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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 나자렛 집을 다녀 왔습니다.

작성자roypark[박민정]|작성시간13.06.11|조회수277 목록 댓글 11

2013 6 9일 경북 영천 나자렛 집을 다녀왔습니다.

 

 

나자렛집은 1986년 수녀회의 창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경상북도 부랑인 보호 및 재활 위탁시설이다. 1988 4 21일 영천군 제 1, 부랑인 시설로 인가를 받고 남자동 422, 식당 159, 창고 42평을 준공하여 1988 7 11, 19명의 가족과 함께 개원식을 가진 이후로 지금은 300명이 넘는 가족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집으로 규모가 커졌다고 하신다.

출처: 사회복지법인 성모자애원 나자렛집 20년사 사랑은 한 집안이란 표입니다.

 

  "사전에서 정의하는 부랑아의 의미는 부모의 곁을 떠나 뚜렷한 거처나 직업이 없이 떠돌아 다니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곳 나자렛 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보건복지부령 제 307호에 의거해 1)보호기관이 시설에서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부랑인 2)시설보호를 받고자 하는 부랑인 3)관계기관으로부터 시설보호의 요청을 받은 부랑인이 그 입소 대상이 되어 살게 된 이들이다. 그리고 나자렛 집의 설립목적은 사랑과 섬김의 정신으로 부랑인들에게 자립지원서비스를 통해 자기존재의 가치를 회복하고 기쁨과 희망을 나누게 하여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가정 공동체를 실현하자이다."

 

   6월은 schedule에 약간의 변화가 있어서 외국인 선생님 수업이 없어지고 나 혼자 수업해야 하는 반이 하나가 더 추가된 관계로.,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떠들어야 하는 요일이 떡~하니일주일의 중간에서 나를 반긴다. 영어가 고픈 아이들이 진급하자마자 어찌나 수다스럽게 떠들어 대는지단계가 바뀔 때마다 세상에서 가장 환경에 빨리 적응하는 존재란 누구?다 필요없어, 우리야~~~ 하는 어린 아이들을 볼 때마다마냥 신기할 뿐이다 ㅎㅎ 6월이면 다른 모든 학원들도 신규 모집이 있어서 이 맘 때면 새로 들어오고 또 헤어져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렇게 아쉽게, 조금은 느닷없이 헤어져야 하는 아이들이 있지만, 잊지 않고 연락 주시는 학부모님들과 그리고 감사하다며 찾아 오는 그네들의 그 정석의 헤어짐은세월이 흐를수록더 깊은 여운을 남기는 듯 싶다. 끝을 잘 맺어야 좋은 만남을 또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나도 꼭 기억하며 실천해야지..다짐해 본다.

 

 

   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고 씻고 자려고 했으나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그렇게 또 영화를 봐야지싶어서 에반게리온을 play 시키려고 하니....이런..dvd에 문제가 있는 걸까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episode 4까지 잘 끝내고 5편부터 다시 봐야 하는데이런..다음 주엔 이 문제도 좀 해결을 봐야 하고, 자동차 검사도 받으러 가야 하고, 세차도 해야 하고, 운전 면허증 갱신도 해야 하고쌓인 일이이렇게나 많으니, 아마 그래서 심부름 대행해 주는 회사도 선전하나 싶다. 할 수 있는 직업군은 상상력과 틈 시장을 노려보면 무궁무진할 듯 싶다. 특히나, 과학의 힘을 이용해서 뭔가를 만들어 낸다면, 새로운 소재의 발견도 흥미로울 듯 싶고,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제자들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는데, 다들 어린 나이에도 너무 현실적인 고민을 하는 것을 보면이것도 다 어른들의 모습을 비추고 있기 때문이겠지..? 싶다.

 

   원래 인공 바람을 싫어하는 나라 집에선 air conditioner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교실에서 애들이 덥다고 아우성을 치는 통에 하루 종일 틀어져 있는 그 바람을 맞고 나면 머리도 아프고, 몸도 으슬으슬그래서일까, 수업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면 오히려 밖이 더 시원한 듯 싶다. 기분 좋게 사람을 어루만지는 그 바람 덕분에 집으로 오는 내내 창문을 열고 내 머리결을 만지는 그 바람의 손길을 내버려 둔다.

