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친정엄마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있고
친정엄마만 알고 있는 그 이전의 이야기도 있어서
빗물을 보면 냇가에서 빨래를 하던 생각이 난다는
친정엄마의 말에 그 시절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아주 오래된 흑백 사진에서 아장아장 걷던
내 모습 뒤로 동네 우물이 있는 것은 봤지만
기억속에 없는 일들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그 중에서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농촌에 살았지만
농사짓는 모습을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다.
국민학교 다닐 때는 다음날 숙제가
수확이 끝난 논에서 벼 이삭을 주워오는 것이었지만
수확하는 풍경도 본 적이 없다.
기억에 남은 것은
밭에서 키운 무를 뽑아서 그 자리에서
껍질 벗겨 먹던 것과 콩깍지를 열고 콩을 까던
것뿐이다.
큰집 앞 밭에서 감자를 캐듯이 줍던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다.
그런데 동네를 둘러 있던 논.밭에서 농사짓던 풍경은
본 적도 없고 기억에 없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하기만 하다.
남동생을 따라 동네를 다니며 개울가에서
송사리를 잡던 기억은 아직도 선명한데.
60년대 초반은 내가 태어나기 전이라서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농사짓던 모습이나 냇가에서 빨래하는
모습들은 본 적이 없다.
동네 우물에서 물을 긷던 기억조차 없는 것을 보니
내가 말하는 내 어릴 적이라고는 국민학교 1학년 입학하면서
어느 정도 컸을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
친정엄마의 추억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이라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아주 오래전 흑백 사진을 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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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구름길에서 이성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23 감사합니다. 오늘도 커피로 하루를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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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싱그러움 작성시간 24.07.23 농촌의 추억~요
그저 아스라~ 합니다.
방학때 댕겨온 시골 모습이요 ~ -
답댓글 작성자구름길에서 이성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24 옛날에는 농촌 아니었던 곳이 없었을 것 같아요.
대부분 사진 속 풍경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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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새삥 작성시간 24.07.24
안녕하세요.
아스라이 정겨운 풍경이네요.
내가 경험하지 않았다 해서 그 시대 모든 경우는
아니더군요. 저도 시골도
아니고 도시도 아닌 중간
즈음에 살던 사람이라
경험은 없어도 그 시대
누군가는 그렇게 살았다
하더군요. 어디에 어떤상황이겠죠.
지나고 나니 추억이고요.
잠시 옛 기억에 머뭅니다.
...^^, -
답댓글 작성자구름길에서 이성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7.24 그렇지요. 다만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 보는 거지요.
경험하지 않고는 누군가를 통해 듣는 말들이 더 많으니까요.
방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