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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나나리는 주술사(呪術師). 나나니벌의 애벌레 기르기와 생체 미라 만들기 2/4

작성자달스탄|작성시간26.06.07|조회수27 목록 댓글 1

2. 나나리의 나나나나나’, “나를 닮으라는 주술인가?

 

벌같이 생기어서 벌이라고 이라고 부르지만 벌과 좀 차이가 있는 나나리(나나니, 표준어는 나나니벌이지만 이 글에서는 필자에게 친숙한 나나리라 함)가 있다. 나나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연이 빚어낸 정교한 조각품 같은 생각이 든다. 허리가 개미보다 더 가늘고, 길쭉하게 늘여낸 모습을 보면 뱃살을 줄이기 위해 꽁꽁 조여 맨 허리를 연상시킨다. 그 실같이 가늘고 기다란 허리로 어떻게 몸통에 매달려 날아다니고, 무서운 흉기로 써먹는지 궁금할 뿐이다.

 

나나리/나나니벌: 자료/나무위키

나나리는 집을 짓는 방식에서도 독특한 개성이 돋보인다. 초가삼간의 기둥에 구멍을 뚫어서 정성껏 집을 짓기도 하고 전에 사용했던 헌 구멍을 고쳐서 쓰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저 흙이 잘 붙을 만한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흙집을 만든다. 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닐 텐데, 흙을 물어와 침으로 씹어서 층층이 쌓아 올리는 기술을 보면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인간들의 집짓기와 다를 바가 없다.

 

더 재미있는 점은 이들의 식성이다. 다른 벌들처럼 꿀과 꽃가루를 먹기는 하지만 꿀을 따서 보관하는 것도 아니고, 꿀을 애벌레의 먹이로 하는 것도 아니다. 나나리의 주식은 꿀이라기보다는 육식을 하는 사냥꾼이다. 나나리는 꿀을 먹는 꿀벌과 달리 자벌레, 거미류, 베짱이, 메뚜기, 뽕나무 벌레 유충, 배추애벌레 등 동물성 벌레가 먹이감 이다. 번식 시기에는 이들을 사냥해서 마취시킨 후 구멍이나 굴속에 넣고 그 위에 한 개의 알을 낳는다. 애벌레로 부화한 나나니벌 유충은 어미 나나리가 마취시켜 저장한 싱싱한 미라(?)를 먹이로 하여 성장한다. 그것은 부화한 애벌레가 성충이 될 때까지 약 7일 정도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영양식이 된다.

 

나나리의 곱고 세련된 외모 속에 숨겨진 강인한 생존 본능,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일구어 나가는 나나리의 모습은 자연이 얼마나 치밀하고도 역동적인지 감탄할 뿐이다. 가느다란 허리만큼이나 예리한 사냥의 기술과 흙집이나 나무구멍을 드나드는 작지만 당당한 자연의 조화를 생각하게 된다. 가장 경이로운 점은 앞에서 보았듯이 나나리는 애벌레가 다 자랄 때까지 산란을 한 먹이거리가 신선하게 유지되도록 죽이지 않고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정확하게 마취시키는 것이다. 마치 생미라처럼 마취된 먹이를 썩지 않도록 신선하게 보존시키는 기술이다. 본능적으로 습득한 이 정밀한 마취 기술은 자연의 섭리라기엔 너무나 치밀하고 놀랍다. 작고 가냘픈 몸통이지만 철저하고도 치밀한 육아 방식은 볼수록 깊은 감탄을 자아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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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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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노원 | 작성시간 26.06.09 글을 읽는 내내 감탄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초등학생 시절, 날개 떠는 소리가 '날라리 날라리' 같아서 신기하게 바라보았던 그 가느다란 벌이 이렇게 대단한 녀석이었군요!
    썩지 않게 마취해서 새끼를 키우는 치밀한 육아 방식과 이름에 얽힌 비화까지, 숨은 이야기를 아주 알기 쉽게 풀어주셔서 정말 재미있게 배웠습니다. 소중한 지식과 자연의 신비를 나누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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