  덥다. 여름 밤은 이렇게 깊어 가는 구나

 

  토요일 어김없이 어머니가 일찍부터 오셨다. 뭘 이렇게도 잔뜩 가지고 오셨을까..? 지난 번 아버지 생신 때 사다 드린 갈비도 가져 오시고, 요즘 아버지가 텃밭에서 키우신다는 상추도 잔뜩 가져 오시고, 반찬도 준비해서 오셨다. 그렇게 오셔선 또 아버지 얘기를 하시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어머니가 오늘은 더운 날씨로 예민해진 내 신경을 자꾸 건드린다. 결국은 나도 목소리를 높이게 되고.어머니는 그런 내 앞에서 잠시 당신이 어린 아이처럼 행동한 사실에 주춤하시는 듯 싶다. 다시 아버지라는 화제를 빼고 삶을 얘기하니...위 아래로 사정없이 흔들리던 배가 잔잔해진 물결에 역시 조용해진 듯 평온하다. 당분간은 어머니 앞에선 아버지 얘기를 삼가야지ㅋㅋ

 

   아버지가 대신 좀 사다 주세요~ 하고 부탁 드린 쌀을 가지고 오셨다. 내일 새벽 4 30분에 뵈요~했더니, 그렇게 일찍 가지 않아도 된다며 4 50분까지 탄천쪽 주차장 뒤에서 보자고 하신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잠을 좀 자야지..싶어서 잠깐 잠들었는데 깨보니 시계가 9시를 조금 넘었다. 좀 잤네? 하지만그렇게 깨서는 다음 날 새벽2시까지 또 꼬박 새고 말았다 ㅋㅋ 아,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이 든다는 창우 오빠의 부인이신 성희 언니, 그리고 어떤 곳에서도 쉽게 잠들 수 있다는 그녀, 아마, 그래서 연예인보다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일주일을 살아도, 한 달을 버텨도 그녀의 체력엔, 건강엔 문제가 없는 듯 싶다. 새삼, 어려서부터 내가 늘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렇게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생각이 난다. 언제쯤 이 예민한 신경과 머리가 내 몸을 지배하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새벽 2 30. 기왕 일어난 김에 일찍 준비하고, 아침도 좀 먹고 그러자싶어서 샤워도 하고, 머리도 다시 감고, 그러면서 괜히 이웃들에게 이 새벽부터 물소리에, hair dryer 소리를 들려줘야 한다는 그 사실에 괜히 미안해진다. 오늘 하루만 그들의 양해를 구하며

 

   준비를 마치고 글도 좀 쓰고 나니, 벌써 시계가 4시 30이다. 후덥지근하게 달궈진 집의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가니 흠좀 춥다. 오늘은 sleeveless의 옷인데, 그래도 날씨가 최고로 더울 거라는 일기 예보, 그리고 더운 남쪽 지방을 가는 나라 신경을 쓴 건데겉옷을 하나 더 챙길까..? 싶지만, 급한 마음에 그냥 또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탄다. 아버지도 나처럼 일찍 서두르는 편이라 혹시 벌써 오셨을까? 싶지만 아직도 어둠의 베일이 깔린 길가엔 아버지의 차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싶어서 집으로 전화를 걸어 보니 아버지가 받으시며 아직 출발 안 했다. 조금만 기다려라~하신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올라가 화장실도 다시 들리고 그리고 편의점에 가서 커피도 사고 바나나도 사고 나니 시계가 4시 50 다 되어간다. 이른 아침에도 안내 데스크에서 밝게 인사를 건네는 젊은 그에게 커피를 건네니 , 고맙습니다~ 하며 너무 좋아한다. ..택배를 자주 맡아주고 또 찾아가는 나라 항상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라 빵도 내가 먹으려고 샀지만 건네주고, 음료수도 자주 그들에게 건네는데, 난 사람들이 뭘 먹으라고 주면 No, thanks 를 입에 달고 지내는 편이라, 그들의 그 반응은 항상 날 신기하게 만들고, ..앞으로도 더 자주 그렇게 하고 싶게 만드는 중독성이 느껴진다. 이래서사람들이..서로 주고 받는 걸까..? 싶다 ㅎㅎ

 

