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왕텡이한테 쏘이면 급할 때는 자기 오줌을 발라라.
벌은 종류에 따라 위험성이 크게 다르지만, 특히 땅벌(사투리는 땡벌, 땡삐)과 왕텡이(표준어는 말벌)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땅속에 집을 짓는 땅벌은 모르고 밟기 쉽고, 한번 건드리면 집단으로 달려들어 매우 위험하다. 가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옷빠시(오빠시, 표준어는 땅벌)는 성묘나 벌초 때 신발이나 옷 속에 들어와서 벌에 쏘이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벌들은 벌집을 건드리는 대상을 적으로 간주하며 집단방어체제에 들어가므로 벌들에게 쏘이는 순간 발생하는 극심한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왕텡이는 벌중에서 가장 큰 벌인데 한 번만 쏘여도 고통이 심하여 심지어 쇼크로 인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벌이다. 왕텡이는 꿀벌의 저승사자이어서 양봉장에서는 가장 경계하는 벌이다. 왕텡이를 건드리지 않아도 공격받을 수 있으므로 발들이 좋아하는 향수나 색깔 옷을 입었을 때는 조심하여야 한다. 왕텡이의 무서움을 알려주기 위한 어렸을 때의 말꼬리 장난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미련텡이가 산 모텡이를 지나다가 왕텡이 한테 쏘여서 눈텡이가 퉁퉁부어서 메텡이로 왕텡이 집을 텡텡 때려 부셨다.”
뒤웅벌(호박벌)은 털이 복슬복슬하고 노랗고 까맣고 유난히 윙윙거리지만 무리 짓지 않고 홀로 다니고 그다지 공격적이지도 않지만 쏘이는 것보다 조심하여야 한다. 땅벌은 사람들에게 별로 이용가치가 없는 것 같은데 왕텡이는 그 독성 물질을 이용하기 위해 커다란 술병에 담아 약술을 만드는 것을 가금 볼 수 있다. 또 벌의 독성을 이용하기 위한 벌침(봉침, 蜂針)을 놓는 한의술(韓醫術)도 있다. 벌에 쏘이면 작은 벌이 쏜 자리는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왕텡이한테 쐬었다 하면 쏘인 자리가 금방 눈에 띌 정도로 아예 살갗이 찢어져 있다. 그만큼 말벌의 침이 크고 억세다는 말이다. 벌에 쏘이면 당시의 전승요법으로는 간장, 소금물, 암모니아 비료 물을 바르거나 씻어 내어야 한다. 급할 때에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자기 오줌을 받아서 바르기도 하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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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노원 작성시간 26.06.06 심교수님의 「왕벌한테 쏘이면 오줌 발라라」와 「나나니벌」 이야기를 읽으니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저도 시골 초등학교 시절 등굣길에 땅벌집이 있었는데, 철없던 5학년 때 얄미웠던 여학생들을 골려주려고 벌집을 건드려 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아이들이 머리카락 속까지 벌이 들어가 여러 방 쏘이는 바람에 큰 소동이 났고, 그때는 그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미안한 일입니다.
심교수님의 "벌에 쏘이면 오줌을 바른다"는 이야기와왕벌을 이용한 벌침, 옛 어른들 사이에서 널리 전해지던 민간요법이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또한 땅벌, (땡삐,떙삐), 왕벌(왕텡이) 혼자산다는 뒤웅벌(호박벌) 등 지역마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도 우리 토속 언어의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나나니벌도 충청도에서는 "나나리벌"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있는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독특한 생활사를 가진 매우 흥미로운 벌이더군요. 계속편이 기대됨니다.
덕분에 어린 시절의 추억과 자연에 대한 옛 지혜를 함께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