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사랑
박춘희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은 ‘길 사랑’ 모임이 있는 날이다.
‘길 사랑’은 20여 년 전 사내 동호회(同好會)육성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걷기 모임이다.
동호회를 만들고 일정한 활동을 하면 지원금을 주는 형식으로 시작한 동호회 종류는 축구, 야구, 볼링, 마라톤, 산악회, 영화관람, 독서 모임 등 다양했지만, 인사이동과 세대교체가 되고 직장 문화가 바뀌면서 대부분 사라졌다.
걷기 모임은 특별한 재능이나 좋아하는 분야가 없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어서 지원자가 많았으나 운영 편의상 20명의 정원을 유지하는 원칙으로 운영되었다.
회원들이 퇴직한 후에도 ‘길 사랑’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모임이 유지되는 이유는 사람이 좋고, 산이 좋고, 같이 걷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대구 인근의 산이나 둘레길, 자락길 등을 다니다가 봄, 가을에는 다른 지역으로 갈 때도 있다.
그동안 다녀온 곳은 정동진 해돋이, 백두 대간 협곡 열차 관광,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영덕 블루로드, 부산 갈맷길, 제주 올레길, 울진 금강송 소나무 숲길, 문경새재 도립공원, 강원도 단풍여행(철원, 춘천, 원주), 서울 궁 투어, 해인사 소리길 등 수없이 많다.
가장 자주 가는 곳은 팔공산, 앞산, 범물동 진밭골, 시지 천을산, 문양 마천 산, 칠곡 함지산, 가산산성, 고산골, 범어2동 도서관 뒤 야시골, 범어산 등 이다.
숲길을 걸으면 계절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이 즐겁고 맑은 공기에 숨이 편안해진다. 바람 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한없이 평화롭다.
준비해온 간식을 나눠 먹으며 회원들 간의 유대와 정을 느끼고, 걸으면서 서로의 안부와 건강을 묻고 소식을 듣는다.
세월이 흐르면서 모임의 운영방식도 바뀌었다. 새해 첫 달에는 시산제(始山祭)를 지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하지 않는다.
회원들의 건강을 고려하여 걷는 시간도 두 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집합장소는 가능하면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장소로,
무더위로 걷기 힘든 여름에는 영화관람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70%가 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느 지역이나 멀지 않은 곳에 산이 있다.
대구 인근의 산 중에서는 팔공산이 가장 숲이 아름답고 다양한 둘레길이 있어서 걷기 좋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불편해서 최근에는 가는 횟수가 줄었다.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질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사람, 걷기 힘들어 탈퇴한 회원도 있다.
산을 사랑하고 걷기를 좋아하는 회원들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인생길에 동행할 수 있기를 바랠 뿐이다.
(2026. 6. 20)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황보0락 작성시간 26.06.20 퇴직후에도 지속되는 모임에 초대받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인간관계를 다지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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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양홍철 작성시간 26.06.20 '길 사랑' 동호회, 참 건강한 모임인것 같습니다.
직장 모임은 퇴임 후에는 결속력이 없어진다는데 명맥을 이어간다는 것은 참여한 분들의 인간적인 호감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원들이 퇴직한 후에도 ‘길 사랑’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모임이 유지되는 이유는 사람이 좋고, 산이 좋고, 같이 걷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
작성자박승숙 작성시간 26.06.20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면 성실하게 임하는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본받고 싶은 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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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대희 작성시간 26.06.21 길사랑 모임 사람이 좋고,산이 좋고 같이걷는 것이 즐거운 모임 퇴직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며 참으로 행복의 길로 접어드는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