   어둠이 분 차이로 하늘에서 사라져 가고 그 빈 자리에 언제? 싶을 정도로 빨리 들어 앉은 빛의 모습에 금방 찍은 사진을 보면서도 놀라게 되는 나. 아버지는 10분 만에 도착하셔서는 정확하지~ 4 50~ 하시면서 웃으신다. 당신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면서 왜 이렇게 마음이 불안한 걸까..? 고희를 넘긴 아버지의 팔과 다리는 아직 아버지의 뜻대로 움직여지지만 더욱 조심스러워지고 예전과는 달리 많이 여려진 그 모습이 그대로 느껴진다. 조수석에 앉아서 수많은 사람들이 운전하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젊은 사람들과 그리고 어르신들의 손길과 발길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아는 나라, 새삼, 내 아버지가 이제는옆에 앉은 내가 신경 써야 할 정도로 세심하게, 조심스럽게, 그리고 실수하면 어쩌지, 하는 그 마음이 그대로 실린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는 사실이갑자기 나를 슬프게 한다. 세월은 이렇게 느닷없이 내 앞에 성큼 다가와 내가 아끼는 그들의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던져주곤 가 버린다. 고개를 돌려 하늘을 보니그래도 그 긴 세월 동안 변하지 않는 풍경은 이렇게 밤이 가고 다시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저 태양의 떠오름이 아닐까그렇게 위로해 본다.

 

   올림픽 대로를 타고 다시 동호 대교로 진입, 그렇게 퇴계로 쪽으로 향하고, 저기 서울역으로 가는 표지판이 계속 눈 앞에 나타난다. 아버지는 초행길이 그렇게 지도를 보고 집에서 미리 생각해 본 모습대로 나타나자 크게 안심하시고 난 너무 천천히 운전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괜히 늦으면 어쩌나..싶었던 그 마음이 쓸데없는 걱정이었구나 싶은데, 이런, 길을 잠시 잘못 들었다. , 하지만, 바로 U turn을 하고 서울역 앞에 차를 세우게 된다. 아버지께 감사하는 인사를 건네고 건널목에서 신호등이 바뀌는 동안 그리고 내가 역사 안으로 사라질 동안 아버지는 차를 멈추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생각하고 계시는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의 저런 모습은 어쩜 저리도 나와 똑같을까? 아마 그래서 어머니가 나보고 그 아버지에 그 딸이지~ 하시는 듯 싶다 ㅋㅋ

 

 

 역사 안은 여전히 이른 새벽 시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가득하다. 전광판으로 확인해 보니 내가 타고 갈 동대구행 KTX가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 얼른 4번 입구로 내려가 차를 타는 나. 특실 2호차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동대구에 도착할 때까지 나와 또 한 명의 승객과 그리고 승무원 2명이 전부였다. 한산한 모습이 왠지 지난 4월과 비슷하다.

 

  창 밖으로 지나치는 풍경이 참 좋다. 천안과 아산을 지나면서는 잘 정리된 논에 심어진 모가 저렇게나 예쁠까? 싶어서 그 녹색의 향연에 눈이 즐겁다. 잠을 통 자지 못해서 피곤해서 금방 쓰러질 줄 알았는데 기차의 규칙적인 속도감과 함께 스쳐 지나는 시골의 모습이 참 좋아서그래서 계속 밖을 쳐다 보게 된다. 가져온 책은 꺼내 보지도 않고 ㅋㅋ

 

   동대구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히 7 48. 열차는 약속 시간을 꼭 지킬 수 있게 도와 준다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항상 정해진 시간에 와 있고 그리고 역시 정확하게 떠나야 하는 때 출발하는 그 모습을 내 삶에서도 좀 실천해야 할 텐데더 노력해야지..다짐해 본다.

 

