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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비상사태 _ 눅13:10~17

작성자김영준|작성시간16.02.28|조회수503 목록 댓글 3

‘한 여자’가 ‘꼬부라져 조금도 펴지 못’합니다. 등뼈가 접힌 채 18년을 살았고, 그대로 두면 내일도 등뼈가 접혀있을 것입니다.(눅13:11) 예수께서 여자를 보시고 말씀하십니다. “여자여 네가 네 병에서 놓였다”(눅13:12) 예수의 말씀을 듣고는 ‘여자가 곧 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눅13:13) 18년 동안 등뼈가 접혀있던 여자가 나았습니다. 하나님께 영광 돌릴만한 일이요, 함께 기뻐할만한 일입니다. 그런데,


화를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회당장’입니다. 왜 하필이면, 안식일에 사람을 고치냐는 것이요, 왜 회당으로까지 여자를 불렀냐는 것입니다. 당시 여자들은 회당에 들어올 수 없었고 안식일엔 일을 하면 안됐거든요. “회당장이...분 내어...일할 날이 엿새가 있으니 그 동안에 와서 고침을 받을 것이요 안식일에는 하지 말 것이니라”(눅13:14) 회당장의 완고함은 어찌 보면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요, 또 회당장으로서 유대인의 오랜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도 일면 이해가 되지요.


왜 예수님은 굳이 안식일에 병을 낫게 하셨을까요? 예수께서 안식일에 관한 오랜 전통과 회당의 규칙을 모르실 리 없는데, 굳이 왜 충돌하실까요? 안식일을 보내고, 그 다음날 여자의 등뼈를 펴게 해주었다면, 회당장을 화나게 하지 않았을 텐데요.


쾌락은 시간이 지날수록 둔해지지만,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예리해집니다. 동일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어떤 쾌락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반면에 고통은, 동일한 자극이 주어진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뼛속을 파고듭니다. 매는 맞을수록 점점 더 아프게 느껴지고, 지나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집니다. 어떤 모르핀도 지속되는 고통을 잡아주진 못합니다.


18년 동안 꼽추가 된 여인이 겪은 고통은 육체적인 것 위에 심리적인 고통까지 하루하루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내일 겪게 될 여인의 고통은 18년 동안 경험했던 고통이 그저 반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증폭된 고통입니다. 예수께선 이것을 견디실 수 없었습니다. 예수께선 고통으로 가득한 ‘한 여자’의 오늘을 견디실 수 없었습니다. 예수께서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에서 여자의 고통은 결코 하루 더 연장되어선 안 됩니다. ‘한 여자’의 고통이 예수에겐 ‘비상사태’였습니다. ‘한 여자’의 고통이 하나님나라에선 ‘국가비상사태’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한 여자’를 치료하는 것은 유대법의 절차를 어겨서라도 천상의회에 직권상정해서 다급하게 처리해야하는 긴급 사안이었습니다.


회당장이 예수에게 화를 냈던 이유는 ‘한 여자’의 고통을 ‘비상사태’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고통인 줄 알지만, 그 고통이 비상사태라 여기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굳이 안식일에 여자의 병을 고치는 예수의 행위를 납득할 수 없습니다. 오늘 안식일을 조용히 지나고, 안식 후 다음 날을 기다리지 않는지 회당장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난해 6월, 심각한 우울증을 앓으며 전기치료까지 받아야 했던 ‘한 여자’의 상담치료를 위해 민들레교회가 힘을 보탠 적이 있습니다. 24회 차 상담료 144만원을 교회가 지원했습니다. 우리 예산 규모로 볼 때, 적지 않은 액수였습니다만, ‘국가비상사태’였기 때문에 나섰습니다. 하나님나라를 함께 누려야할 ‘한 여자’의 고통이야말로 ‘국가비상사태’요 긴급한 현안이었기 때문에 서둘러 집행했습니다. 고통이 연장되거나 반복되지 않으려면 치료의 시기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우울증에 빠져있던 ‘한 여자’와 그 가정이 회복되었고, 남편이신 이철우 집사님을 통해, 오늘 간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눅13:12~13)





사람들의 등뼈가 짓눌리는 시절입니다. ‘귀신’에 눌려 등뼈가 꺾여 신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테러방지를 이유로 국가가 국민들의 일상을 도청, 감청, 계좌추적을 해도 된다는 악법이 국회의장의 직권으로 상정되어 있습니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년’에선 ‘빅브라더’가 사람들의 모든 일상을 들여다보는데요, 자칫 우리나라에선 이 소설이 현실이 될지도 모릅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경찰공무원이셨습니다. 파출소장이셨습니다. 관내에 ‘비상’이 걸리면, 파출소장은 집에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비상이 걸릴 때면, 어머니는 초등학생인 저에게 아버지 내복을 들려 파출소로 보내셨고, 아버지께선 다시 종이가방에 빨랫감을 넣어 집으로 나를 보내셨습니다. 옛날 경찰은 ‘비상’이 걸리면 관내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국가권력 서열 2위라는 국회의장이 현 시국을 ‘전시나 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고 ‘테러방지법’이라 이름붙인 법안을 직권 상정했는데, 그 때에 경찰청장이 해외 순방 중이었답니다. 요즘 경찰은 ‘비상’이 걸려도 해외에 있어도 되는 걸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국가비상사태’라 규정했으나, 사실은 ‘비상’이 아닌 거지요. ‘비상’이라 호들갑 떨지만, 핵실험도 미사일도 개성공단폐쇄도 사실은 ‘비상’이 아닌 겁니다.


예수님에겐 ‘한 여자’의 고통이 비상사태입니다. 귀신에 짓눌려 등뼈가 접혀버린 ‘한 여자’의 상황이 ‘국가비상사태’입니다. 국가권력에 끌려가 고문당하며 고통당했던 ‘한 여자’ 은수미 의원의 필리버스터 마지막 발언이 우리의 기도입니다.


“단 한 사람도 덜 고통받는 방법을 제발...찾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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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권석기 | 작성시간 16.02.29 어제 예배드릴 때 불렀던 찬양이 지금도 제 마음을 울먹이게 하네요
    '너의 모든 것 창조하신 우리 주님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ᆢ너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ᆢ주만 바라볼지라'
    교회의 도움으로 이렇게 회복되고 함께 예배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성장하며 도울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드려요
    6개월 심리치료 잘 받았어요 좋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제 사모님을 뵈니까 너무나 예쁜 분이시더라구요~^^
    어제 말씀처럼 짖눌려 꼬부라진 그 여인을 모든 비난을 감수하시고 사랑하신 예수님같은 아름다운 민드레 교회에 진심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영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2.29 먼 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함께 해주셔서 예배가 풍성했습니다. 더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
  • 작성자권석기 | 작성시간 16.02.29 네~^^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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