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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 테이프와 대일밴드. 영어가 한국어처럼 되었고, 한국어가 영어처럼 되었다. 2/4

작성자달스탄|작성시간26.06.11|조회수21 목록 댓글 1

4. 이 밖에도 의류 관련이나 기타 용어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점퍼 jumper의 의미와는 다르게 한국에서는 짧은 재킷류를 의미한다. 파카 parka 는 방한복 전반을 의미하게 되었다. 야전잠바는 미군 야전복에서 유래한 한국식 표현이다. 파일럿 점퍼 pilot jumper, 또는 pilot jacket은 미군 항공대 복장에서 유래했다.

* 전자제품 관련 외래어로서 워크맨(Sony Walkman)은 원래 제품명이었으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의 대명사가 되었다. 카세트 원래 규격명인데 제품군 전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플레이어 음향 재생기 전반을 뜻하게 되었다.

* 오락과 문화 관련 용어로서(show)는 미군 위문공연을 통해 대중화되었고, 탤런트(talents)는 원래 재능이라는 뜻인데 한국에서는 방송 연기자를 의미하고, MC (master of ceremonies)는 사회자를 의미하는 말로 정착했으며, 스크자키( disc jockey, DJ)도 미군 방송 문화와 함께 들어왔다. 이러한 용어들은 주한미군방송(AFKN, American Forces Korea Network)을 통해 쉽게 접근하여 배울 수 있었다.

 

5. 기타 생활용품들에 대해서도 미국 관련 단어들 뿐만 아니라 독점적 지위에 있는 상표들이 보통명사화 된 것들도 적지 않다.

 

* 가스통(gas 통)은 액화석유가스를 담은 용기를 통칭한다.

* 깔깔이(quilting jacket, 퀼팅 자겟)는 군대에서 보급 받는 방상내피를 말한다. 이는 재질의 특성에서 유래한 한국 특유의 보통명사화 사례이다.

* 대일밴드(Deil Band)는 상처 부위에 붙이는 밴드형 반창고를 통칭한다. 미국에서는 Band-Aid가 이 역할을 한다.

* 미원(Mi-won): 화학조미료의 대명사이다. 원래는 '아지노모도'였으나, 한국에서 '미원'이 시장을 석권하면서 조미료를 통칭하는 단어로 쓰이게 되었다.

* 바리깡(Bariquand, バリカン)은 미군과는 조금 다르지만, 이발용 기구인 '클리퍼(clipper)'를 일본식 이름인 '바리깡'으로 부르던 것이 지금까지 보통명사로 정착된 사례이다. 이발기를 제작하던 프랑스 회사 바리캉 에 마르(Bariquand et Marre)에서 일본인들이 앞 단어만 떼어 보통명사로 만든 것이다.

* 봉고(Bongo)는 기아자동차의 승합차 모델명이었으나, 과거에는 승합차나 소형 버스 자체를 '봉고차'라고 불렀다.

* 스카치테이프(Scotch tape)3M사의 브랜드명이지만, 현재는 접착테이프 전체를 통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 포크레인(Poclain)은 굴착기를 뜻한다. 하지만 프랑스의 건설기계 제조사인 포크레인사의 이름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건설 장비 전체를 부르는 이름이 되었다.

* 퐁퐁(Pong-Pong)은 주방 세제 브랜드였으나, 한국에서 주방 세제를 지칭할 때 여전히 퐁퐁 좀 줘라고 말할 정도로 보통명사화되었다.

* 호치키스(Hotchkiss)는 미국의 발명가 호치키스( Benjamin Berkeley Hotchkiss)의 성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일반명사는 보통명사는 스테이플러(Stapler)이다.

 

이처럼 특정 브랜드가 보통명사가 되는 현상을 '보통명사화(일반상표화, generic trademark)'라고 부른다. 이는 해당 브랜드가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거나, 새로운 문물을 소개할 때 그 이름을 그대로 빌려 썼기 때문에 발생하는 흥미로운 언어적 사회 현상이다. 지금도 우리가 자연스럽게 쓰는 점퍼, 파카, PX, GI, 지프, 워크맨, 밴드, 스카치테이프 같은 말들 속에는 당시 주한미군과 한국 사회가 만난 흔적이다. 특히 1950~70년대에는 미제라는 말 자체가 품질과 선망의 상징이어서, 상품명이나 브랜드명이 물건 이름이 되어버린 사례가 매우 많았다. 세월이 바뀌어 이제는 한국어 단어나 용어가 그대로 글로벌 언어로 되고 있는 상전벽해(桑田碧海)를 보는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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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노원 | 작성시간 26.06.12 읽으면 읽을수록 참 흥미진진합니다. 점퍼나 워크맨, 탤런트 같은 단어들이 문화와 함께 들어온 배경을 교수님이 조곤조곤 설명해 주시니 쏙쏙 귀에 들어오네요.

    대일밴드부터 바리깡, 봉고, 스카치테이프, 포크레인, 퐁퐁, 호치키스까지… 우리가 매일 쓰는 이 말들이 전부 특정 상표에서 나온 보통명사였다니 정말 몰랐습니다. 글을 읽으며 무릎을 탁 치게 되네요. 이렇게 유식하고 재미있게 글을 풀어내시는 교수님이 참 부럽고 멋지십니다. 귀한 지식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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