  생전 처음 와보는 낯선 곳, 그리고 그 첫 인상을 새겨진 동대구 역은 자주 가는 울산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울산역이 한산한 하지만 잘 정리된 세련된 도시풍의 모습이라면 여기 동대구는 왠지 어수선한, 아직 정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듯한 느낌, 그리고 유난히 homeless 들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여자 옷을 입고 쓰레기를 치우며 가는 남자의 모습이 그 어울리지 않는 낯선 모습에 눈이 커진 나, 그래도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해 얼른 놀라서 커진 눈을 돌리는 나,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런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듯 아무렇지도 않게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또 마냥 신기하다. 나중에 창우 오빠에게 그 느낌을 말씀드렸더니 오빠가 그러신다. 울산 역사는 시내와 너무 떨어져 있어서 노숙자들이 결코 와서 잘 수가 없다고 하시고, 여기 동대구 역은 시내와 가깝기 때문에 노숙자들이 서울역처럼 몰려 있다고 하신다. 그렇구나대학생일 때 술 마시고 나서 친구들과 함께 여기 동대구 역에 와서 자려고 했지만, 각 구역마다 정해진 노숙자들이 있어서 그들이 무서워서 결국은 잘 수 없었다는 오빠의 추억담에 또 마냥 신기해 하는 나. 새삼, 일하러 가면서 여름이면 볼 수 있었던 분당의 유명한(?) 노숙자 아저씨가 떠오른다. 한 여름에도 몇 겹의 두꺼운 옷을 껴입고 다니는 긴 머리의 그.그러고 보니, 요즘 통 그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잘 지내고 계시겠지?

 

  창우 오빠에게서 8시쯤 답장이 왔다. 역내에서 기다리는 말씀에 주위를 두리 번 거리다 아무래도 허기진 배를 좀 달래야 사람들과 활동을 할 수 있을 듯 싶어서 저기 보이는 부산 오뎅 집에서 꼬치를 하나 사서 국물과 함께 먹는다. 하나에 800, 하나를 먹고 나니 속이 든든하다. 그러고 화장실을 잠시 다녀 오니 저기서 나를 먼저 알아 본 성희 언니가 아는 체를 하시며 서 계신다.

 

   “로이씨, 오랜만에 봐요~ 더 예뻐지셨네? 무슨 좋은 일 있어요? 있으면 꼭 말해 줘요~ 하며 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언니, 그렇게 내 손을 잡고 커피를 사러 가시는 언니를 두 달 만에 다시 뵈니, 드디어 오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구나..싶다.

 

   차에서 내리며 나를 반기는 창우 오빠. 4월엔 머리를 갓 파마를 하신 상태라 왠지 어색했는데, 두 달 만에 다시 보니 훨씬 자연스럽고, 좀 기른 듯 싶은 머리가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다. 오빠는 달려가는 내내 여기 저기 지명과 관련된 설명, 설치되어 있는 다른 장비가 보이면 또 거기에 대해 설명해 주시고, 이것 저것 세심하게 배려해 주시는 모습이 정말경상도 남자 맞을까? 싶다 ㅋ 누가 경상도 남자를 무뚝뚝하다고 했던가? 그러고 보니 내 주위엔 참 잘 어울리는 부부가 많은데, 그들 중에 경상도 남자를 남편으로 둔 분들이 꽤 많다. 그리고 다들 자상하시다 ㅎㅎ

 

   “수녀님이 로이를 엄청 기다리고 계세요~ 하는 창우 오빠의 말씀에 그러고 보니 오늘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오느라 수녀님께 열차에서 문자를 드리지를 못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혹시 방해가 될까 봐, 그랬는데, 그녀는 벌써부터 6월의 시작과 함께 내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계셨단다. 오랜만에 본 나를 반겨 주시며 여전히 밝은 세실리아 수녀님의 미소를 보는 것, 하지만, 일이 많아서, 할 일이 많아서인지 조금 힘들어 보이시고 경황이 없는 듯 보이는 그녀, 잊지 않고 집으로 혼자 돌아가는 나를 위해 서울역에 내려서 다시 분당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는 밤 시간에 그녀는 문자로 오늘 봐서 참 고맙다고, 늘 미소 가득 행복하기를 기도한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렇게 다시 찾은 나자렛 마을은 4월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옷을 입고 나를 맞아준다. 무엇보다 내 눈을 크게 만들고 가슴을 후비게 했던 것은 연못의 변한 모습이었는데, 연못 가득 연꽃으로 뒤덮여서 신비로운 분위기, 거기다 그 강한 생명력이 퍼져 나가는 모습에 신기한 느낌까지 겹쳐져서 사진을 연신 찍으면서도, 이게 정말 두 달 만에 일어난 일일까? 싶다. 어디 숨어 있다가 이 꽃들은 이렇게 물위에 나타난 것일까? 나중에 같이 밭으로 이동하며 내게 말을 걸어 주신 또 다른 가족, 그러니까 초등학교 교사이신 여자분은 연꽃 향기가 참 좋아요, 여긴 4 계절이 다 다른 모습이라 올 때마다 좋답니다, 하신다. 처음 보는 내가 조금은 낯설었는데, 어느 새 마음을 조금씩 열어 주는 그녀의 그 먼저 다가옴이참 고맙다. 8월에도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행복 둥지로 갈 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오늘은 좀 늦게 성환 오빠가 아이들과 그리고 종범이의 친구를 데리고 오셨다. 영은 언니는 성당에서 꽃꽂이 행사가 있어서 거기 참여하느라 오시지 못했다고 하셔서 많이 서운하다. 그래서 성환 오빠에게 나중에 점심을 먹으면서 다음엔 오빠는 안 오셔도 영은 언니는 꼭 오시라고 전해 주세요~했더니 살짝 삐친 모습이시다 ㅎㅎ 그래도 다시 본 오빠의 모습은 여전히 밝고 뚱딴지 같은 유모 감각은 나를 연신 웃게 만들고, 그런 오빠의 유모 인자를 이어 받았는지 둘째인 상훈이도 정말 재밌다. 종범이는 성환 오빠와 오래 동안 알고 지낸 또 다른 친구분이 연신 꽃미남이네~ 하면서 말씀해 주셔서 다시 보니, 정말 잘생긴 듯 싶다 ㅎㅎ 성환 오빠가 워낙 우스개 소리를 잘 하셔서 같이 웃는 통에 지금의 남편이 늘 심각한 모습으로만 있던 것을 보다가 어느 날 성환 오빠의 웃기는 말씀에 환하게 웃는 그 모습에 반해서 결혼을 하게 되셨다는 그녀의 얘기를 들으면서성환 오빠는 연신 어깨가 으쓱 ㅎㅎ 여하튼 참 좋은 오빠라는 생각이 ㅎㅎ

