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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파브르보다 150년전에 이익이 반증, 나나니벌의 애벌레 기르기와 생체 미라 만들기 4/4

작성자달스탄|작성시간26.06.09|조회수24 목록 댓글 1

4. 나나리 육아론에 대한 파브르의 반증

 

이러한 나나리의 육아법을 자세히 살펴본 사람들은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내었다. 이미 중국 남북조 시대의 도사(道士)이고 의학자로 알려진 도홍경(陶弘景, 456~536)이 처음으로 진실을 밝혔냈다고 전해지기도 한다. 조선에서는 성호 이익(李瀷 1681~1763)<관물편 觀物篇/출판년도 미상/40세부터 집필>에 쓰여 있기를 나나니벌이 우리 집에 벌집을 만들었는데 벌집 안에 벌레들을 채워 넣고 알을 까두었다. 알은 구더기 모양으로 자라 벌레를 먹고 벌이 된다. 나날이벌이 다른 벌레를 자식삼아 키우면서 나를 닮으라고 기원한다는 건 근거 없는 소리다.’라고 하였다. 이러한 성호의 주장(1720년부터?)은 파브르보다 (1879년 부터)무려 150년전에 치밀하게 관찰하고 주장하였다.

 

프랑스의 곤충학자인 장 앙리 파브르는 <곤충기, 18791907 동안에 출판>에도 나나리 이야기가 등장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곤충 학자였던 파브르(Jean Henry Fabre 1823~1915)는 나나리를 무려 2년 넘게 연구하였다. 나비의 애벌레를 잡아서 옮기는 나나리와 잡혀온 애벌레를 살펴보며 연구한 것이다. 놀랍게도 잡혀온 애벌레는 죽은 게 아니고 전신 마비가 된 것이었다. 파브르가 사냥 당한 나방과 나비의 애벌레 표본을 연구한 결과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똥도 싸고 한 1달 반 이상을 마비된 채로 살아 있었고, 전기를 흘려보낼 때마다 애벌레들은 움찔 움찔하는 반응을 했다고 기록하였다.

 

파브르는 어떻게 나나리가 나방이나 나비 애벌레는 마취시킬까 하는 의심을 가졌다. 수많은 노력 끝에 나나리가 애벌레에게 독침을 꼽는 위치가 늘 같다는 걸 발견하였다. 어느 신경에 침을 놓아야 마취가 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후에 나방, 나비 애벌레를 해부하자 놀랍게도 나나리 벌이 침을 꼽은 곳엔 신경세포 다발이 있었다. 이는 인간으로 치면 뇌와 목이 연결되는 신경 다발에 침을 박아 반신불수로 만드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 신경계의 독은 먹잇감의 신선도를 유지하게 해주어 나나리의 애벌레가 성장할 때까지 썩는 일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나나리의 애벌레도 대단하다. 마취된 나방, 나비 애벌레에 나나리가 알을 낳으면 애벌레가 깨어난 후 마비된 나방, 나비 애벌레를 지방->근육->신경->내장 순서로 산채로 먹어치우고 오랫동안 신선하게 살려두며 먹고 성충이 된다고 하였다.

 

나나리가 먹이를 생미라로 만드는 정밀한 마취 기술을 생각하면, 인간의 마취술까지 작게 느껴지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무서움을 느끼게 된다. 옛사람들은 어미 벌이 집 밖에서 날갯짓하며 내는 나나나나나소리를 두고, 남의 자식도 정성껏 가르치면 제 자식처럼 변한다는 교육의 위대함이라 믿었었다. 공자와 제자 안회의 일화가 바로 그 상징이었다. 그러나 성호 이익과 파브르는 이러한 행위가 학습이 아니고 태곳적부터 각인된 생존 본능이라 반증했다. 썩지 않도록 마취를 해서 신선한 먹이로 애벌레를 키워내는 그 치밀한 설계는 어떤 인위적 교육보다 더 강력하고 완벽한 생명의 본능이다. 나나리의 이 정교한 마취술은 우리에게 깊은 메시지를 던진다. 인간의 오만한 기술보다 자연의 섭리가 훨씬 더 깊고 치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우리가 교육이라 부르는 고귀한 행위조차 자연이라는 거대한 질서 속에서 피어난 생명의 연장선일지도 모른다. 작고 가련한 몸으로 위대한 모성애를 완성하는 나나리를 보며,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로서 겸허히 배울 점이 무엇인지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2026.06.05]

 

 

참고자료

BRIC Bio통신원, 신기한 곤충이야기 89. 나나니벌 이야기, 2013.05.16.

RULIWEB, 생각해보면 정말 무시무시한 나나니벌, 2020.07.18.

대순종교문화연구, 배추벌레가 나나니벌로 변하는 이야기, 2018.10.04

백승현 , 나나니벌에 대한 한 가지 오해, 대동N뉴스, 202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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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노원 | 작성시간 26.06.09 심 교수, 경제학 교수가 곤충학에까지 이렇게 박식하다니 정말 놀랍네! 하기사 자네가 어디 이것뿐인가. 작사, 작곡에 춤까지 잘 추는 예술가인 데다, 시와 수필까지 잘 쓰니 말 그대로 진정한 팔방미인일세.

    나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나니벌이 이렇게 연구 중심에 있던 곤충인 줄은 이번에 처음 알았네. 남의 애벌레 신경총에 침을 놓아 마취시켜 새끼 먹이로 삼는 생태부터, '정성껏 가르치면 제 자식처럼 변한다'는 교육의 위대함까지 깊이 있게 피력해 놓은 걸 보며 감탄했네. 이 많은 책을 찾아가며 언제 이렇게 정보를 모았나? 옛날에 논문 쓰던 멋진 습관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아 참 보기 좋고 멋지네, 내 친구 심 교수! 앞으로의 글도 기대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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