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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 ‘CODA 열정樂서’ (연사 : 표희선)

작성자한국농아방송| 작성시간14.12.19| 조회수1309|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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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박창후 작성시간14.12.19 무척 죄송한 말씀이긴 하나 농부모를 둔 청인들이 농인 청중을 상대로 마이크를 들고 말하는게 영 불편하네요. 성의 좀 보여줘야죠.
  • 답댓글 작성자 이길보라 작성시간14.12.21 저도 무척 죄송한 말씀이긴 하나, 농부모를 둔 청인으로서 댓글답니다. 일단 저와 몇몇 코다들은 이날 '농인'들만을 청중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코다 토크콘서트이니 당연히 청인인 코다가 더 많을 줄 알았고 그렇게 청중이 많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본 행사 이전에 했던 행사가 있어 거기 참석하신 농인분들이 그대로 자리에 앉아계시더라구요. 그래서 농인들이 대부분인 청중이라는 것을 미리 전달받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더 표현을 잘 할 수 있는 언어인 음성언어로 말한 것입니다. 수화는 저에게 모어입니다. 저는 수화를 좋아하고 사랑합니다. 그런데 제가 겪은 이야기를 수화로 표현하는
  • 답댓글 작성자 이길보라 작성시간14.12.21 것보다 음성언어로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성언어를 택한 것입니다. 만약 농인들이 대부분인 자리라고 미리 전달받았더라면 당연히 수화로 토크콘서트 자리에 섰겠지요.
    그리고 저는 코다라고 해서 꼭 수화를 써야하나? 수화를 쓰지 않으면 성의가 없는건가? 그 논리에 허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다에게는 수화와 음성언어가 있습니다. 그 두 가지의 언어를 늘 넘나들고 있지요. 당연히 박창후님이 '왜 농인커뮤니티에서 수화를 쓰지 않고 음성언어를 쓰냐. 수화를 써라'라고 하는 논리는 이해합니다. 농인이 그간 겪어왔던 차별과 배제에 의한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는 청인들도
  • 답댓글 작성자 이길보라 작성시간14.12.21 있었습니다. 만약 청인이 1-2명이라고 해서 말을 쓰지 말고 이제 수화로만 진행하자, 라고 하는 게 말이 될까요? 저는 농인이 그동안 청인에게 차별을 받았더라도 농인이 청인을 대할 때 더 큰 관용과 포용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농인과 청인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을 테니까요. 단순히 '말'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성의가 없다, 라고 말하는 것은 별로 좋은 시각이 아니라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도요.
  • 작성자 박창후 작성시간14.12.21 이길보라님.
    올려주신 댓글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무척 고맙습니다.
    코다 토크콘서트는 청인이 더 많은지 농인이 더 많은지 주관단체가 한국농아인협회라면 당연히 농인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추측은 왜 하지 않으셨는지 다소 의아한 부분입니다. 주관단체인 한국농아인협회가 농인이 더 많을 수도 있으니 수화 좀 써줬으면 좋겠다는 이런 협조요청은 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주관단체의 미숙한 운영이라고 보는 여지가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음성언어로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표현은 수화로 표현하자니 다소 부자연스럽고 한계가 있다는 그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작성자 박창후 작성시간14.12.21 있다가 아니라, 같다고 했습니다. 그 점에 대해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농인부모를 수십년이상 가까이서 함께 해오는 코다가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저한테 굉장히 기이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코다라면 수화 자체가 자연스러운 호흡이 가능할 정도로 구사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이건 아닌가 봅니다. 코다들의 편의주의(?)는 결과적으로 농인들을 두고 아무렇지 않게 말을 하는 사람들을 가능케 하는 사회 분위기가 광범위하게 조성되어있는 것입니다. 농교육 현장에서 아무렇지 않게 마이크를 들고 말하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과 농인을 두고 수화통역사끼리 아무렇지 않게 말을 주고 받습니다.
  • 작성자 박창후 작성시간14.12.21 재작년인가 스웨덴 농인 방송팀을 가까이서 구경할 기회가 생겼는데, 한명이 청인이었습니다. 그 청인은 끝까지 침묵하는 등 농인들의 시각에 철저히 맞춰줬습니다. 충주성심학교 관계자가 말을 해도 그 청인은 끝까지 입을 벙긋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진정한 '배려이자 예의'라고 봤습니다. 또한 농인들을 두고 청인들끼리 말로 대화를 나누다가 아차 싶어 바로 내게 정중히 사과한 다음에 수화를 주고 받은 걸 봤습니다. 그런 걸 좀 더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코다도 수화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좋지 않겠나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말씀을 드린겁니다. 혹여 서운하셨다면 내 미숙한 표현이려니 하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작성자 표희선 작성시간14.12.22 안녕하세요? 이날 제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참여했던 표희선입니다. 말씀해주신 부분 감사합니다. 먼저 박창후님을 비롯해 이로 인해 기분이 상한 농인분들이 계시다면 의도치 않은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 작성자 표희선 작성시간14.12.22 하지만 저는 이것이 성의의 문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농부모 가정에서 자랐지만 20살 이후 가족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어지면서 잊어버린 단어도 많고 많은 농인분들께 통용되는 수화보다는 부모님과 저 사이의 은어같은 표현도 많아져서 전문적인 수화통역사분을 통해 전달하는 편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성의의 문제라기보단, 어떻게하면 더 정확하게 내 이야기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작성자 표희선 작성시간14.12.22 저는 영어를 20년이 넘게 배워왔고, 영어권에서도 살면서 외국인들과 지낸적도 있지만 역시나 저의 생각을 정확하게, 의도하는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하는데는 한국어가 편합니다. 회사에서 영어권 매체와 인터뷰를 하는 등의 업무를 진행할 때 제가 영어로 할 수도 있지만, 전문 통역사를 대동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훨씬 더 정확하고 오해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제앞에 모셔놓은 외국기자님들께 성의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제가 농부모 가정에서 자랐다는 특수성이 있지만 그것이 꼭 수화'만'을 사용해야 하는 전제조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작성자 표희선 작성시간14.12.22 이번 행사에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관련해서 좋은 의견 있으면 전달해주세요.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코다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혀 생각을 개선하고 어려움을 나누고자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전달하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농인부모님과 청인자녀들의 오해의 간극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활동을 위해 저나 보라씨나 이날 참여했던 다른 연사분들도 노력할 생각입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
  • 답댓글 작성자 박창후 작성시간14.12.22 표희선님.
    안녕하세요?
    올리신 댓글들은 잘 읽었습니다.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들을 짚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음주에는 코다에 대한 글을 쓸 생각입니다. 고맙습니다.
  • 작성자 아카시아 작성시간14.12.22 잘 보았습니다.
    코다의 삶은 그리 똑같아서 큰 충격받았습니다.
    저는 농인가족이지만 어릴적일때엔 아버지와 함께 은행업무던지 여러가지 업무던지 필담통역한 경험을 많았습니다.