 

  성희 언니와 함께 행복 둥지로 가니 우리를 둘러싸며 지난 번보다 훨씬 더 반갑게 맞아주는 가족들, 그리고 나를 알아 보고 반가워 하시는 베로니카 수녀님^^ 오늘 베로니카 수녀님 덕분에 어찌나 웃었던지, 그녀의 그 푸근한 몸집과 그리고 환한 얼굴이 참 좋다^^ 작년 12월에 처음 왔을 때 내가 행복 둥지에서 뵜던 프랑소와 수녀님도 점심 시간에 잠시 얼굴을 뵈서 또 좋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많은 가족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환영해 줘서 잘 왔구나싶다.

 

   “금숙 언니, 잘 지내셨죠? 그런데, 숙자 언니가 안 보이시네요? 위에 계시나요? 물었더니, 숙자 언니랑 친하게 지내는 다른 분이 숙자 언니가 아파서 다른 건물 5층에 혼자서 치료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하신다. 무슨 일일까? 걱정스런 마음에 베로니카 수녀님께 여쭤보니 갑상선 암이라 지금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신다. 가족들과는 전화로 얘기를 나눈다고 하시는데, 방금 전에도 전화 통화를 했었다고 하셔서마음이 무겁다. 제발 언니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 오시기를 빈다. 나만 보면 예쁘다고 해 주시는, 보고 싶다고 말씀하시는, 여기서 우리랑 같이 살면 안되냐고..하시는 그녀가..있어야 할 자리에 없어서마음이 아프다.

 

성희 언니가 준비해 오신 한국어 그림 카드로 오전 시간을 사람들과 보내고 나니 벌써 점심 시간이다. 오늘은 특별히 봉사 단체가 직접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와서 여기 가족들을 위해 짜장면을 만들어서 주시는 날이란다. 수녀님이 우리보고도 싸 가지고 온 충무 김밥은 나중에 먹고 같이 짜장면을 먹자고 하신다. 그리고 밭일을 마무리 하고 오느라 좀 늦은 다른 분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좀 굳은 짜장면을 비벼서 먹으려니 힘든 나를 보신 창우 오빠가 오빠 앞에 놓인 짜장면을 열심히 비벼서는 내게 주신다 ㅎㅎ 오빠 감사해요~^^ 창우 오빠가 제일 좋아요 ㅎㅎ

 

