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의 사진과 문자 배치에 대해서
안녕하십니까.
디카시의 사진과 문자를 어떻게 조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것은 카페지기가 자유게시판에 연재하는 『디카시창작입문 개정증보판』 연재 글의 일부를 아래와 발췌하여 알려드립니다.
디카시가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찍고 써서 영상기호와 문자기호를 하나의 텍스트로 소통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조합 방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디카시 창작 과정이 일반적으로 먼저 찍고 그 다음 쓴다. 이런 관점에서 디카시는 창작 순서에 따라 영상을 위쪽 혹은 왼쪽에 배치하고, 문자는 아래쪽 혹은 오른쪽에 배치한다.
그렇다고 꼭 이와 같은 방식이어야 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예외적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시적 형상)을 느끼는 순간, 찍기도 전에 언술(문자화)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런 경우는 머릿속으로 이미 쓰인 것이라 보고, 쓰고 찍는 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자연이나 사물에서의 시적 형상이 우선하는 것이다.
아무튼 디카시 창작의 보편적 방식은 찍고 쓰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디카시의 영상과 문자의 조합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계간 『디카시』 블로그에 올라 있는 방식을 보면, 제목을 제일 위에 올리고 그 다음 영상과 문자 순서로 되어 있고, 시인 소개는 맨 아래쪽이다. 물론, 제목 바로 다음에 시인 이름을 써도 좋을 것이다. SNS로 소통할 때 가장 무난한 방식이 이런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머니투데이〉의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에 소개되는 방식을 보면 영상을 먼저 제시하고, 그 다음 제목과 문자를 배치하고, 맨 아래 시인 소개를 한다. 이 방식도 무난하다. 전자의 방식은 제목이 위에 있으므로 영상과 문자를 포괄하는 느낌을 주지만, 〈머니투데이〉의 후자 방식은 영상과 문자가 다소 독립된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마치 포토포엠처럼 독립된 사진예술과 독립된 문자시를 결합한 것처럼 오해할 소지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미, 디카시가 영상과 문자가 하나의 텍스트로 한 몸이라는 전제를 확실히 인식하고 보면, 이 경우도 사진과 문자가 독립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텍스트라고 볼 수 있다. 제목을 꼭 사진 위에 붙이지 않아도 좋다. 따지고 보면 제목이라는 것도 문자의 영역이니, 문자의 영역으로 같이 시적 문장 위에 바로 제목을 붙여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이다.
종이잡지나 종이시집으로는 어떻게 조합해야 할까? 최근 계간 『디카詩』를 보면, 제목이 영상 위에, 영상은 왼쪽, 문자는 오른쪽, 시인 소개는 하단으로 편집되어 있다. 이 경우에도 제목을 문자 위에 오게 할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것보다는 이 방식이 더 무난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가 종이잡지나 종이시집으로는 가장 적확한 방식이다.
물론, 종이잡지나 종이시집에도 앞의 예시처럼 영상을 위쪽에 문자를 아래쪽에 배치해도 되겠지만, 영상과 문자의 동등한 레벨이라는 측면에서 왼쪽 오른쪽 배치가 더 무난하다. SNS 같은 온라인은 시스템 자체가 주로 위 아래쪽으로 배치하게 되어 있으니, 디카시도 그 방식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더라도 그것이 디카시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에 따라 디카시에서 영상과 문자의 배치에는 약간의 차이가 날 수가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영상과 문자가 멀티텍스트성을 구축하는 것이 디카시라는 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다. 다시 말해 영상과 문자가 일시적으로 조합된 단순한 물리적 결합의 임시적 텍스트가 아니라 영상과 문자가 화학적으로 결합한 완벽한 하나의 텍스트라는 것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미적 배치여야 한다는 것이다.
2024. 1. 26
디카시마니아 카페지기 이상옥
운영진 일동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한유경 작성시간 25.01.10 일반적으로는 사진 다음 글이 순서 이지만
더러는 글이 먼저 떠올라 글 에 맞는 사진을 찾아 찍고 퇴고하는 경우는 디카시라 볼 수 없나요? -
답댓글 작성자이상옥 작성시간 25.01.12 좋은 질문입니다. "예외적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시적 형상)을 느끼는 순간, 찍기도 전에 언술(문자화)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이런 경우는 머릿속으로 이미 쓰인 것이라 보고, 쓰고 찍는 방식이라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자연이나 사물에서의 시적 형상이 우선하는 것이다." 이 글에서도 드러나듯이 사물과 마주 쳤을 때 찍기도 전에 글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 그것도 사물과 먼저 만남을 전제로 합니다. 그렇지 않고 사물과 관계없이 그냥 글이 먼저 떠 오른 경우 그 글에 맞는 사물을 찾아서 찍는 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디카시의 창작 방법이라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쓰여진 시에 어울리는 사진을 엮는 것을 포토포엠이라고 합니다. 포토포엠은 완성된 시에 어울리는 사진을 붙이는 것이죠. 따라서 먼저 글을 써 놓고 거기에 맞는 사물을 찾아서 사진으로 찍어 결합한다면 그것은 디카시라기보다 포토포엠에 가까울 것입니다. 물론 포토포엠의 시는 사진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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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상옥 작성시간 25.01.12 이상옥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찍고 써서 사진기호와 문자기호를 하나의 텍스트로 표현하는 극순간멀티언어예술로 자리잡았습니다. 디카시가 디지털환경 자체를 시쓰기의 도구로 활용, 사물을 먼저 전제로 하고 순간포착, 순간언술하고 sns로 실시간 쌍방향 순간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시로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사물을 전제로 하지 않았으면 사진시나 포토포엠과 차별화된 디카시만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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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유경 작성시간 25.01.12 감사합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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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화정 작성시간 25.07.16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