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국농아방송 이은영입니다.
미국의 한 여성 농인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접견비서관으로 발탁돼 화제입니다.
화제의 주인공인 리아 카츠-헤르난데즈는 올해 27살로,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났으며 그녀의 부모도 농인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시각장애인 강영우 박사가 백악관 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적은 있지만, 농인이 백악관에서 근무하기는 헤르난데즈가 처음입니다.
갈로뎃 대학교에서 행정학을 전공한 헤르난데즈는 지난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위한 선거캠프에서 농인 유권자들에게 대통령의 공약을 알리는 일을 시작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백악관에 들어와 인턴과정을 마친 뒤, 미셸 오바마 여사의 공보비서로 일했습니다.
그렇다고 백악관이 그동안 선거캠프에서 일한 그녀에게 보답차원에서 일자리를 제공한 것이 아닙니다.
조시 어네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헤르난데즈가 발탁된 건 오직 그녀의 능력 때문이다”라는 말로, 그녀의 능력을 높이 산다는 공식 발언 까지 했습니다.
오로지 본인의 능력만으로 백악관 접견비서관으로 임명된 헤르난데즈는 수화통역사를 곁에 두고,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그녀는 대통령 집무실 뿐 아니라 부통령 집무실이 있는 루즈벨트 행정동 등 백악관 주요 건물의 안내를 모두 책임지게 됩니다.
따라서 백악관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려면 외국 국가원수든, 미국 정부 장관이든 그녀를 거쳐야 합니다.
면담 뿐 아니라 대통령과 통화를 원하는 사람도 그녀의 승낙부터 받아야 합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 참석자를 소집하는 것도 그녀의 업무입니다.
이렇게 막중한 업무를 맡은 헤르난데즈가 세계각국의 농인들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해왔습니다.
"농인으로 백악관에서 일할 수 있게 돼 매우 자랑스럽고, 농인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엄청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헤르난데즈의 말이 큰 울림이 되어 청각장애 때문에 일할 기회 조차 얻지 못하는 농인이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