    차이는 전화통화할 수 있는지 없는지, 말에 수화로 통역하는지 못하는지 그걸뿐입니다.

    강연(동영상)보기 전에 나만 그렇게 살아왔었지만 코다들도 그렇게 살아오니까 뭔가 격한 공감이 되고 그 아픔도 가늠할 수 있어서 너무 놀랐습니다.

    나만 그렇게 살아오는게 아니였구나...하는겁니다

  • 작성자 표희선 작성시간14.12.22 아카시아님, 안녕하세요! 그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만 그렇게 살아오는게 아니었구나...'하는 것. 이것만으로도 조금은 다르게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힘을 얻지 않을까 합니다! 나중에 기회가되면 다른자리에서 뵙고 얘기 나눠도 좋겠네요:>
  • 작성자 갠지스강의모래 작성시간14.12.23 연사님들 모두 여성분이시네요. 남성분 코다는 없나요? 같이 했으면 좋았을텐데..아쉽다.ㅠㅠ. 원고준비하시고 발표하시느라 고맙습니다. 코다 화이팅! 수화와 국어 모두 잘하시니 부럽네요. 솔직한 내용이 감동백배입니다
  • 작성자 사비나 작성시간14.12.26 표희선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다중언어를 사용한다면 강연같이 공식적인 자리에는 제일 잘하는 언어로 표현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처음 연사로 나와서 많이 떨렸을텐데도 본인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씀하셔서 감동받았습니다. 농사회와 청인의 중심에 있는 코다들의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강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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