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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는 이야기

무료급식과 무상급식

작성자김세진|작성시간19.12.09|조회수804 목록 댓글 6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에서 경로식당 사업을 담당하는 한수현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문득, 무료급식과 무상급식이란 말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습니다.

평소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이고, 당장 답할 지혜가 없었습니다.

한수현 선생님께 며칠 시간을 달라 부탁했고,

뒤 일하는 가운데 틈틈이 생각이 나아간 만큼 글로 썼습니다.

한수현 선생님, 좋은 공부 주제 제안 고맙습니다.


 

무상과 무료의 말 뜻


무료(無料)’는 어떤 일에 요금이 없음을, ‘급식(給食)’은 식사를 공급하는 일이나 그 식사를 뜻합니다.

그렇다면 무료급식(無料給食)’은 어떤 식사에 비용이 필요 없다는 뜻입니다.

요금이 없는 식사, 쉬운 말로 공짜 밥정도가 되겠습니다.


무상(無償)’은 상(), 즉 보상이 없음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무상급식(無償給食)은 보상이 없는 식사입니다.

내가 먹은 식사에 대하여 따로 보상하지 않아도 되는 식사.

이 말도 결국 비용 따위가 필요 없는 식사라는 뜻입니다.


비슷해 보이는 두 말의 차이는 무얼까요?


무료 급식 : 돈을 받지 않고 식사를 제공함. 또는 그 식사.
무상 급식 : 아무 대가나 보상 없이 식사를 공급함.
- 다음 국어사전


영어로 살펴보니 둘 다 ‘free meal입니다.

무상급식은 아마도 무상교육(無償敎育, free education)의 하나로 이뤄진 말인 듯합니다.

무상교육은 국가가 국민에게 마땅히 제공하는 공적 서비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상교육은 수업료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나아가 적극적 무상교육은 단순히 수업료만 받지 않는 것을 넘어

그 외에 학교생활 전반을 국가가 지원하다는 뜻입니다. 식사도 포함합니다.

그런 가운데 무상급식도 등장했을 거라 짐작합니다.

국가의 의무 교육이란 국가가 국민에 대한 의무로, 식사를 포함한 교육 과정 전반이 무료라는 주장입니다.


반면, 무료급식은 복지기관과 같은 곳에서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상급식과 큰 차이라면 형편이 어려운지를 파악하는 선별 절차입니다.

재산, 소득, 부양의무자 따위를 따져 무료로 급식을 제공할 만한지를 파악하는 겁니다.


복지관에서 어르신에게 드리는 식사는 무상급식일까요? 무료급식일까요?
무상급식이어야 하는 걸까요? 무료급식이어야 하는 걸까요?
무상급식은 좋고 무료급식은 나쁜 걸까요?


어렵습니다.

무료급식과 무상급식의 말뜻을 정리하다 보니, 결국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로 이어집니다.

제 수준에서 정리하여 말하기 쉬운 주제는 아닙니다.



무상급식은 옳고 무료급식은 틀리다?


복지관 사회사업가에게 복지관 무료급식 사업은 사회적 약자에게 식사를 제공해온 복지 서비스입니다.

그럴 대상이 있었고, 그럴 일이었습니다. 그 용어가 문제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무료급식을 넘어 무상급식으로! ' 이 말도 공감합니다.

다만, 시대의 욕구와 요구에 따라 약자를 선별하여

약자만을 위한 전용 서비스를 만들어 제공하는 일에 문제를 제기하는 건 마땅합니다.

특히, 이런 국가가 은혜를 베푼다는 시혜적 복지 서비스가 받는 이에게는 염치와 자존심의 문제임은 분명합니다.


무상과 무료란 말속에는 식사 도움 받아야 할 정도로 삶이 어려워진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그런 시선이 숨어있어 보입니다.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국민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삶을 세워 드리느냐,

가난함을 스스로 증명한 이에게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 서비스를 베푸느냐, 이런 극단적 시선도 가능해 보입니다.


원호는 그 대상을 돌보고 보살펴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반면,
보훈은 그 대상을 국가를 위해 공로를 세워 그 공로에 보답해야 할 존재로 인식하고 있음이 드러난다<언어의 줄다리기>


어르신이라면 누구든 식사에 불편함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노령연금 따위를 적절하게 수령하여 복지관 경로식당이나 무료식당과 같은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
국가가 의무로써, 국가의 구성원으로 성실하게 살아온 보상을 받은 비용으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것을 드시는 사회가 바람직해 보입니다
. 그런 사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무상급식이 필요하다면 복지관 사회사업가로 처한 자리와 상황을 살펴 해볼 만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애써봅니다.
복지관 사회사업가의 관심은 무료든 무상이든, 식사를 스스로 이루고 부족한 만큼 둘레 사람과 이루는 데 있습니다.
무상급식 또한 그 좋은 제도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무상급식의 대상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그 일을 선택하고 조정하고 판단할 수 있게 거듭니다
.