  점심 시간을 1 30분까지 갖고 나서 오후의 활동은 수녀님께서 하다 만 마늘 뽑기를 다 해야 한다며, 일손이 부족하니 오늘은 행복 둥지에서 한국어 수업 말고, 밭으로 가자고 하신다. 성환 오빠의 오랜 친구인 여자분이 남편되시는 분이 작업 할 때 입으려고 마침 넣어둔 셔츠가 긴 팔이니 나보고 입으라고 주신다. 그리고 성희 언니는 또 내게 선캡을 주시고 ㅎㅎ 그렇게 차려 입고 서로를 보니 성희 언니는 여전사~ 나보고는 성환 오빠가 여신이라고 ㅎㅎㅎ 아, 성환 오빠는 너무 웃긴다 ㅋ 그렇게 사진을 한 장 찍어 달라고 창우 오빠에게 전화기를 건네니, 아니, 정말 이렇게 찍으라고? 하신다 ㅋ 내가 망가지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게 오빠는 싫으신 걸까? ㅎㅎ

 

   헉이 마늘을 다 뽑아서 트랙터가 지나 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미션을 안고 밭을 가득 채운 마늘을 보고 있으려니..오후의 작열하는 태양이 사뭇 우리를 내려다 보며 심술궂은 미소를 띄우고 있는 듯 싶다. 하지만 간간히 우리의 더워진 살결을 어루만져 주는 바람의 손길 덕분에 태양의 심술은 견딜만하고, 가끔씩 구름도 우리를 도와주는 통에 쪼그리고 앉아서 마늘을 캐는 우리의 손길이 마냥 바쁘다. 한 쪽에 서서 마늘을 뽑다 말고 역사 토론을 벌이는 종범이와 그의 친구와 그리고 상훈이와 또 다른 남학생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나중에 커서 역사학자가 되고 싶다는 종범이의 꿈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드디어 임무 완료~ 길가 쪽을 완성하고 저 앞쪽으로 이동해서 또 공간을 만들고 나니 수녀님께서 오늘의 활동이 드디어 끝났다며 수고했다고 말씀하신다. 창우 오빠의 아들인 초등학교 6학년 정빈이는 기진맥진이고, 상훈이와 종범이는 이렇게 과도한 노동을하면서 역시 공부가 쉽구나하고, ..쓰고 보니, 상훈이는 공부도 어렵고 이 농사일도 어렵다고 했던가? ㅋㅋ

 

   예정했던 것보다 오늘은 활동 시간이 많이 늦어져서 인지 사진 촬영하고 나서는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각 자 타고 온 차들을 타고 다시 떠나며 다음을 기약한다. 오늘 새로운 분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신 창우 오빠, 성희 언니, 그리고 성환 오빠와 오빠의 멋진 두 아들, 종범이와 상훈이, 그리고 종범이와 같이 온 영어로 버벅거리며 나와 그래도 대화를 나눠 보려고 애쓴 종범이의 친구, 그리고 고등학교 선생님과 초등학교 선생님 부부와 그들의 귀여운 판박이 아들, 그리고 성환 오빠의 친구분의 가족들, 다음에 다시 뵐 때까지 다들 꼭 건강 하시기를 빕니다.

 

   수녀님께 인사를 드리고 동대구로 돌아오는 길은 마냥 편안하다. 오늘 사람들과 점심을 먹기 전에 산책을 했었는데, 그 때 내 손을 꼭 잡고 같이 걸어 가던 할머니와 그리고 또 다른 가족, 그들이 아무 의심 없이 내 손에 자기 손을 맡기고, 나를 믿고 따라주는 그 마음이 마냥 신기하고 또 좋았던 것이..새삼 머리 속을 가득 채우며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성희 언니가 사 주신 냉면을 맛있게 먹고 여유 있게 동대구 역에 도착. 오빠와 언니, 정빈이에게 인사를 건네고 역사 안으로 들어서는 발걸음이 마냥 가벼운 것은 집으로 가는 길이 다른 때보다 더 빨라서 일까..? 아님, 오늘의 일정이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났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여하튼, 돌아갈 곳이 집이라는 사실은언제나 좋다.

