 하고 있다고..
아직은 양노원의 음식을 먹지않고, 아침 저녁은 간단히 빵으로 해결하며,
점심은 인근의 근처 레스토랑에서 먹으니 설거지할 걱정도 없다고 했다.
그 뿐인가, 장례식 전문업체에다, 이 훗날 장례에 드는 비용 일체를 이미 선불했기 때문에
사후의 어떤 염려도 없다고 했다.
“그런데, 언니, 한국에 조카들도 많은데, 어느 누구한테 연락하라고 했어요?“
“아니, 난 벌써 그들과도 작별인사했어, 나 한테서 소식이 끊기면 내가 이 세상에
없는 줄 알으라고,“
“하지만 언니, 언닌 이제 겨우 칠순을 지났는데 벌써 이 세상 살기가 싫다는 거야?“
“천만에, 천국이야 언제고 우리 모두 가야할 마지막 본향이라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준비된 삶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홀가분한지 모른단다.“
그말을 듣고, 나 자신을 뒤돌아보니 나는 아직도 잡고있는 것이 많다는 걸 느꼈다.
작가 박완서씨는 그분의 마지막 저서에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홀가분하다“ 고 했다.
그런데 선배언니는 이미 다 버려서 나중에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으니,
더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이란 생각도....
모처럼 해가 얼굴을 내민 날, 겨울 호수가를 산책했네요.
호랑이 발톱나무 열매
아래는 불같이 붉고 가시가 있다고 해서
Feuer-dorn(직역 하자면 불의 가시나무 열매)
아래의 작은 열매나무는 잎은 항상 푸르고,
봄에는 작은 흰꽃이 피며,열매는 가을 부터 봄이 올 때까지
앙징맞은 열매가 달려있습니다.
독일어로 보덴덱커(Boden-decker)
(땅을 덮는식물로 잡초방지를 위해 보통 나무 밑에다 심음)
슈퍼에 갔더니, 벌써 봄의 전령사들이 문앞에서 현란한 색으로 유혹하길래..
프리뮬러 꽃은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찬란하네요.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달동네 작성시간 19.02.01 화사한꽂들..눈이번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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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현강玄岡 작성시간 19.02.01 백세시대에 아직은 좀 으른데 벌써부터 웰-다잉 을 실천하고 준비하는가 봅니다.
작은 열매의 가시가 있는 나무는 피라칸서스 나무라고 하는데 그곳에서의 이름은 좀다른가 봅니다.. -
작성자이생기심 작성시간 19.02.02 경제적으로 노년을 준비해야 하고
외로움을 이겨낼 마음가짐도
미리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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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chardson 작성시간 19.02.03 수냐님, 완전 겨울속의 봄입니다.
나이를 잊고 병고와 죽음을 잊고
하루하루주어진대로 살아가는거
그것이福중의福이라 생각합니다 -
작성자수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9.02.04 우리집 3층 객실에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의 책이 비취되어 있었는데,
지난번 포부진님이 방문했을 때, 혹시나 보다가 어디 다른데 두었는지요?
본문에 잘못된 저자의 명이 박완서가 아니라 박경리로 정정합니다.
댓글 주신 달동네님, 현강님, 이생기심님, 리처드님,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기쁘고 행복한 구정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