당장은 우리 처지와 역량을 살폈을 때 지금까지 해오던 무료급식을 이루어 가도 일방적으로 서비스할 게 아니라
이루는 과정을 당사자와 지역사회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일이게 합니다
.


무료이든 무상이든, 사회사업가는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

무료든 무상이든, 복지관에서 식사할 일이 아니지요.
복지관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곳이니 당사자의 곳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그 일이 이뤄지게 거듭니다.

지관은 식사 복지를 해결하는 이용시설이 아닙니다. 식당이 아니란 말입니다.


식사에 어려움이 있다면 부족한 만큼 거들어 끝까지 당신 식사이게 합니다.
부족한 것도 지역사회에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지역사회의 일이게 합니다.
식사를 구실로 사회사업 합니다. 식사로 이웃이 있고 인정이 생동하게 합니다.
식사를 실마리로 붙잡고 마을을 일굽니다.
복지관 사회사업가는 이웃이 있고 인정이 흐르는 마을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관계주선사요, 당사자와 지역사회 사이를 좋게 하는 사람입니다.

 



마무리


두 말뜻을 어느 정도 정리하니 두 단어 사용을 생각할 때 우리가 선 자리를 살펴봅니다.

복지관이 하는 일은 무료급식이 맞습니다.

무료급식을 무상급식이게 하려는 어느 사회사업가의 마음도 귀합니다.
복지관 사회사업가의 정체성과 처지와 역량과 다른 동료와 관계 따위를 살펴 선택할 일입니다.
무료급식은 틀리고 무상급식이 맞다, 혹은 무료급식을 무상급식이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당장 필요한 오늘의 무료급식이 소중하기도 합니다.
무료급식도 있고 무상급식도 있습니다. 무료급식도 필요하고 무상급식도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무료급식일지라도 그 한 끼 식사에 품위를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시혜적 서비스일지라도 당사자가 그 일을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복지관에서 식당을 해체하여 지역사회의 일이 되기를 꿈꿉니다.

교육자로 살인적인 교육제도의 혁명적 변화를 꿈꾸면서도,
당장 오늘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성실하게 지도하는 뜻을 가꾸는 것처럼 말입니다.

선택의 다른 이름은 포기입니다. ‘한계의 다른 뜻은 집중입니다.


우리는 슈퍼맨이 아닙니다.

슈퍼맨의 다른 의미는 중심 없는 좌충우돌’, 강요받은 팔방미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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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한덕연 | 작성시간 19.12.10 무료급식이든 무상급식이든 사회사업가들의 의사소통 또는 행정서류에나 쓰는 말일 겁니다.
    당사자나 지역사회에 대하여는 어르신 점심식사 지원사업, 어르신 점심복지사업, 이런 용어를 쓰지 않을까요?
  • 작성자이대령 | 작성시간 19.12.10 선생님께 힘 얻고 싶어서 들렸습니다. 너무 오래 못 뵈었어요.

    '무료든 무상이든, 복지관에서 식사할 일이 아니지요.
    복지관은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복지를 이루고 더불어 살게 돕는 곳이니 당사자의 곳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그 일이 이뤄지게 거듭니다.

    복지관은 식사 복지를 해결하는 이용시설이 아닙니다. 식당이 아니란 말입니다.' 라고 말하는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렇게 다시 마음을 잡습니다.
  • 작성자따뜻한 마음 | 작성시간 19.12.18 기관에 경로식당이 만들어졌습니다. 만들어졌다는 표현도 조심스럽네요. 경로식당 담당자가 되니 고민이 많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또 읽고
    동료들과도 나누고 싶습니다.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식사를 하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기를 이점을 늘 경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세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9.12.19 선화 선생님, 잘 지내셨지요? 오랜만이에요.
    내년 봄, 경로식당과 같은 지역사회보호사업 담당 선생님들 연수를 구상하고 있어요.
    올해 한 번도 못했거든요. 내년에 함께 모여 선화 선생님 고민을 나눠요.
  • 작성자김세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1.18 KTX 매거진, 2020.1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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