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못을 박다가
짙은 커피향에 매달린 붉은 열매를 보았다
낯익은 음악이 허공을 가로질러
가슴팍에 부딪칠 때마다
나는 근간이라는 비유적 의미를 되새겨본다
삶은 관점과 논리를 맞물려 가는
하나의 퍼즐이 아닌가
관계가 무너지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것은
균열이다
금이 간 빈 벽면과 구부러진 못 어루만질 때
손길이 닿았던 자리에서 숨결은 되살아난다
서툰 손으로 못을 박을 때마다
굳은 콘크리트에서 새어 나오는 낮고 둔탁한 비명
그 소리 앞에서
지금 이 힘이
지탱을 위한 것인지 파괴를 위한 것인지
스며들지 않고 역류하는 것들
사이에서 묻어두었던
질문들이 비로소 풀리기 시작한다
시선이 따가워도
때로는 갈림길에서 흔들려도
침묵했던 그 흔적은
마지막 발자국만은 한 송이 꽃의 향기로
남기고 싶었던
못의 심장일지도 모른다.
선생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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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권길자 작성시간 25.12.26 전쌤!
이세상의 모든 흐름은 실체 관계의 법칙에 의해
이어져 가기도하고 아주쉽게 무너져 버리기도
하지요. 그 근간에 있는 가장 바람직한 힘은 또
어떤 경우에서도 진실에 그 전체의 무게를 둘 수밖에
없구요. 전쨈이 어디서나 가장 힘겹고 오탁해진
곳에서도 그 진실을 그래도 잡고 가고자 노력해오신
그 순수가 오늘의 그대를 아마 세워내고 있을것이외다 이런 시기에 한번쯤 생각을 해보게하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하구요 좋은 연말 보내시기를, -
답댓글 작성자전기웅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12.28 new
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작성자대구 수성구 출생 정연희 시인 작성시간 25.12.26 선생님 일상의 사소한 행위에서 삶과 관계의 근간을 되짚게 하는 시선이 인상 깊었습니다 못을 박는 힘이 지탱인지 파괴인지 묻는 장면에서 관계 또한 일방이 아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과정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상처를 남기기보다 마지막 흔적만은 향기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 오래 여운으로 남는 좋은 시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도 함께 챙기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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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전기웅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12.28 new
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