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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이야기

칼릴 지브란의 글 가운데,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작성자김세진|작성시간18.02.13|조회수737 목록 댓글 6

결혼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 혼자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 자랄 수 없다.



#


칼린 지브란이 쓴 수필을 모은 책 <예언자>에 실린 글.

칼릴 지브란의 수필은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사람이 번역했습니다.

류시화 시인이 번역하여 '무소의뿔' 출판사에서 만든 <예언자>에 실린 글로 소개합니다.




On Marriage


But let there be spaces in your togetherness.

And let the winds of the heavens dance between you.

Love one another,

but make not a bond of love :Let it rather be a moving sea

between the shores of your souls.

Fill each other's cup but drink not from one cup.

Give one another of your bread but eat not from the same loaf.

Sing and dance together and be joyous,

but let each one of you be alone,

Even as the strings of a lute are alone

though they quiver with the same music.

Give your hearts,

but not into each other's keeping.

For only the hand of Life can contain your hearts.

And stand together

yet not too near together :

For the pillars of the temple stand apart,

And the oak tree and the cypress grow not in each other's shadow.



#


복지관에서 일할 때 <예언자>를 읽었습니다.

사람 사이를 관계를 주선하는 일을 하며 이 글을 떠올렸습니다.

자기 삶을 살지만, 어려움을 만났을 때는 공동체가 함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때, 하고 싶은 만큼 이웃과 함께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렇게 동네 이웃 사이를 주선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살고 싶고, 그렇게 제안하고, 그렇게 주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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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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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김세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2.19 윤주영 선생님~ 잘 지내셨지요?
    올겨울은 제주에 눈이 많이 내렸지요. 외출이 쉽지 않았겠지만, 풍경이 아름다웠겠다 싶어요.
    제주 사는 분들 생각하며 걱정도 있었지만, 부럽기도 했습니다.

    며칠 전, 어느 선생님과 대화 중 이 시 이야기를 나눴어요.
    윤주영 선생님께도 의미 있는 작가였군요. 소식과 소감 들려주어 고맙습니다.
  • 작성자최선웅 | 작성시간 18.05.23 김세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세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8.05.24 선웅 선생님, 고마워요.
    선웅 선생님에게도 의미가 있는 시인가요?
    실무자 때 이 시가 복지관 동료 사이, 주민 사이에 한 박자 쉬는 여유를 주었어요.
  • 답댓글 작성자최선웅 | 작성시간 18.05.27 김세진 선생님 시를 읽고 지난 겨울에 공부한 Generalist social work practice 내용이 떠올랐어요.

  • 답댓글 작성자최선웅 | 작성시간 18.05.27 김세진 120쪽 사고를 당한 잭 아저씨 이야기 가운데 일부.

    Now, Jack's health care needs throw them together intensively around the clock. this circumstance blurs the boundaries that define them as distinct individuals. Consequently, each suffers a loss of independence and identity. The sense of equality and partnership previously characteristic of their marriage is disrup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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