 

내가 예약한 특실도 사람으로 가득 찼지만,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시키기 위해 다른 칸으로 걸어가는 내내 통로를 가득 채운 일반석 안의 사람들을 보고 있으려니..이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로 갔다가 어디로 가는 중일까..? 싶다. 사람들 많은 곳에 가면 숨이 막히는 난데더더구나 밀폐된 공간에서는 숨쉬기가 더 힘들다참 별난 나구나 ㅋ

 

8시쯤 서울역에 도착.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분당으로 돌아 와서 씻고 저녁을 또 먹고 잠든 시간이 12시쯤. 세상 모르고 잔 듯 싶다. 깨보니 벌써 월요일 ㅎㅎ

 

함께 해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이 글을 통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8월에는 11일에 가고, 수녀님 말씀으로는 복숭아를 따야 한다고 하시네요 ㅎㅎ 모두들 그 때까지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빕니다^^

 

 나자렛집을 후원하는 방법입니다.

 

후원계좌 (예금주: 성모자애원 나자렛집)

*농협: 723017-51-016112

*국민은행: 620-01-0755-118

*우체국: 701920-01-000101

*대구은행: 201-04-023655-010

 

E-마트 영수증 후원: E-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후 자동적립기에 적립을 하시거나 나자렛집 영수증 모금함에 넣어주시면 영수금액의 0.05%가 나자렛집 후원금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기타 자세한 후원 문의와 자원 봉사와 관련된 문의는 나자렛집으로 하시면 됩니다.

 Tel: 054) 335-0125~6

 www.nazareth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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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roypark[박민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1 전 생전 처음 해보는 밭일이라 신기한 마음도 있었고, 늘 창우 오빠가 말씀하시길 같이 가는 성환 오빠가 일을 엄청 열심히 한다고 하셔서 속으로 은근 궁금했었거든요 ㅋ 어쨌거나 다들 너무 열심히 일하셔서 저도 덩달아 흉내를 좀 냈는데 쪼그리고 앉아서 할려니까 이것도 은근 힘들더군요. 새삼 다시 한 번 이 세상 모든 농부님들께 감사한 마음, 그리고 변화가 심한 자연의 변덕을 어떻게 참으며 일 년 농사를 지으실 지..그 고민에 공감할 수 있었답니다. 마늘은 팔아서 나자렛 집을 운영하는데 쓰이기 때문에 저희도 캐면서 많이 조심했구요^^ 저를 많이 가르쳐 주신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저기 사진 속의 여자분께 많이 감사했어요 ㅎㅎ
  • 작성자피오라노[류동균] | 작성시간 13.06.13 저도 학생때부터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머리만 대면 잠드는 사람들.. ㅋㅋ
    잠들려면.. 삼십여분 뒤척거려야 되는 저는... 잠깐씩 쪽잠을 자고.. 활기차게 활동하는 그런 친구들이 진심 부럽던데..
    아무리 그래도 두시반에 깨는건.. 좀 심하군요...^^
  • 답댓글 작성자roypark[박민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3 ㅎㅎ 아, 오빠, 제가 모임에, 그것도 오전 시간에 약속이 있는 경우는, 사실 그 전 날은 초긴장 상태로 있어서, 잠을 전혀 못 자고 나가는 경우가 다에요^^제가 약속을 하면 그래서 전 제일 일찍 가서 기다리거나 아님, 꼭 정각에 맞추려고 하구요. 전 시간 약속에 너무 민감해서 그래서 제가 힘들어요ㅋ 이 부분은 아버지와 비슷하답니다^^이번에 울산은 당일치기로 다녀 왔는데 당분간은 계속 일요일 새벽에 갔다가 저녁에 돌아 올 듯 싶어요. 전 불면증이 있어서 뭐, 익숙하긴 해도, 성희 언니처럼 편하게 잘 수 있는 건 많이 부럽더군요 ㅎㅎ 전 좀 더 있다가 자려구요. 좋은 하루 보내셨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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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roypark[박민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3.06.13 ㅎㅎ 제가 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신 분들은 아마 조금은 저라는 사람의 머리 속, 마음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아실 수 있죠ㅋ 전 후기 쓰면서 영아원 다녀오는 시점이 월말이라 다음 한 달의 계획이나, 아님 이번 달의 제 생활 전반에 관한 얘기를 적어서, 이건 또 일기나 마찬가지랍니다ㅎㅎ 나자렛 집은 갈 때마다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서 개인적으로 혼자 놀기 좋아하는 제가 이 하루 만큼은 사람들 안에서, 사람들과 같이 놀아야 해서 좀 힘들지만, 은근 중독성 심한 경험을 하게 되서 또 가게 되는 듯 싶어요^^창우 오빠께 8월에 뵙게 되면 안부 대신 전해 드릴께요^^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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